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예감’ 작가 김지원씨 뉴욕서 별세

한윤정 기자

재미 소설가 김지원씨가 지난달 30일 뉴욕 맨해튼의 자택에서 유방암으로 별세한 사실이 6일 뒤늦게 알려졌다. 향년 69세.

국내 최초의 장편 서사시 ‘국경의 밤’을 쓴 납북시인 김동환과 소설가 최정희의 딸이기도 한 고인은 동생 채원씨와 함께 부모의 대를 이은 자매 소설가로 유명하다.

‘사랑의 예감’ 작가 김지원씨 뉴욕서 별세

1942년 경기 덕소에서 태어난 고인은 초등학교 2학년 때 아버지가 납북, 실종되는 불행을 겪었으나 어머니 주변의 문인들과 많은 책에 둘러싸인 예술적 분위기에서 성장했다.

일찍이 작가를 꿈꾸었던 그는 이화여대 영문과에 재학 중이던 1963년 ‘여원’지에 ‘늪주변’이 당선된 데 이어 1975년 ‘현대문학’에 소설가 황순원의 추천으로 ‘사랑의 기쁨’ ‘어떤 시작’을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1973년 뉴욕으로 이주한 뒤 뉴욕과 서울을 오가면서 작품 활동을 해왔다. 4살 차이인 동생 채원씨와의 함께 펴낸 자매 소설집 <먼집 먼바다>(1977)를 시작으로 소설집 <폭설> <알마덴> <꽃철에 보내는 팩스>, 장편소설 <모래시계> <꽃을 든 남자> <소금의 시간> <물빛 목소리> 등 많은 작품을 남겼다. 1997년에는 단편 ‘사랑의 예감’으로 이상문학상을 받기도 했다.

고인은 잔잔한 일상을 소재로 하면서도 등장인물의 미세한 심리적 갈등이나 균열, 인물의 내면이 투영된 신비롭고 아스라한 풍경을 묘사하는 여성주의 소설을 개척했다.

또 서로 다른 시공간, 현실과 환상을 넘나들면서 사건과 인물 내면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특유의 작법을 선보였다.

2009년에는 아버지 김동환을 기리며 ‘국경의 밤’을 장편 시극으로 각색해 국내 문예지에 발표하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아들 조인현, 인환씨가 있으며 장례식은 9일(현지시간) 오전 뉴욕 커뮤니티처치에서 치러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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