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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복판을 흐르는 복원하천, 청계천
서울 한복판을 서쪽에서 동쪽으로 가로지르는 물길이 청계천이다. 구불구불한 자연하천은 서울의 하수도로, 복개 후 자동차 도로로, 다시 생태공원으로 개발과 복원을 거듭했다.강원도 강릉시의 헌화로에서 시작한 아름다운 한국 '길숲섬'이 67회를 맞이했다. 그간 대한민국의 최북단 민통선에서부터 최남단의 섬마을까지 구석구석을 살피고 다시 서울로 돌아왔다. 돌고 돌아 살펴보니 서울만큼 역사와 문화가 다양한 곳도 없다. 성곽을 따라 걷는 길이 조성되고 청계천 따라 걷기행사가 열리는 대도시 서울. 근현대를 거치며 수십 배로 몸집이 커진 서울. 과거 조선시대 도성의 중심을 따라 흐르던 청계천을 조명해 보자.지금으로부터 약 1천 년 전인 1096년 고려시대에는 지금의 서울 땅으로 수도를 이전하려는 남경천도가 있었다. 풍수도참설에 의한 시도였다. 실제로 수도가 이전 된 것은 이로부터 300년이 지난 1394년 조선왕조에서 이뤄졌다. 당시 서울은 북악산, 인왕산, 남산으로 둘러싸이고 남쪽으로... -
낮엔 푸른바다 밤엔 환상야경, 부산 광안대로
총연장 7.42km의 부산 광안대로. 수영구에서 해운대구까지 바다를 가로질러 가는 길. 야경이 정말 아름답다.바다위에 놓인 다리로 수많은 차량들이 지나간다. 낮에는 푸른 바다에 놓인 다리를 보며 기술에 놀라게 되고 밤에는 색색의 조명들이 밝혀주는 환상적인 야경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지난 1994년 착공해 8년만인 2003년 개통한 광안대교는 이처럼 멋진 풍광 덕택에 단숨에 부산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광안대로가 유명세를 타기까지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총 7.42km의 구간을 20여개 업체가 8년간 공사했고 총 7,899억원이 투입된 사업에서 결과적으로 적자를 본 업체도 있었다. 빠른 완공을 위해 다리는 다섯 부분으로 나눠서 공사가 진행됐다. 1구간은 대림산업 외 3개사가 2구간은 동아건설 외 3개사가 담당했다. 하지만 IMF의 여파를 피하지 못해 동아건설은 도중하차 했고 삼환기업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현수교 구간으로 가장 난이도가 높았던 3구간은 포스코건설 ... -
태산준령 넘는 동서횡단로 영동고속도로
길은 하루가 다르게 변한다. 영동고속도로도 예외는 아니다. 굽이굽이 대관령 고개를 힘겹게 오르던 도로는 이젠 456번 지방도로로 변경됐다. 대신 33개 교량과 7개 터널로 이어진 신구간이 백두대간 준령인 대관령을 가로지른다. 서울과 강릉을 잇는 영동고속도로는 1971년 12월 신갈∼새말 구간을 개통하면서 동서횡단의 골격을 이뤘다. 잔여구간인 새말∼강릉간 97㎞와 강릉∼동해간 30㎞는 1974년 3월에 착공하여 이듬해 10월에 개통했다. 3년 6개월에 걸친 대공사였다. 멀게만 여겨졌던 서울과 강릉 사이가 자동차로 불과 세 시간대 거리로 단축됐다. 영동고소도로의 개통은 물류비용 절약, 국토 균형발전 등 경제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서울 등 수도권 주민들의 여가생활에도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 매년 여름 휴양지로 ‘설악산과 동해안’이 1순위로 선정됐고, 주말이면 고속도로는 극심한 정체로 몸살을 앓았다. 올 5월말 착공되는 제2영동고속도로가 2014년 개통하면 지·정체 해소와 수... -
전국 일일생활권 연 국가대동맥, 경부 고속도로
서울에서 부산을 잇는 428km의 경부고속도로. 1970년 완공, 올해로 40년을 맞았다. 불혹을 맞은 지금 한해 3억 3천만대의 자동차가 오가는 국가 대동맥이 됐다."길이 어디 있습니까? 지금 한남대교가 놓여 있는 곳까지 어렵게 지프를 몰아갔는데, 다리가 건설되기 전이라 한강을 건너는 일조차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경부고속도로 건설당시 국가기간고속도로계획조사단장을 맡았던 윤영호씨가 한국도로공사40년사에 남긴 증언이다. 박정희대통령이 대선공약으로 고속도로건설을 발표한 1967년 4월 29일부터 경부고속도로를 둘러싼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당시 야당에선 세계은행(IBRD)의 조사결과처럼 강원도와 서울을 잇는 동서 간 고속도로가 더 시급하다 주장했고 박대통령측은 경부선 철로가 있는 곳에 고속도로 건설을 발표하며 논란이 더욱 커진 것이다. 정부는 1968년 2월 1일 논란 속 경부고속도로는 착공했다. 온 나라가 들썩인 경부고속도로 건설해방... -
화사한 봄날 ‘혼례길’ 꽃비를 맞다, 하동 쌍계사 십리벚꽃길
한층 따뜻해진 3월말 봄날. 화개장터와 쌍계사 ‘십리벚꽃길’은 화려한 벚꽃의 향연이 열린다. 길가의 벚나무는 솜털 같은 꽃송이를 달고 사람 곁으로 달려든다. 벚꽃터널은 꽃이 ‘핀다’라기 보다 ‘흐드러진다’고 표현해야 맞을 것 같다. 만개한 벚꽃나무 밑을 지난다. 40∼50년 된 벚나무들이 길가에 빽빽이 서 있다. 새하얀 꽃송이들이 겹겹이 포개지고 얽혀 두덩을 이룬다. 옆집 창가에도, 골목길 담 언저리에도, 산비탈에도, 화개천 계곡에도 벚꽃은 고개를 내민다. 슬쩍 하얀 소복자락 스치는 소리에 돌아보면 아무 것도 없다. 눈에 들어오는 것 모두가 분홍빛 꽃물이 든 것 같다. 봄의 살비듬 콧잔등에 내려앉아 속살로 다시 스며든다. 섬진강 시인 김용택은 “바람에 날리는 꽃 이파리를 보며 어찌 인생을, 사랑을, 노래하지 않고 견디겠는가”라고 했다. 소설가 박완서는 벚꽃이 피는 모습을 “봄의 정령이 돌파구를 만나 아우성을 치며 분출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표현했다. 요란한 벚꽃... -
자연 생태계 되살린 생명의 하천, 서울 양재천 산책로
양재천은 길이 18.5km로 경기 과천시의 관악산에서 서울 서초구, 강남구를 가로질러 탄천으로 흘러드는 하천이다. 한때 오염이 심했던 양재천은 이제 생태계가 되살아난 자연하천으로 거듭났다.‘1982년 초만 해도 논밭과 구릉지로 찬바람이 몰아치던 개포지구가 이제 시가지의 모습을 서서히 갖춰가고 있다…지구를 동서로 가르고 흘러가는 양재천은 쾌적한 시가지의 강변공원역할도 할 수 있도록 가꿀 계획으로 7개의 교량이 놓이고 녹지대를 두른 제방도로가 양쪽으로 펼쳐지게 된다’ 1983년 12월 26일자 경향신문에 실린 기사다. 경기 과천과 서울 남부를 지나는 양재천은 강남권 개발이라는 소용돌이의 한 가운데 놓여있었다. 한때 물고기 한 마리 살지 못하는 ‘죽음의 하천’으로 곤욕을 치른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는지도 모르겠다. 현재 양재천은 250여종 동식물의 보금자리이자 하루 평균 1만 여명의 시민이 애용하는 생명의 하천으로 거듭났다. 생기가 피어나는 양재천 물길을 따라 발... -
청운품은 옛 선비들이 걷던 길, 문경새재 과거길
첩첩한 봉우리에 살포시 기댄 산길. 그 길을 신발을 벗고 맨발로 걷는다. 황토를 지그시 밟는 까칠한 기분이 좋다. 구절양장(九折羊腸) 길옆으로 개울이 이어진다. 청아한 물소리에 머리가 상쾌해진다. 눈보다 귀나 발에 더 신경이 간다. 문경새재. 그 옛날 새들도 날다가 쉬어간다는 높고 험준한 고개는 지금 가장 아름다운 옛길로 각광받고 있다. 한해 100만 명 이상이 다녀갈 정도이니 인기를 넘어 주말이면 울긋불긋 인파 물결로 몸살을 앓는다. 입구에서 몇 발자국 떼자마자 오른쪽에 옛길박물관이 자리 잡고 있다. 지난해 5월초 새재박물관에서 옛길박물관으로 이름을 바꾸고 확장, 재탄생했다. 1, 2층 전시실엔 개성 있는 테마박물관답게 옛길과 관련된 유물과 사료가 가득 차 있다. 널찍한 길을 500m 정도 걸으면 ‘영남제1관’이라는 주흘관(主屹關)이 턱하니 나타난다. 문경새재 세 개의 관문 중에서 제일 웅장하기도 하거니와 옛 모습을 가장 많이 보존하고 있다. ‘문경새재 과거길’이라고... -
주택가 한복판에 소나무 숲, 우이동 솔밭근린공원
서울 강북구 우이동에 있는 솔밭근린공원은 지난 2008년 마을숲 부문에서 장려상을 수상했다. 1,000여 그루의 소나무가 숲을 이룬 이곳은 주민들의 쉼터다.숲은 시대에 따라 그 용도가 다양하게 변화했다. 일제강점기에는 채집과 착취의 대상이었고 근현대사에는 푸른 산을 위한 녹화사업, 90년대에 들어선 휴식공간으로 자리 잡아 휴양림이 들어섰다. 최근에는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문화 공간으로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서울 강북구 우이동 덕성여대 맞은편에 위치한 ‘우이동 솔밭근린공원’. 100년생 소나무 1천여그루가 서울 주택가 한복판에 있다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마을이 있는 곳에 숲이 있다.조선시대에 우이동은 도성에서 꽤 먼 거리에 위치한 마을이었다. 당시도 ‘우이(牛耳)’라는 이름이 쓰였는데 삼각산의 봉우리가 마치 소의 귀처럼 생긴 것에서 유래한 지명이다. 우이동은 산에서 흘러 내려오는 계곡을 따라 마을이 이어졌는데 육당 최남선 선생이 만년을 지낸 소... -
천년을 이어온 동양최고 돌다리, 진천 농다리
충청북도 진천군. 김유신 장군의 고향으로, 동양 최고(最古)의 돌다리로도 알려진 곳이다. 진천 농다리는 생김새가 서로 다른 돌을 얹었지만 비바람과 홍수를 거뜬히 이겨내는 지혜가 숨어있어 천년의 세월을 견뎌냈다. 천년을 이어온 농다리는 충북 진천군 문백면 구곡리의 굴티마을 앞에 있다. 멀리서 보면 다리가 아니라 마치 돌무더기처럼 보인다. 교각을 세우고 반듯하게 돌을 깎아 만든 다리가 아니라 돌을 원래의 모양 그대로 쌓아 투박하기 때문이다. 겉모습은 듬성듬성 구멍도 뚫리고 발로 밟으면 삐걱거리며 움직인다. 큰 돌을 쌓고 그 사이엔 작은 돌을 끼워 넣었다. 하지만 놀랍게도 천년 세월을 이겨낸 다리다. ‘농다리’의 ‘농’자는 해석이 분분하다. 물건을 넣어 지고 다니는 도구의 ‘농(篝)’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고 혹은 고려시대 임연 장군이 ‘용마(龍馬)’를 써서 다리를 놓았다는 전설에서 ‘용’자가 와전되어 ‘농’이 됐다고도 한다.생김새 다른 돌이 어우러진... -
자연과 역사를 함께 느낀다, 남한산성 성곽길
전체면적 36.4km2, 성 면적 2.3km2에 달하는 경기도 남한산성도립공원은 백제시대부터 일제강점기까지 국방의 보루로서 위용과 치욕의 역사를 모두 담고 있는 난공불락 요새다. 남한산성도립공원은 경기도 광주시, 하남시, 성남시에 걸쳐 있다. 연간 방문객 280만명. 단위면적당 방문객으로 따지면 국내에서 최고 수준이다. 남한산성에 탐방객이 많은 데는 이유가 있다. 수도권과 인접한 탓도 있지만 주차장에서 바로 시작되는 성곽길 탐방로가 걷기에 편하기도 한 터다. 남한산성 탐방로는 크게 5코스로 나뉜다. 짧게는 2.9km, 길게는 7.7km까지 성곽을 따라 걷는 길은 맞춤코스다. 중간 중간 나 있는 샛길을 이용한다면 코스는 입맛대로 더 다양해진다. 거기에 성곽 탐방로 곳곳에 숨어있는 역사 이야기를 꺼내 곱씹는다면 남한산성은 한나절 나들이만으로도 여행 허기가 단숨에 해결되는 걷기코스가 된다. 남문~서문, 위용 vs. 치욕‘남한산성’을 생각할 때 우리는 흔히 치욕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