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일어나 세상을 비추도록 말씀 전하는 게 교황의 방한 목적”

임아영 기자

교황청 정의평화평의회 사무총장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 목적은 ‘일어나 비추어라’라는 주제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한국 교회가 일어나 세상을 비추도록 말씀을 전하시는 것입니다.”

교황청 정의평화평의회 사무총장 마리오 토소 주교(64·사진)가 8월 교황의 한국 방문에 앞서 교황 권고문 ‘복음의 기쁨’의 의미를 전하러 방한했다. 토소 주교는 23일 서울 중곡동 한국천주교 중앙협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교황의 방한은 사목적·종교적 목적의 방한”이라면서 “교회의 과제는 예수 그리스도와 복음을 선포하는 것이며, 예수를 더 많이 사랑할수록 자기 나라와 인류의 공동선을 위한 임무를 더 잘 수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토소 주교는 1978년 살레시오회 수도 사제로 사제품을 받았고 2009년 교황 베네딕토 16세 당시 교황청 정의평화평의회 사무총장으로 임명됐다. 교황청 정의평화평의회는 정의와 평화를 증진하고 사회교리를 연구하는 교황청 기구다.

“교회가 일어나 세상을 비추도록 말씀 전하는 게 교황의 방한 목적”

토소 주교는 한국 주교회의 초청으로 아시아 청년대회 참석과 124위 순교자들의 시복식 집전 등을 위해 방한하는 교황의 방문에 소외된 이들이나 갈등의 현장을 찾아가는 일정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 “제한된 시간을 갖고 오시면서 몇 가지 사건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며 “중요한 것은 한국에 사는 신자들이 가난한 사람들의 곁에 머문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교회가 부자들을 위한 교회가 아니냐는 질문에는 “그렇게 여겨진다는 것과 실제 부자들을 위한 교회라는 것은 다르다”며 “교회는 많은 변두리의 실존적 현장에서 일한다. 한국 교회는 재산권, 생존권이 침해받는 밀양 송전탑 건설 현장에서 많은 노인들과 함께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교황님은 수많은 협력자들을 필요로 한다. 첫번째 협력자들은 신자들이고, 천주교 정의평화평의회 사제와 수도자들이 가난한 이들의 곁에 머물면서 교황께 협력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천주교 사제들이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4대강 사업 등에 반대 목소리를 내는 것에 대한 교회 입장을 묻자 “사제들과 수도자들이 국회에 의석을 갖고 있지 않은 사실로 볼 때 정치적 자율성을 간섭한다고 볼 수 없다”며 “교회와 국가의 관계는 서로 구별되면서 자율성을 인정하는 독립적인 주체이지만, 둘다 인간 존재의 발전과 완성을 위해 봉사하기 때문에 서로 협력할 줄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교회는 종교적·윤리적 권한을 갖고 의견을 말할 수 있으며, 국가는 교회에 이런저런 말을 하지 말라고 할 수는 없다”고 했다.

토소 주교는 이날 오후 명동성당 꼬스트홀에서 열린 ‘교황 방한 심포지엄’에서 “사회의 새로운 복음화를 이루려면 변모된 삶을 통해 기쁜 소식을 선포하는 복음 선포자가 필요하다. 기도하되 자기 안에만 머무르지 않는 그리스도인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기조연설을 했다. 그는 오는 27일까지 한국에 머물며 광주(24일), 대구(25일), 서울(26일)에서 신자들을 위한 ‘복음의 기쁨’ 대중 강연을 한다. 또 주교회의와 주요 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성직자, 수도자들과도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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