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권택 감독 100번째 영화 ‘천년학’

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영화 ‘천년학’(제작 KINO2)이 드디어 날갯짓을 시작했다. 제작진은 지난 11일 전남 장흥군 회진읍에 만든 주막집 세트에서 제작발표회를 갖고 본격 촬영에 들어갔다. 이날 제작발표회는 원작자인 소설가 이청준씨를 비롯해 김덕수 사물놀이패, 명창 안숙선씨, 임감독에게 연출 수업을 받은 김영빈·김대승 감독, 김인규 장흥 군수와 인근 주민 수백명이 참석해 문전성시를 이뤘다.

정일성 촬영감독, 신지수·조재현·임권택 감독·오정해, 김종원 KINO2 대표(사진 왼쪽부터)가 11일 ‘천년학’ 제작발표회에서 김덕수 사물놀이패의 축하공연을 지켜보고 있다.

정일성 촬영감독, 신지수·조재현·임권택 감독·오정해, 김종원 KINO2 대표(사진 왼쪽부터)가 11일 ‘천년학’ 제작발표회에서 김덕수 사물놀이패의 축하공연을 지켜보고 있다.

‘천년학’ 남녀 주인공 동호와 송화는 조재현과 오정해가 맡았다. 이들의 아비 역은 ‘서편제’에 이어 김명곤씨가 맡기로 돼 있었는데 그가 문화관광부 장관으로 발탁되는 바람에 무산됐다. 이날 공개된 또 한명의 배우는 신지수. 그는 원작에 없는, 동호와 송화를 연결시켜주는 여인 앵금 역을 맡았다.

“6년 전 인터넷 개인 카페에 제일 일해보고 싶은 감독으로 적은 분이 임권택 감독님이었어요. ‘천년학’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제작사에 배역 비중에 상관 없이 어떤 역이든 맡고 싶다는 뜻을 전했는데 뜻밖에 주연을 맡게 됐습니다.”

조재현의 설명에 임감독은 “예전부터 탐냈던 배우인데 이렇게 만날 줄 몰랐다”며 “제작사로부터 어떤 역이든 하겠다는 말을 전해 듣고 주연을 맡기기로 했다”고 답했다. 임감독은 또 “이번 영화는 ‘서편제’에 이어지는 얘기여서 송화 역은 오정해씨에게 맡기고, 동호 역은 신인을 기용하려고 했는데 모든 것이 전화위복이 됐다”고 설명했다.

오정해의 영화 출연은 10년 만이다. ‘서편제’ ‘태백산맥’ ‘축제’에 이어 다시 임감독과 인연을 맺었다. 그는 “이 자리가 개봉 이후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떨리고 긴장된다”며 “맨 처음 ‘서편제’에서 송화를 연기할 당시로 돌아가 맡은 배역에 푹 빠져보겠다”고 밝혔다. 아역 배우 출신인 신지수는 “작품과 함께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성인 연기자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천년학’은 이청준씨의 ‘선학동 나그네’가 원작. 임감독은 작가의 소리 3부작 가운데 ‘서편제’와 ‘소리의 빛’을 묶어 1993년 ‘서편제’를 내놓았다. ‘서편제’는 한국영화사상 처음으로 서울 개봉관 1백만명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컴퓨터 그래픽을 많이 필요로 해 당시에는 ‘선학동 나그네’를 담지 못했죠. 지난 13년 동안 원작이 내 속에서 많이 발효됐고 ‘춘향뎐’과 ‘취화선’에서 확인했듯 기술이 발달해 이제는 영상화가 가능하다는 확신을 갖게 됐지요.”

임감독은 이어 “이번 영화가 ‘서편제’의 속편이지만 ‘서편제’ 아류를 만들지 않겠다”며 “의붓 남매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얘기를 그리는 데 무게를 둔 내 생애 최초의 사랑영화”라고 역설했다. “판소리의 극성과 송화와 동호의 곡절 많은 삶이 맞물려 상승하는 대목 외에는 판소리를 효과음으로 쓰고 음악은 재일동포 양방언씨의 현대음악을 쓸 것”이라면서 “조재현씨는 북을 한국 최고의 고수(鼓手)인 김청만 선생에게 배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일성 촬영감독은 “색채와 화질 등 ‘서편제’와는 다른 영상을 선보이겠다”고 다짐했다. ‘천년학’은 올해 말까지 4계절을 담아 촬영한 뒤 후반 작업을 거쳐 내년 5월 공개될 예정이다.

〈장흥|배장수기자 came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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