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크림슨 리버Ⅱ : 요한계시록의 천사들’

- 충격적이지 않은 성서의 미스터리 -

역사 속엔 무궁무진한 미스터리가 숨어 있다. 특히 성서를 둘러싼 수수께끼는 오랫동안 미지의 탐험이었다. 성서엔 나오는 인물과 내용이 사실인지 아닌지 그 물음에 해답을 찾아가는 것은 인간의 오랜 집착이 아닐 수 없다. 성서의 세계는 말 그대로 미스터리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중 두 개가 ‘언약의 궤’ 와 ‘성배’ 에 관한 이야기일 정도로 엄청난 비밀을 품은 모험은 좋은 소재가 됐다. ‘크림슨 리버2 : 요한계시록의 천사들’(Crimson River 2 : Angels of the Apocalypse) 역시 성서 속의 내용을 재발견하고 이를 다시 한번 음미한다.

[영화리뷰] ‘크림슨 리버Ⅱ : 요한계시록의 천사들’

한적한 수도원의 벽에서 시체가 발견되고, 괴기스러운 살인사건의 베테랑 형사 니먼(장 르노)이 투입된다. 마약반 신참 형사 레다(브누와 마지멜)는 거리에서 예수복장을 한 상처입은 남자를 돕다가 검은 옷을 입은 수도승의 공격을 받는다. 병원에서 마주친 두 사람은 사건의 연관성을 직감한다. 갈수록 피해자들은 늘어가고 두 사람은 종교 전문가 메리(까미유 나타)의 도움으로 7개의 봉인을 열고 종말을 가져오는 천사의 재림, 요한계시록을 알게 된다.

성서의 숨겨진 이야기를 종교적 미스터리와 공포의 형식으로 찾아간다. 12제자와 이름과 직업이 같은 사람들이 하나둘 죽고, 예수의 형상을 한 이는 온몸을 피로 물들이며 비틀거린다. 초자연적인 힘을 파헤치는 사람은 평범한 형사들. 이들을 통해 종교적 미스터리의 해답을 제시한다.

[영화리뷰] ‘크림슨 리버Ⅱ : 요한계시록의 천사들’

‘크림슨 리버Ⅱ’는 충격적이지 않다. 그건 영화가 메시지의 진정성이나 공포보단 그것을 영화의 오락적인 신비로움과 액션으로 활용한 듯한 인상을 주기 때문. 프랑스의 역사적 유적지인 지하 ‘마지노 요새’가 지난 음침한 분위기가 할리우드의 세트 장면과 별반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 것도 이런 연유다. 미술을 전공한 감독답게 올리비에 다한은 현란하고 몽환적인 시각효과를 자랑한다. 강한 음향, 여러 가지 이미지를 빠르게 중첩시킨 영상이 눈과 귀를 자극하지만 그것들이 관객의 내면의 공포심까지 자극하지는 못한다.

초반 긴장감을 배가시키며 의문에 꼬리를 달고 끌고 나가던 스릴러의 밀도는 중반을 넘어가면서 급격하게 느슨해진다. 종교 비밀세력과의 연관, 은둔자들의 암약 등 성서를 둘러싼 미스터리는 종결부에서 이상한 결론으로 꼬리를 내리고 흐지부지 ‘게임 아웃’을 선언해버린다. 더구나 두 형사의 앞길을 번번이 막아서던 수도승들의 초인적인 능력이 약물복용의 결과라는 둥, 미스터리를 파헤쳐가는 과정과 의문을 억지 짜맞추기로 조립하다보니 개연성이 턱없이 부족해 얽기 설기한 구석이 너무 많다. 러닝타임 99분. 9월 1일 개봉.

<미디어칸 장원수기자 jang7445@kh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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