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뒤끝’을 남기고…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

사랑, ‘뒤끝’을 남기고…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

감독 김해곤|출연 장진영·김승우

사랑은 구질구질하다. 다시는 보지 않겠다고 다짐했는데, 어느새 다시 살을 맞대고 있다. 모든 사랑에는 ‘뒤끝’이 있다.

발단은 당당하고 발랄한 성격의 주점 종업원 연아가 “나 아저씨 꼬시러 왔어”라고 말할 때부터다. 어머니의 식당일을 도우며 사는 우유부단한 성격의 영운은 연아의 매력에 끌려 연애를 시작한다. 그러나 영운에겐 참한 약혼녀가 있고, 연아도 영운이 언젠가 떠나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영운의 2중생활을 눈치 챈 어머니는 결혼식을 서두른다. 영운과 연아에겐 이별의 시간이 다가온다.

‘영자의 전성시대’(1975) 속 ‘작부’는 급속한 조국 근대화의 낙오자였다. 월남전에 참전한 연인을 기다리다 부잣집 아들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저임금의 공장일을 못견뎌 술집으로 흘러든 뒤 결국 한 팔을 잃고 몸을 판다. 그러나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 속 여성은 당당하다 못해 도전적이다. 그를 괴롭히는 건 사회의 편견이나 시대의 흐름이 아닌, 개인의 다스리지 못하는 연애 감정이다. 영운의 결혼식쯤에서 ‘쿨하게’ 끝날 줄 알았던 그들의 연애는 이후에도 오래, 그러나 아름답지 않게 이어진다. 둘은 마지막 남은 정까지 다 떼어버려야 헤어질 수 있다는 듯, 서로의 마음을 독하게 할퀸다.

그래서 이 영화엔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라는 감각적인 제목보다는 ‘보고 싶은 얼굴’이라는 촌스러우면서도 정감 있는 원제가 어울린다. 7일 개봉했다.

〈백승찬기자 myungw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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