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에게 배운다

(4)김영진 내집마련정보사 사장

김영진 내집마련정보사 사장(51)은 부동산 컨설팅 1세대에 속한다. 김사장은 부동산 컨설팅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던 1990년대 초반 처음으로 수수료를 받고 컨설팅을 해주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든 주인공이다. 김사장이 부동산 투자에 눈을 뜬 것은 자동차 업체에 취직한 지 1년 만인 1982년 분양신청을 통해 장만한 아파트가 1년 만에 가격이 두배 이상 뛰는 경험을 하고부터다.

당시 1천만원에 분양받은 인천 가좌동의 17평짜리 주공아파트가 다음해 2천만원으로 오르는 일을 겪고 나서 자신의 경험을 주위 동료들에게 전파하기 시작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청약통장 및 조합주택 가입방법 등을 모르는 사람이 많을 때였다. 당시 그의 조언에 따라 집을 장만했던 동료들은 모두 집값이 갑절 이상 뛰는 재미를 봤다.

자신이 부동산에 남다른 수완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김사장은 90년 직장에 사표를 던지고, 본격적으로 부동산 컨설팅에 나섰다.

컨설팅 업체를 차린 뒤부터 매일 아침 전 일간지의 부동산 관련 기사를 꼼꼼히 읽고 분석했다.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한 덕분에 부동산과 관련된 복잡한 법률분쟁을 잘 알고 있는 데다 다른 사람의 목돈을 좌지우지하다보니 더욱 신중해질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7~8년을 보내고 나니 시장의 흐름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전공분야는 아파트다. 그는 특히 시장의 큰 흐름을 읽는 ‘거시적 안목’과 적은 돈으로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 ‘지렛대 효과’를 강조한다. 일시적 공급과잉이나 경기침체 등으로 아파트 가격이 바닥을 칠 때 과감히 투자에 나서는 배짱을 가지려면 평소 대세를 읽는 거시적 안목을 길러둬야 한다. 또 목돈이 생길 때까지 기다리면 기회는 사라진다. 은행 대출 등 각종 금융조건 등을 최대한 활용해 돈 될 만한 물건을 미리 사둬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해 말 용인 성복동의 48평짜리 아파트에 과감히 투자했다. 당시는 정부 규제 등으로 부동산경기가 막 꺾이기 시작할 때였지만 계약금 10%를 내고 미계약 매물로 나온 아파트를 샀다. 그리고 당시 분양가 4억1천만원이던 이 아파트는 올들어 가격이 뛰기 시작해 현재 6억~6억5천만원을 오르내리고 있다. 본격적으로 입주가 시작되면 8억원도 넘을 것이라는 게 김사장의 분석이다.

“앞으로 상당한 발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직감했습니다. 아파트를 고를 때는 분양 당시의 어수선한 주변 분위기에 현혹되지 말고 입주와 개발이 끝난 뒤의 달라진 모습, 즉 미래가치를 꿰뚫어봐야 합니다.”

지난해 김사장의 말을 믿고 이 일대 아파트를 사서 현재 짭짤한 투자수익률을 올리고 있는 사람이 100여명에 이른다.

그의 투자 스타일은 다소 보수적이다. 난생 처음 샀던 집으로 재미를 본 직후인 83년 인천 신현동의 22평 주공아파트를 1천5백만원에 샀지만 3년 동안 전혀 집값이 오르지 않는 일을 경험하면서부터다.

“무조건 사놓기만 하면 오르는 건 아니라는, 당연한 사실을 피부로 느꼈습니다. 주변 여건, 매입 시기 등의 중요성을 깨닫고 더욱 산 공부에 매진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신현기기자 no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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