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에게 경제적 불평등 실험 ‘원숭이판 월가 시위’ 일어나

김기범 기자

경제적 불평등에 대한 분노감은 동물들 사이에서도 긴장과 스트레스를 주며 동물사회의 건강을 해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미국 MSNBC방송이 20일 보도했다. 미국 에머리 대학 연구진은 최근 열린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 회의에서 원숭이와 침팬지를 연구해 불평등이 일으키는 갈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대학 프란스 드 발 교수는 “사회 내 불평등의 역할이 매우 과소평가되고 있다”며 “원칙적으로 말하자면 불평등은 건강에 해롭다”고 말했다.”

드 발 교수는 지난 해 월가에서 시작된 불평등에 반대하는 시위와 본질적으로 같은 움직임이 원숭이와 침팬지에서도 나타난다면서 “평등 의식은 인간의 전유물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카푸친 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한 원숭이에게는 계속 맛있는 포도를 주고 다른 원숭이에게는 계속 오이를 주면서 반응을 관찰했다. 혼자만 있을 때는 오이를 잘 받아 먹던 원숭이는 다른 원숭이가 계속 포도를 먹는 것을 보자 관찰자에게 오이를 던지고 화를 내며 벽을 두드렸다. 드 발 교수는 “이는 원숭이판 월가 시위”라고 말했다.

드 발 교수는 이런 실험을 통해 불평등이 오이를 받은 원숭이에게만 긴장과 스트레스를 가져오는게 아니라 거액의 보너스를 받는 금융가들처럼 포도만 받아먹은 원숭이에게도 상대의 분노를 견뎌야 하는 힘든 상황에 놓이게 만든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영장류는 동료가 포도를 받지 못하면 자기도 포도를 거부하는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고 밝혔다.

침팬지의 이기적 행동과 이타적 행동을 관찰한 그의 다른 연구에서 침팬지들은 다른 침팬지의 관심을 끌고 있을 때는 먹이를 나누는 경향을 보였지만 상대가 먹이를 나눠 먹자고 강요할 때는 나누기 싫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드 발 교수는 이런 인식 인류와 침팬지의 조상이 갈라지기 훨씬 전부터 뇌에 입력돼 있으며 “뇌의 매우 오래 된 부분이 도덕적 결정에 관여한다”는 신경학적 증거로 입증된다고 밝혔다. 그는 또 까마귀, 개, 코끼리에서도 평등 의식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생물학자들의 연구로 계속 입증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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