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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원어민 영어교육의 환상
의사소통 중심으로 영어 교육의 방향이 바뀌면서 교육현장에도 원어민 수요가 늘어났습니다. 원어민의 교육 효과에 대해 한 차례 검증이 끝날 때까지는 원어민과 함께하는 영어 교육의 효과에 대한 학부모의 환상이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현재 한국에서 합법적으로 일할 수 있는 강사의 자격은 미국, 캐나다, 영국, 호주, 뉴질랜드 등의 4년제 대학 이상 학력자입니다. 그런데 이런 자격만 있으면 영어를 잘 가르칠 것이라는 기대와 이런 환상에 대해 딴지를 걸어 보겠습니다. 외국인이 한국에 한국어를 배우러 왔다고 가정하면 한국의 4년제 대학을 나온 사람이면 누구나 한국어를 외국인에게 가르칠 수 있을까요? 단순한 대화의 파트너 역할을 할 수는 있겠지만 효과적인 한국어 교육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냥 대화를 나누다보면 한국어를 잘 할 수 있을까요?자격 요건이 더 강화되어야 하는데 정작 정부는 이 조건이 너무 까다로우니 2년제 대학을 나왔더라도 자격을 주자는 안이 신문... -
(15)영어 마을·체험교실 성공하려면 사전·사후 학습체제 반드시 구축
영어마을이 최초로 경기도에서 설립된 이후 새 정부 들어서 영어체험교실 등의 새로운 모델로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미 700여곳의 학교에 학교당 2억5000만원의 자금을 지원하면서 영어체험교실을 만들기 시작했고,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지역 주민을 위한 영어교육을 위해 다양한 시설 및 운영에 대한 투자를 계획·시행하고 있습니다. 저렴한 비용에 양질의 영어교육을 받고 싶어 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바람직한 영어체험을 제공하기 위해서 영어마을과 영어체험교실은 기존 교실수업의 연장이 아니라 실전 영어를 익힐 수 있는 곳이어야 합니다.복싱선수가 연습도 하지 않고 바로 링에 올라 시합을 하며 복싱을 배운다면 비효율적이겠지만, 충분히 훈련이 된 내용을 가지고 실전 스파링을 하기 위해서 링 위에 올라가면 실력이 효율적으로 늘 것입니다. 영어마을과 영어체험교실도 학생들이 이미 훈련한 것을 연습해 보는 곳이어야 합니다. 이곳의 모든 프로그램은 실전 경험을 쌓는 장으로 활용돼야 합... -
(14)10분간의 전화영어회화 최소한 5분은 떠들어라
우후죽순처럼 전화영어 업체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전화영어가 기존 영어회화 학원의 단점을 보완한 학습법으로 떠오르는 데 따른 것이지요.기존의 영어회화 학원들은 보통 매일 50분 정도씩 편성이 됩니다. 그런데 학원 이동 시간이나 한 반당 학생 15명이 있다고 치면, 학생들이 실제 말해볼 수 있는 시간은 그다지 길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보니 정작 회화나 말하기 수업이 듣기 수업으로 변질되는 경우가 많아서 학습효과가 크게 나타나지 않게 됩니다. 그러나 전화영어의 경우 대부분 10분 단위로 편성되는데 선생님과 1 대 1로 수업을 하기 때문에 최소한 5분은 학습자가 말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좋은 점은 학습자가 원하는 시간을 선택해서 선생님과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전화영어 회사들은 콜센터를 필리핀 마닐라에 두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캐나다나 미국에 콜센터를 둘 경우 시차가 발생해 한국의 회원들을 직접 관리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시차가 크게... -
(13)영어실력의 ‘양질전화 법칙’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고 나서 영어 교육을 강화하려는 다양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러한 노력은 국민의 영어실력을 향상시켜 국민들의 영어능력을 키워보려는 목적이 본질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일부 정책들은 국민들의 외국어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목적인지 사교육을 죽이는 것이 목적인지, 목적에 관계없이 영어 교육을 강조하는 정치적 이미지만 만들어 내는 것이 목적인지 헷갈리는 경우도 봅니다. 만약 국민의 영어 구사 능력을 배양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해당 목적에 충실하게 정책을 펴서 그 결과가 용두사미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이 중요할 듯합니다. 이러한 목적을 전제로 할 경우 공교육의 영어 학습이 보완해야 할 점을 지적하고자 합니다.영어실력은 반복된 연습을 동한 숙련된 기술이라고 정의한 적이 있습니다. 영어영재가 아니라도 누구나 영어를 잘할 수 있습니다. 기술 숙달을 위해서는 많은 반복 훈련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학교 책상에 앉아서 교과서를 펴고 덮는 것만으로는 부족한 셈이... -
(12)영어 학습에 ‘몰입’이 필요한 이유
‘몰입’(immersion)이라는 용어는 어떤 일에 집중한다는 의미입니다. 어학 학습에서는 예로 영어와 프랑스어가 공용인 캐나다에서 프랑스어 사용권인 퀘벡주 사람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수단으로 영어로 된 과학 교과서, 수학 교과서 등을 가지고 수업을 하면서 수업의 내용을 가르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영어도 습득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수학이나 과학 등 국제적인 기준인 동일한 내용은 영어로 배우는 것이 국제경쟁력을 올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관련 지식을 영어로 배우면 그 지식 자체가 정확하게 전달될 수 있을지 회의적인 분들이 많습니다. 서울대 대학원에서 국사를 영어로 가르친다고 발표했다가 논란이 된 적도 있었습니다. 국사를 우리나라 학생만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는 서울대의 입장과, 국사마저 영어로 강의해야 하는가를 걱정하는 의견이 충돌한 거지요. 몰입교육에 대한 또 다른 반대 이유로는 ‘사교육 기승’이 꼽힙니다. 공교육에서 몰입교육을 도입할 경우 학교 수... -
(11)금방 생겼다 사라지는 영어 비법들
유행했던 다이어트 방법들이 참으로 많습니다. 포도 다이어트, 사과 다이어트, 황제 다이어트, 차 다이어트 등 두 손으로 꼽기도 부족합니다. 가만히 살펴보니 다이어트 방법의 등장과 퇴장에는 일정한 패턴이 있습니다. 새것이 나타나 유행하다 어느 날 보면 사라집니다. 왜 그럴까요. 온갖 다이어트를 다해봐도 결국 음식량 조절과 칼로리 축적을 막기 위한 운동 외에는 결과적으로 체중 감량에 큰 도움이 안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오늘도 어딘가에서는 조금이라도 편해 보이는 비법에 솔깃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있습니다. 영어학습의 ‘비법’들이 등장하고 퇴장하는 것도 비슷한 패턴을 보입니다.한때 영어의 음파와 한국어의 음파 대역이 달라서 우리가 해당 대역폭에 맞게 소리를 낼 수 있으면 저절로 영어가 잘 배워진다는 이론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학원비도 꽤 비쌌습니다. 하지만 소리는 하나의 표현 방식이고 표현할 내용은 결국 많은 어휘, 문장, 논리적 표현 능력 등이 모여야 한다는 것을 한 번만... -
(10)지금까지의 영어 교육 큰 효과가 없었던 이유
지금까지 우리 국민들은 엄청난 비용을 영어 학습에 투자해 왔습니다. 그런데 이 투자가 의미 있는 투자였는지는 한 번 따져봐야 합니다. 효과가 있었던 학습법도 있었지만, 많은 학습법들은 화려하게 등장했다가 사라지기를 오랫동안 반복해왔습니다. 정작 효과가 증명되고 오랫동안 살아남은 학습법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왜 수많은 전문가들이 수년에 걸쳐 학습법을 연구하고, 영어 학습의 비법들이 공개됐음에도 대부분의 영어 학습법이 짧은 수명을 보인 까닭은 무엇일까요. 첫째, “영어는 지식이 아니라 기술”라는 것을 알면서도 이를 명확하게 인식한 학습법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의 학습법을 되살펴본다면 많은 방송·온라인·학원·학교 강의들이 학생들의 머릿속에 지식을 넣으려는 시도만 할 뿐 정작 기술을 배울 때 가장 필요한 반복훈련을 할 수 있는 학습법이 별로 없었습니다.지식이 치열한 사고작용을 통한 지적 내용으로 이해된 체계적인 정보라면, 기술은 반복된 학습을 통해 조건반사적... -
(9)말하기 글쓰기에 집중하라
이전 칼럼에서 말씀드린 영어실력의 새로운 판단기준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보겠습니다.첫째, 이젠 입력 능력이 아닌 출력 능력이 실력 판단의 핵심 기준입니다.지금까지 토익이나 수능, 내신 시험 등 여러 시험들이 기대한 것은 학습자의 머릿속에 얼마나 많은 영어 정보가 담겨있는가를 점검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토익 고득점인 학생도 막상 외국인을 만나면 영어로 의사 소통하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물론 시험을 출제하는 기관들은 기존 시험이 출력의 실제능력을 측정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알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를 해결하기엔 경제적으로나 기술적으로 쉽지 않았기 때문에 도입을 망설여 왔던 것입니다. 인터넷이 필연적으로 가질 수밖에 없는 불안정성, 컴퓨터를 많이 가진 시험 장소를 확보하기 어려운 점 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ETS는 출력 능력을 판단하는 시험이 어떤 형태로든 도입되지 않으면 신뢰를 잃을 것이라는 절박감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iBT Toefl... -
(8)영어실력 기준 바뀌고 있다
지난 칼럼에서 영어시험이 일반적으로 어떤 방향으로 크게 움직여 가는지를 보았습니다. 시험이 바뀐다는 말은 결국 영어 실력을 판단하는 기준이 바뀐다는 것과 동일한 의미입니다. 그렇다면 영어시험의 변화 방향을 기준으로 영어 실력을 판단하는 기준이 어떤 식으로 바뀌었는지 한번 정리해 보겠습니다.실력의 기준 변화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입력 능력 중심에서 출력 능력 중심으로 평가기준이 바뀌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시험은 머릿속에 많이 입력시켜서 실제 시험에서는 잘 고르기만 하면 되는 것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암기 잘하고, 잘 듣고, 잘 고른다면 영어로 말을 못해도 영어시험 만점이 가능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영어라는 것은 하나의 언어이고 소리가 언어의 전달에 가장 중요한 기능을 하는 것을 누구나 인정하지만 정작 시험에서는 소리로 발화되는 능력이 아닌 연필로 찍기만 하면 되는 방식으로 테스트를 해 온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기술적 한계나 관리의 편의성을 고려하면 다른 대안이 별로 ... -
(7)영작은 번역 아닌 영어 논술
영어 말하기 시험이 영어 실력을 판단하는 새로운 기준으로 부상하면서 기존의 쓰기 시험도 점점 더 그 중요도를 더해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쓰기 시험이라고 불려지는 것도 말하기 시험만큼이나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이나 부모들의 이해도가 낮은 영역으로 보입니다.영어 쓰기 시험이라고 하면 “나는 주중에는 버스를 타고 일터에 나갑니다”를 영작하라 등의 형태로 나오는 줄로 알고 계시는 분이 의의로 많습니다.시험은 하나의 기준으로 서로의 상대적 실력을 파악하거나 어떤 기준을 통과하였는지를 묻거나, 해당 영역을 이해했는지를 묻는 하나의 절차입니다. 만약 상대평가를 전제로 이야기를 전개한다면, 결국 다른 사람보다 더 나은 성적을 얻어야 더 많은 기회가 온다는 것과 유사한 이야기가 될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상대적으로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해서는 먼저 성적을 판단하는 시험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훈련 방법을 잘 알고 있고 이를 기반으로 끊임없는 훈련을 더 많이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 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