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회 “금속-절연체 전이 연구 노벨상감? 과장됐다”



현대물리학의 미해결 과제였던 ‘절연체 전이 현상’을 규명, ‘노벨상 후보’로 거론됐던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김현탁 박사팀의 연구 결과에 대해 한국물리학회가 진상조사와 함께 “발표 내용이 과장됐다”는 내부평가서를 작성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 학회는 이같은 견해를 담은 평가서의 파장을 우려, 이를 공개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해 최근 잇달아 발표되는 국내 과학계의 연구성과에 대한 평가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경향신문 9월2일자 1·3면 보도)

6일 물리학계에 따르면 물리학계의 전문가 집단인 ‘한국물리학회 응집물질물리분과위원회’는 최근 김박사팀의 ‘모트금속-절연체 전이현상’ 연구 결과 발표가 과장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진상조사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물리학계에서 특정 과학자의 연구 내용에 대해 학회가 진상조사에 착수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물리학회는 지난달 5~6일 이틀 동안 8명의 국내 학자를 대상으로 김박사팀의 연구 결과와 언론보도 내용이 적절한지에 대해 의견을 구했다.

학회가 내부용으로 작성한 평가서에 따르면 “김박사팀의 모트 금속절연전이체(MIT)에 대한 연구는 그 과학적인 성과에 비해 중요도가 과장됐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 평가서는 “김박사팀의 연구가 논문으로 출판될 정도의 중요성은 있으나 획기적인 성과로 판단되지는 않는다”며 “언론에 언급된 노벨상 수상 가능성, ‘만유인력의 법칙’에 버금갈 정도의 세기적인 일, 1백조원의 산업효과와 같은 내용은 과장된 측면이 많다”고 주장했다.

조사에 참여한 국내 물리학자들은 ▲발표 논문에 대해 해외 반향이 거의 없고 ▲세계 물리학자들 사이에 김박사의 이론(홀 드리븐 MIT)이 언급되지 않았고 ▲산화물을 전기소자로 사용하려면 재현성과 실용성을 더 확인해야 한다 등의 의견을 냈다.

한국물리학회는 내부 문건을 학회의 공식 견해로 채택하지는 않았다.

이에 대해 ETRI와 김박사측은 “언론보도 과정에서 일부 과장된 면은 있지만 거짓 정보를 제공한 것은 없다”고 밝혔다.

ETRI 관계자는 “(기술개발에 따른) 산업효과가 1백조원이라는 응답은 기자간담회 과정에서 나온 수치”라며 “이후 88조원가량으로 수정됐다”고 설명했다.

연구원측은 지난달 1일 “김박사팀이 모트금속절연체 전이현상을 일으키는 원리를 이론적으로 처음 규명했다”면서 “향후 전기·전자기기, 광소자, 차세대 메모리 등에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은정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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