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가 한인 美洲이민까지 막았다”

“100년 전 멕시코의 한국인 이민들은 일제와 대한제국 정부에 의해 ‘버려진 국민, 나라 없는 국민’이었습니다.”

“일제가 한인 美洲이민까지 막았다”

-하와이 일본인 이권유지 목적-

패터슨 교수는 일본이 한국인의 이민을 막은 것은 “하와이에 진출한 일본인들의 이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값싸고 질이 높은 한국인 노동력이 하와이에 유입될 경우 일본인 노동자들이 설 자리가 없게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인 멕시코 이민을 실은 화물선 ‘일포드(ILFORD)’호가 인천항을 떠나던 해인 1905년. 이에 앞서 한국인의 하와이 이민은 이미 궤도에 올라있었다. 몰려오는 한국인 탓에 일본인들은 임금이 깎이거나 자리를 잃게 됐다. 자리를 잃은 일본인들은 하와이보다 임금이 2배가 되는 미국 서부로 옮겨갔다. 당시 미국 서부는 개발 바람이 불어 노동력이 매우 필요한 상태였다. 그러나 미국에는 19세기 중반 이후 황인종-중국인-을 혐오하는 ‘황화론(黃禍論)’이 번지고 있었다.

“미국은 황인종인 일본인들의 유입을 막기 위해 ‘일본인 (이민) 배제 법안’을 제정하려고 했습니다. 당시 메이지(明治) 유신을 거쳐 유럽과 같은 반열에 올라섰다고 자부하던 일본은 충격을 받은 거지요.”

일본은 법안 저지에 나섰다. “문제는 하와이로 밀려오는 한국인들이었습니다. 당시 하와이의 일본인들은 미국 본토로 가거나 파업을 통해 하와이에서 임금을 확보하려고 했지요.”

중국과 러시아와의 전쟁 승리로 한국의 외교권을 쥔 일본은 하와이 이민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일본은 한편으로는 노동조건이 열악한 멕시코 이민은 방치하거나 조장했다.

“당시 무능력했던 대한제국은 미국과 멕시코 어디에도 대사를 파견한 곳이 없었습니다. 일본이 외교권을 손에 쥐고 있었으니까요. 겨우 하와이와 멕시코 이민들의 실제 상황을 돌아보기 위해 대신들을 현지로 파견할 정도였습니다.”

-멕시코이민 한인 ‘국제 미아로’-

현지에 도착한 대신은 일본의 방해로 현지실사를 할 수가 없었다. 대한제국 정부는 일본의 강요로 이민법이 제정될 때까지 모든 이민을 중단했다. 100년 전, 멕시코에 발을 내디딘 첫 이민자 1,033명(독립기념관의 조사에 따르면 멕시코 현지 신문엔 1,018명으로 보도됐다고 한다)은 결국 ‘국제 미아’가 됐다.

“하와이·멕시코 이민 문제가 결국 일본이 아예 한국의 외교권을 강탈하는 계기-을사늑약-가 됐지요. 또 그것은 한국의 병합으로 이어지고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에서 국제관계학 박사를 받고 시카고대, 위스콘신대를 거쳐 노버트대 교수를 역임하고 있는 패터슨은 ‘아메리카에서의 한국의 개척지’ ‘한국의 하와이 이민 1세대’ 등 한국인의 미주 이민사를 연구해왔다.

〈글 윤성노·사진 권호욱기자 ysn0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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