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기행

12건의 관련기사

  • [행복기행](13) 아이슬란드 사람들은 '행복'을 묻지 않는다

    (13) 아이슬란드 사람들은 '행복'을 묻지 않는다

    “친구와 노는 게 너무 재밌다. 방학 때도 학교에 가고 싶다.”(8세 초등학생)“하기 싫은 걸 공부(study)하는 게 아니라 하고 싶은 걸 배우고(learn) 있다.”(10대 고교생)“젊으니까 일단 놀고 직업은 나이가 들어 찾으면 된다.”(20대 남자 휴학 알바생)“지금 사는 집보다 더 큰 집에서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게 꿈이다.”(30대 남자 변호사)“기회가 많기 때문에 학생들이 창조적일 수 있다.”(40대 고등학교 교사)“자식이 부모를 버린다? 상상할 수 없다. 개인은 가족 안에서 완성된다.”(40대 영양학 박사)“하고 싶은 것은 다 했기 때문에 여성으로 태어난 걸 후회한 적이 없다.”(50대 유치원 원장)“자식과 친구, 나라가 나를 죽기 전까지 돌봐주리라 믿는다.”(60대 여성)“2~3년 지나 은퇴한 뒤 대학에 다시 들어가 종교에 대해 배우고 싶다.”(70대 유치원 원장)북위 64도에 있는 유럽 섬나라 아이슬...
  • [행복기행](12) 싱가포르 하지레인의 ‘불금’

    (12) 싱가포르 하지레인의 ‘불금’

    싱가포르의 첫인상은 강렬했다. 비행기가 창이국제공항에 다다르자 승무원은 착륙 안내와 함께 마약에 대한 경고방송을 하며 입국신고서를 확인하라고 했다. 신고서 뒷면엔 ‘국내법에 따라 마약밀수는 사형’이라는 영어 경고문이 굵고 빨간 글씨로 찍혀 있었다.공항을 나와 시내로 향하는 지하철에서도 경고가 이어졌다. 담배를 피우면 벌금 1000싱가포르 달러(약 85만원), 비상벨을 잘못 누르거나 화기(火器)를 소지한 경우엔 5000싱달러(426만원), 차량 안에서 음식을 먹거나 음료를 마셔도 500싱달러(42만원)를 물린단다. 몹시 목이 말랐지만 가방에 든 물병을 꺼낼 수 없었다. 길을 걸을 때에도 경고는 계속됐다. 침을 뱉으면, 쓰레기를 버리면, 비둘기나 원숭이에게 먹이를 주면 벌금 1000싱달러다. ■‘벌금의 나라’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쇼핑몰에서 공중화장실 변기의 물을 내리지 않으면 150싱달러를 내야 한다. 호텔 회전문에는 독특한 향이 있는 과일 두리안을 ...
  • [행복기행](11) 예니 할머니의 일주일

    (11) 예니 할머니의 일주일

    덴마크 코펜하겐 북쪽 소도시 호이스헐름의 하늘이 모처럼 갰다. 얼어붙은 호수가 반짝반짝 빛났다. 예니 리베스(66)는 오전 9시 무렵 창밖으로 호수가 내다보이는 마을회관에 도착했다. 아기를 데려온 젊은 엄마 4명과 직원이 예니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들은 반갑게 인사를 나눈 뒤 마룻바닥에 둥그렇게 둘러앉아 노래를 시작했다. “씨-씨-씨-씨-예-예-예-예-예-니-예-니” 예니가 양팔을 비행기 날개처럼 양옆으로 활짝 벌리자 아기들과 엄마들도 율동을 따라 했다. “오늘 온 아이들 중 아빠가 파일럿인 남매가 있거든요.” 이 지역에서 40년째 살고 있는 전직 교사 예니는 젊은 엄마들의 육아모임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것으로 한 주를 시작한다. 예니가 동화책을 읽어주고 함께 블록을 갖고 놀아준 덕분에 늘 아이들에게 시달리는 엄마들은 한숨 돌릴 수 있다. 덴마크에는 지역마다 간호사를 보내 비슷한 시기에 임신한 여성들을 그룹 지어 출산 전까지 건강을 관리해주는 제도가 있다. 엄마들은 이 ...
  • [행복기행](10) 모자이크 사회, 밴쿠버

    (10) 모자이크 사회, 밴쿠버

    “여기서 우리 가족은 더 이상 짐이 아니니까요.”큰 눈을 깜빡이며 달지트가 경쾌하게 말했다. 여러 악센트가 섞인 독특한 발음이었지만 ‘짐(burden)’이라는 단어는 또렷하게 들렸다. 달지트는 이탈리아 시민권을 포기하고 2009년 캐나다 밴쿠버에 정착했다. 인도에서 나고 자란 그는 인도 출신 이탈리아 남성과 결혼해 1997년부터 이탈리아에서 살았다. 유럽살이에 대한 막연한 환상도 있었고 친구들도 이탈리안이 될 달지트를 부러워했다. 건설회사 감독관이던 남편의 벌이는 안정적이었고 두 아들까지 생겼지만 달지트 가족은 행복하지 않았다. 달지트는 “계속 답답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시간이 지나고서야 이유를 알 수 있었다”고 했다. 출생지와 피부색을 따지는 보이지 않는 선. 달지트 가족은 그 선 안에서 ‘관리당하며’ 살고 있었다. “대놓고 이민자들을 차별하진 않았지만 그 선을 넘어오지 말라는 무언의 압박이 느껴졌어요.”아무리 오래 살아도 이방인일 뿐이라는 사실에 달지트 가족은 지쳐...
  • [행복기행](9) 메데인을 바꾼 케이블카

    (9) 메데인을 바꾼 케이블카

    콜롬비아의 메데인이라는 도시를 인터넷 검색창에 입력하면 ‘메데인 카르텔’이 자동으로 따라 나온다. 1970~80년대 중남미를 떨게 한 악명 높은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의 범죄 조직 이름이다. 메데인에서 태어난 세계적인 화가 페르난도 보테로도 있다. 메데인에 있는 안티오키아주립 박물관에는 ‘파블로 에스코바르의 죽음(2006)’이라는 보테로의 그림이 걸려 있다. 머리와 배 등에 총을 맞은 에스코바르가 지붕 위에 쓰러진 모습이다. 메데인에는 늘 그렇게 폭력과 죽음의 이미지가 따라다녔다.메데인의 산비탈에는 파벨라(빈민가)가 있다. 지대가 높은 탓에 파벨라 사람들은 도심에 나가기도 쉽지 않다. 빈민가에서 총성은 ‘일상’이었다. 메데인 북동쪽 산토도밍고(Santo Domingo)도 이런 슬럼 중 한 곳으로, 에스코바르의 무장조직원들이 주둔했던 곳이다. 그러나 이제 메데인에 ‘죽음의 파벨라’는 없다. 그런 변화를 이끌어낸 것은 케이블카였다. ■케이블카가 ...
  • [행복기행](8) 벨루오리존치의 특별한 식당

    (8) 벨루오리존치의 특별한 식당

    브라질 동남부 벨루오리존치 도심에 있는 단층의 대형 건물 앞에 사람들이 줄지어 섰다. 족히 20m는 넘어 보인다. 어떤 이는 모자를 쓰고, 가방을 메고, 플라스틱 음료수병이 가득 담긴 커다란 비닐봉지를 들었다. 허름한 이들도 있고 깔끔한 차림을 한 이들도 있다. 모두 점심을 먹기 위해 식권을 받으려 기다리는 사람들이다.사람들의 시선은 ‘이방인’인 기자에게 쏠렸다. 매표소 앞에서 서성이자 누군가 말을 걸어왔다. 식당을 둘러보러 왔다고 하니 호나우두(34)는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매일 점심, 저녁 때마다 여기로 와요. 무료로 먹을 수 있어요.” 그는 시청에서 발급한 손바닥만 한 크기의 카드를 내밀어 보였다. 저소득층임을 증명하는 이 카드가 있으면 이곳에서 공짜로 밥을 먹을 수 있다. 카드가 없으면 돈을 내야 하지만 밥값은 3헤알, 1000원이 채 안되니 큰 부담은 안된다. 매표소 창구는 2개다. 무료로 밥 먹는 사람들이 이용하는 창구는 북적이는데 돈을 ...
  • [행복기행](7) ‘종족 말살’ 제노사이드 겪은 르완다···‘여성의 지옥’서 성평등 국가로

    (7) ‘종족 말살’ 제노사이드 겪은 르완다···‘여성의 지옥’서 성평등 국가로

    르완다 수도 키갈리에 도착한 지난 1월21일 오후. 하늘은 맑았고 쨍한 햇볕이 내리쬈지만 마른 바람이 불어 땀을 식혀줬다. 한국의 늦봄 같았다. 이글거리는 태양만 생각했던 아프리카 ‘초짜’는 그저 머쓱한, 상쾌한 날씨였다.한국에서 인터넷으로 발급받은 입국 비자를 보여주고 5분만에 수속을 마치고 나온 공항 밖에서 플뢰르(36)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의 차를 타고 숙소로 가는 길은 상상했던 아프리카를 또 한 번 빗겨갔다. 정돈되고 깨끗한 길, 복잡해도 질서 있는 도로. 곳곳에 붙은 ‘도시는 깨끗하게’(keep city clean)라는 문구 그대로였다.숙소에 도착해 짐을 부린 내게 플뢰르가 저녁을 먹으러 가자고 했다. 르완다에 처음왔으니 ‘냐마초마’(Nyamachoma)를 맛봐야 한단다. 삶은 염소 요리다. 해가 저물어 밖은 깜깜한데 밤길을 돌아다녀도 될까. 내색은 못 했지만 불안함을 한켠에 두고 그를 따라 길을 나섰다.■키갈리의 밤은 어둡지 않았다...
  • [행복기행] (6) 레고나라 아이들의 꿈

    (6) 레고나라 아이들의 꿈

    짝짝짝짝짝. 지난 1월19일 덴마크 코펜하겐 외곽 호이스헐름의 한 초등학교 교실 3교시 미술시간은 박수 다섯 번으로 시작했다. 쉬는 시간 눈 덮인 운동장에서 뛰어놀기 바쁘던 렁스티드 벨레티드 폴케스콜레 3학년 C반 학생들은 수업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리자 교실로는 돌아왔지만 자리에서 수다를 떠느라 시끌벅적했다. 미술과 수학 담당 교사 미치 묄러가 “박수 다섯 번”을 외치자 다 같이 박수를 치고 나서야 앞을 보더니 조용해졌다. 열 살 학생들이 규칙을 잘 따르고 질서정연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아이들 0학년 때와 비교하면 수업 중 정말 얌전해졌다. 이렇게 되는 데 굉장히 오래 걸렸다”고 교사가 씩 웃으며 말했다. 묄러는 3년 연속 3학년 C반의 부담임을 맡고 있다. 담임교사인 덴마크어·영어 담당 도르테 윈터와 학생들 역시 3년째 함께 지내고 있다. 이 학교 교사들은 덴마크 교육에서 가장 자랑스러워할 만한 것으로 ‘9년 연속 같은 반’을 꼽았다. 의외였다. 9년 내내 똑같은 친...
  • (4) 스톡홀름 가족의 ‘피카’

    “우리의 삶에서 빠져서는 안되는 것이 피카(fika)예요.”토요일인 지난 1월9일 오후 스웨덴 스톡홀름 남부 쇠데른말름 주택가에 있는 베이글 스트리스 카페는 ‘피카’를 즐기러 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나무로 된 탁자와 밝은 조명, 전면 유리로 된 인테리어와 카페라테·에스프레소 등의 메뉴는 서울의 여느 카페와 다를 바 없었다. 다른 점이라면 연인, 친구뿐 아니라 엄마, 아빠, 아이들로 이뤄진 가족 손님들이 많았다는 점이다. 맞벌이 부부 칼레(38)와 오사(37)도 7살 아들과 5살 딸, 갓 백일 된 막내아들을 데리고 카페에 왔다. 마틴(42), 신미성씨(38) 가족들과 피카를 즐기기 위해서다.피카는 커피에 빵과 과자를 곁들여 마시면서 대화를 나누는 일을 말한다. 스웨덴어로 커피(kaffi)를 뒤집어 말하던 직장인들의 속어에서 시작됐지만 이제는 커피를 마시면서 숨 돌리며 쉬는 ‘문화’를 가리키는 말이 됐다. 친한 직장 동료나 친구 사이에 “차 한잔 하면서 쉴까...
  • [행복기행] (3) 스웨덴에 ‘월급도둑’은 없다

    (3) 스웨덴에 ‘월급도둑’은 없다

    “스웨덴이 지상낙원인 복지국가인 줄 알고 오셨으면 안되는데.” 지난 1월9일 스톡홀름 쇠데른말름의 한 펍에서 만난 미리암 앤더슨 시스(45)가 웃으며 인사했다. 굵고 낮지만 부드러운 목소리에는 흑인 억양이 섞여 독특한 리듬감이 느껴졌다. 앤더슨은 어머니의 성, 시스는 감비아에서 온 아버지의 성이다. 미리암은 오랜 실업 기간을 끝내고 얼마 전 일자리를 얻었다. 스톡홀름의 문화센터와 스웨덴 북부 지방의 청소년센터 두 곳에서 연기를 지도하는 일이다. 22살 때 지역 극장에서 연극 감독으로 데뷔한 그가 연극과 관련한 일을 하는 것은 6년 만이다. 오랜만에 본업으로 돌아온 소감은 의외였다. “기쁘죠. 하지만 일에 지배를 받아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미리암은 자신을 전형적인 노동계급이라고 소개했다. 어머니는 어린이집 교사였고, 미리암은 학교 다닐 때부터 식당 종업원, 어린이집 보조교사 등 여러 가지 아르바이트를 했다. “세상 모든 것들은 우리로부터 나오잖아요. 자...
12
Today`s HOT
뮌헨 베르디 시위 중 일어난 차량 돌진 사고.. 여성에 대한 폭력 근절, '10억 라이징' 캠페인 홍수와 산사태 경보 발령된 미국 캘리포니아 여자 싱글 프리 금메달 주인공, 한국의 김채연
맨유의 전설 데니스 로, 하늘의 별이 되다. 남세균으로 인해 녹색 물이 든 살토 그란데 호수
부처의 가르침 되새기는 날, 태국의 마카부차의 날 대만의 한 백화점에서 벌어진 폭발 사건
행운과 번영을 기원하는 대만 풍등 축제 미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지구 소유 계획, 이에 반발하는 사람들 파키스탄 여성의 날 기념 집회 2025 에어로 인디아 쇼
연재 레터 구독은
로그인 후 이용 가능합니다.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