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점수 높이자” 이과 수학 응시하는 문과생들 갈수록 늘어

김나연 기자
전국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올해 첫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실시된 23일 오전, 대구 수성구 대구여자고등학교에서 고3 수험생들이 학력평가를 치르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올해 첫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실시된 23일 오전, 대구 수성구 대구여자고등학교에서 고3 수험생들이 학력평가를 치르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이과 수학에 응시하는 문과생 비율이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3년차를 맞은 문·이과 통합수능에서는 선택과목에 따라 원점수가 같아도 표준점수가 달라지는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더 유리한 표준점수를 받기 위해 이과 수학으로 눈길을 돌리는 문과생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얘기다.

24일 종로학원은 지난 22일부터 이날까지 문과생 105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5.9%(167명)가 수학 선택과목으로 ‘미적분’과 ‘기하’에 응시하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재수생 중 이과 수학을 선택한 문과생도 지난해 2.4%에서 올해 5.7%로 2배 넘게 증가했다.

통합수능이 처음 실시된 2021년 수능에서는 문과생의 5.2%가, 지난해 수능에서는 7.1%가 이과 수학에 응시했다. 1년 사이 3402명(1.9%포인트)이 늘어났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통합수능 3년차인 올해에는 10%대까지 육박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미적분’과 ‘기하’는 대학의 이공계열 학과에 지원할 때 필요한 주요 요건이어서 대부분 이과생이 응시해왔다. 이과생 중 ‘확률과통계’에 응시한 학생들은 2021년 수능 7.5%, 지난해 수능 5.0%에 불과했다.

문과생이 이과 수학을 선택하는 것은 ‘확률과통계’보다 더 높은 표준점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선 두 번의 통합수능에서 ‘미적분’과 ‘기하’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확률과통계’보다 2~3점 높았다. 임 대표는 “‘미적분’ ‘기하’에 상위권 학생들이 몰려있기 때문에 같은 원점수를 받아도 표준점수는 ‘확률과통계’보다 앞서게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종로학원 조사에 따르면 문과생의 87.9%가 이과 수학에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 임 대표는 “현재 문과 학생중 이과 수학을 선택하는 학생들은 대체적으로 중하위권대 학생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상위권 문과생들도 이과 수학을 선택할 경우 ‘확률과통계’를 선택한 문과 학생들이 불리한 구도가 전개될 수도 있다”고 했다.

한편 통합수능에서 선택과목에 따른 표준점수 유불리 문제가 계속되면서 대학과 교육당국은 대책 마련에 나선 상태다. 이과생들이 문과생보다 높은 표준점수를 활용해 인문계열 학과로 진학하는 ‘문과침공’이 거세지자 문과생도 이공계열로 진학할 수 있게 장벽을 허물자는 의견도 제기된다.

종로학원 조사 결과, 이공계 교차지원이 허용될 경우 지원할 의사가 있다는 문과생은 51.8%(545명)였다. 그러나 선택과목 간 표준점수 격차가 해소되지 않는 이상 문과생이 이공계열 학과로 진학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임 대표는 “문과생이 ‘확률과통계’로 이과에 지원할 수 있게 돼도 ‘미적분’ ‘기하’의 표준점수에 밀리기 때문에 지원을 결정하기가 매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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