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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문라이즈· (38) 문화사기단
메이저와 마이너 레이블의 가교 역할문라이즈 문라이즈 레이블은 2000년대 초반, 말 그대로 독립적이고 언더그라운드에만 머물러 있던 당시의 인디 레이블들 가운데 가장 활발한 활동을 펼쳤던 레이블이었다. 레이블 대표였던 김민규(델리 스파이스)의 취향에 따라 주로 모던 록과 포크에 기반한 음반들을 발매하였고, 메이저와 마이너 레이블의 가교 역할을 하며 인디 신의 저변을 넓히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 최근 그런 비슷한 위치에서 활동하고 있는 파스텔 뮤직의 원형을 제시했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제는 보편화된 홈레코딩 시스템을 처음으로 정착시킨 레이블이기도 하다. 레이블의 음악적 특성상 큰 사운드는 필요하지 않았기에 집에서 소규모의 녹음 기기로 앨범을 제작·발매하며 적은 자본으로 앨범을 완성할 수 있는 시스템을 확립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인디의 전성기에 문라이즈가 있었다.문라이즈 레이블은 2000년에 델리 스파이스의 리더인 김민규가 자신의 솔로 프로젝트... -
(36) 루핀 레코드
다른 고집보다도, 늘 레이블의 지속가능한 운영을 고민한다.인디 레이블 하면 으레 떠오르는 ‘치열하거나, 가난하거나, 그래서 궁상맞은’ 이미지들은, 제펫(Jeppet)이라는 이름으로 캐스커(Casker), 가재발 등과 함께 한국 일렉트로니카 1세대로 활동하던 윤석준이 설립한 루핀 레코드에서는 사실 조금 낯선 것들이다. 국내 대형 모바일과 온라인 콘텐츠 제공 업체 산하의 자회사로 등록되어 있는 루핀 레코드는 캐스커, 제펫, 포스티노(Postino), 블루 셔벗(Blue Sorbet) 등의 음반과 음원제작 사업 외에도 파티 프로덕션, 애니메이션 등의 영상음악 및 포스트프로덕션, 콘텐츠 배급 및 투자 사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지니고 있는 중견기업이다. 온라인 음원사업의 가능성을 일찌감치 알아보고 오프라인 음반배급은 메이저 배급사에 맡기고 포털 사이트, 커뮤니티 사이트 등을 통한 음원판매를 통해 캐스커, 소울메이트 등의 음반을 히트 시킨 전례는 시장공략에 ‘적극적... -
(35) 쌈넷- 이곳은 ‘숨은 고수’들이 즐기는 무대
아트마케팅 기업 쌈지의 ‘쌈지 아트프로젝트’1997년 11월 한국에서 일어난 ‘IMF 사태’를 아직까지도 대략의 발생 일자까지 기억하는 이유는 두 가지 때문이다. 첫 번째는, 32살이었던 당시 대중음악계로 전업하는 계기가 되었던 대중음악전문지 서브(SUB) 창간 작업을 하는 와중에 겪었던 최고의 악재였기 때문이다. 아마 저녁 먹다가 TV 기자회견을 통해서 정부 고위관리자의 발표를 접했던 것 같은데, 이 때문에 당분간 광고시장이 75% 줄어들 것이란 소문은 10월부터 본격적으로 창간작업을 하던 내게는 거의 패닉 상황을 안겨주었다. 결국 그해 12월24일에 창간호가 나왔지만, 짐작하다시피 당시의 잡지광고 시장은 최악이었다. 두 번째는, 그 ‘IMF 사태’ 이후 한국에 본격적으로 인터넷 인프라가 구축되면서 강남 테헤란로를 중심으로 일었던 ‘IT 벤처붐’ 때문인데, 그 시기의 끝물인 2000년 3월부터 인터넷음악방송국 ‘쌈넷’의 개국 작업을 했었기 때문이다. 결국 나는 ‘IMF 사태... -
(33) 드림온 · (34) 퀸 엔터테인먼트
드림온수입 음반 전문점에서부터 시작된 꿈이 지속되다형제는 용감했다. 록음악계, 인디 레이블에서 선한 미소를 바탕으로 열정적으로 사업을 추진해온 박형주와 박병주 형제가 그들이다. 명동에서 록, 헤비메탈 수입 앨범을 전문으로 판매하던 레코드점 사업을 시작으로 결국 그런 종류의 음악을 직접 라이선스화해 발매하는 레이블을 이어오고 있다.국내에 진출한 직배 음반사들과 대형 레코드사들의 레퍼토리 중에서 갈수록 헤비메탈, 익스트림 메탈 종류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고집스러운 메탈 마니아들에게 ‘드림온’이라는 이름은 그야말로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존재였다. 처음엔 귀한 수입 음반을 구할 수 있던 레코드점을 운영하던 박씨 형제는 내친김에 정식으로 레이블을 차려 명동 사무실 시대를 열며 헤비메탈 전문 레이블로서의 입지를 굳혀가게 된다. 이제는 모두 국내 페스티벌 참여나 내한공연을 통해 그 실체까지 볼 수 있었던 다크 트랜퀼리티, 인 플레임스, 에덴브릿지 등의 질 좋은 라이선스 앨... -
(32) 스컹크 레이블
외부에 기대지 않고 자체적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시스템을 구축스컹크 레이블은 1998년에 라이브클럽 ‘하드코어’에서 활동하던 럭스가 중심이 되어서 설립된 ‘펑크 전문 레이블’이다. 이전에도 한국 펑크 1세대인 크라잉넛, 노브레인 등이 중심이 되어서 활동하던 ‘드럭’이 있었지만, 스컹크는 펑크 뮤지션들이 설립과 경영의 주체란 점에서 남다르다. 레이블 설립의 실질적인 주체였던 럭스의 리더 원종희는 당시 고등학교 3학년생이었고, 미성년자였던 관계로 어머니의 이름으로 레이블 사업자등록증을 냈다. 그러면서 바로 레이블 설립 작품을 만들었는데, 그게 럭스의 첫번째 참여 음반이기도 한 ‘우리는 한마음(‘98 펑크대잔치)’이었다. 이 음반은 당시 신촌에 위치해 있던 ‘Rux Studio’에서 가정용 녹음기로 녹음된 음반이었고 럭스 외에도 결.애.사, 레이지본, 송지욱, K.A.B. 등의 노래가 수록되어 있다. 가정용 녹음기로 녹음된 음반답게 가히 로우파이 사운드의 절정을 보여주었다.이... -
(30)빅딜 · (31)신의의지
빅딜 록스타 레이블과 초콜릿 뮤직 팩토리라는 크루와의 ‘빅딜’ 과정으로 탄생빅딜 레코드는 한국 힙합 신을 이끌어가는 몇 안 되는 레이블 중 하나이자 가장 뚜렷한 음악 색깔을 지닌 집단이다. 그리고 사전적 의미처럼 빅딜 과정을 거쳐 탄생했다. 레이블의 시작은 아마추어 뮤지션들이 자작곡을 올리며 활발하게 교류하던 사이트 ‘밀림’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결성된 크루 인펙티드 비츠가 중심이 된 레이블 록스타와 초콜릿 뮤직 팩토리라는 크루가 긴밀히 교류해오다가 래퍼 데드피의 솔로 앨범을 계기로 두 집단이 합병하게 된 것이다(공식적인 레이블의 첫 결과물은 모리얼의 EP ‘The Greatest’이지만, 실제 빅딜 레코드를 출범시킨 결정적 계기가 된 것은 데드피의 음반이었다). 그리고 이 앨범의 파급력은 상당한 수준이었다. 데드피의 묵직하고 강력한 래핑과 메인 프로듀싱을 맡았던 랍티미스트의 로한 비트의 조화는 1990년대 이스트코스트 힙합 스타일을 충실하게 재현해내며 많은 힙합 ... -
(29) 타일뮤직 - 인디속 인디 ‘우리를 따라오라’
마스터플랜에 이은 힙합 전문 레이블타일뮤직은 2005년 설립 이후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단숨에 음악마니아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벨 앤 세바스찬의 싱글 모음집을 시작으로 가리온의 싱글들을 잇달아 내며 음악적으로나 대중적으로 호평을 얻어냈다. 한편으로 윤키, 고트 앤 몽키 등 인디 속의 인디라 할 수 있는 아티스트들의 앨범을 발매하며 인디 신의 범위를 넓히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다른 인디 레이블에서도 쉽게 접할 수 없는 다양한 장르의 음반 목록은 타일뮤직을 설명할 수 있는 가장 큰 특징이다. 단순히 판매량 같은 바로 앞의 결과만을 따지지 않고 보다 멀리 내다보고자 하는 타일뮤직만의 우직함이 돋보인다고 할 수 있다.하지만 이런 우직함과는 달리 타일뮤직은 가장 트렌드에 민감하고 유행을 선도하는 레이블이기도 하다. 힙합 전문 레이블을 제외하고 타일뮤직은 힙합, 어반 뮤직 등 당대의 트렌디한 음악을 가장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던 레이블이었다. 또한 이제는 힙합 신에서... -
(28) GMC 레코드 - 우린 하드코어로 간다
가장 국제적인, 혹은 ‘대중음악’의 변방정신없이 몰아붙이는 굉음과 모든 것을 집어 삼킬 듯한 샤우팅, 격렬한 무대 매너. 2002년 빨간머리로 컴백한 서태지와 함께 잠시 대중들의 관심을 받아 본 적도 있지만, 한국의 대중음악 테두리 안에서 하드코어는 여전히 낯선 장르 중 하나다. 15초만큼만 잘라서 개인 홈페이지나 광고 뒤편에 깔아주면서 고상하게 소비하기엔 너무 시끄럽고, 길고, 또 진지하다. 하드코어는 앨범을 사서 가사를 보면서 파고들고, 한 곡, 한 곡을 귀에 익힌 후 무대에서 서로 치고 받으면서 열광할 때 그 진가를 느낄 수 있는, 그런 음악이다. 요컨대 대중이 인스턴트식품처럼 ‘소비’하기엔 이래저래 번거로운 음악이랄까. GMC 레코드는 1999년부터 10년간 이 ‘비대중적인’ 음악을 고수해 온 전문 레이블이다.국내에서는 GMC 레코드와 바세린(Vassline), 넉다운(Knockdown), 삼청 등 대표적인 밴드들은 대부분의 ‘일반적인’ 리스너들에게 그저 낯선 ... -
(27) 마스터플랜 “우린 힙합의 성지”
한 때 마스터플랜하면 힙합이었고, 힙합하면 마스터플랜마스터플랜은 음악 팬들에게 ‘한국 힙합의 성지’로 인식되어 있는 레이블이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마스터플랜하면 힙합이었고, 힙합하면 마스터플랜이었다. 주석, 데프콘, 디제이 소울스케이프, 바스코, IF(Infinite Flow), 여기에 윈디 시티까지, 마스터플랜은 힙합을 중심으로 흑인 음악의 80%를 아우르면서, 흥행까지는 몰라도 ‘작품성 보증 브랜드’로 명성을 떨쳐왔다. 이제는 누구나 이것을 잘 알고 있다.이렇듯 빼어난 성취가 평소 친한 사람들이 ‘노는 것처럼 재미있게 해보자’는 잡담을 하면서 출발했다는 사실은 놀랍다. 그래서 마스터플랜의 간판이자 음악 평론가로도 친숙한 이종현 대표(사진)와의 만남은 장난스러운 놀이가 어떻게 비즈니스로 발전될 수 있는지를 설명해주는 롤 모델과도 같았다. ‘놀이와 노동이 일치되었던 행복한 순간.’ 때는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대표는... -
(26) 도프 뮤직 - 우리없이 한국 헤비메탈은 없다
성실함과 안목이라는 두 가지 덕목150장. 한국에서 소진할 수 있는 헤비메탈 음반의 평균 판매량을 물었을 때 도프 뮤직의 김윤중 대표는 150장 정도라고 대답했다. 이 대답이 얼마나 정확한지는 알 수 없지만 현재 한국에서 강성의 록과 헤비메탈, 통칭 헤비니스 음악이라 부르는 시장이 거의 전멸 상태인 것만은 분명하다. 도프 뮤직은 이런 한국의 열악한 헤비니스 음악 시장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큰 족적을 남기고 있는 레이블이다. 김윤중 대표의 성실성과 좋은 밴드를 골라내는 탁월한 안목이 더해져 이루어진 결과이다. 한국 헤비니스 음악의 중심, 거기에 도프 뮤직이 있다.제5회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을 앞두고 가졌던 선정 회의에서 작은 이견이 있었다. ‘최우수 록’ 음반 후보에 오른 앨범들 가운데 도프 뮤직과 관련 있는 음반이 너무 많지 않냐는 문제 제기였다. 형평성 같은 것은 고려치 않고 오로지 음악적 성과만을 기준으로 한다는 원칙 때문에 이 문제 제기는 받아들여지지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