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 재계 지도자들이 대거 참여하는 한·미 재계회의가 오는 20~21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다.
이번 회의는 양국 정부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2차 협상을 앞둔 터라 ‘전초전’ 격인 셈이다.
전경련은 13일 “이번 회의에서는 1차 협상을 끝낸 한·미 FTA 문제가 중점 논의될 예정”이라며 “민감한 주제보다는 FTA 협상이 잘 마무리될 수 있도록 재계가 지원할 사항을 주로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참석자들 면면이나 토론 주제를 봤을 때 양측 협상단의 신경전만큼이나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측은 위원장인 조석래 효성 회장과 남덕우 산학협동재단 이사장(전 부총리), 최용권 삼환기업 회장, 이건산업 박영주 회장, 풍산 류진 회장, 김&장 현홍주 고문(전 주미 한국대사), 황영기 우리금융 회장 등 업종별로 다양한 인사들이 참여한다. 미국측도 위원장인 윌리엄 로스 시티뱅크 회장, 스티브 밴 앤델 알티코 회장, 스탠리 게일 게일인터내셔널 회장, 휴 스티븐스 타임워너 수석부사장 등이 나온다.
특히 첫날 분과회의 중 FTA 분과에서 물밑 싸움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우리측은 한국이 미국 방문객 수로 따져 상위 5개국에 든다는 점을 들어 한국을 미국 비자면제 프로그램(VWP)에 포함시킬 것을 건의할 방침이다. 우리측 주요 공산품에 대한 관세 철폐와 비관세장벽 해소도 우리측의 주된 관심사다.
미국은 서비스와 정보기술을 포함한 모든 분야의 예외없는 관세 철폐를 내걸고 있다. 또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농산물 관세 문제도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정부도 이 회의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FTA와 관련된 인사가 총 출동해 우리측 입장을 개진한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1차 협상 결과와 향후 전망’에 관해 주제발표를 한다. 이희범 한국무역협회 회장은 ‘한·미 FTA 협상과 양국 경제계 협력방안’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또 ‘한·미 정치·경제 현황 및 전망’(주제발표 이태식 주미 한국대사)과 ‘동북아 경제중심 실현을 위한 금융부문의 과제’(임승태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 심의관)도 토론주제로 잡혀 있다.
전경련의 한 관계자는 “이번 회의가 정부간 협상처럼 밀고 당기기가 벌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FTA 협상이 성공적으로 끝나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조금이라도 서로의 입장을 떠보기 위해 노력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우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