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라디오 대학강의 중단 방송대·학생 거센 반발

한국교육방송공사(EBS)가 내년부터 한국방송통신대학(방송대)의 ‘라디오 방송대학’송출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학생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EBS는 96년 방송대와 계약, 대학이 자체제작한 수업용 프로그램을 1일 5시간씩 FM라디오로 송출하고 있다.

EBS ‘라디오 방송대학’송출이 중단되면, 내년부터 학생들은 케이블 TV를 통해서만 수업을 듣거나 녹화된 테이프를 구입해야만 한다.

방송대 수업은 학생이 1학기에 1주일만 출석하고 나머지는 케이블TV와 라디오를 통한 ‘원격강의’로 진행되고 있다.

EBS의 송출중단 계획에 맞서 방송대 서울 총학생회는 지난 4일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송출중단계획 철회’를 강력히 요구하고 나섰다.

총학생회는 “교명에도 나타나 있듯이 우리 대학교는 방송과 통신을 이용해 대학교육을 하는 곳으로 ‘방송통신’은 정체성의 상징”이라며 “공영방송인 EBS가 수지타산을 앞세워 공익추구를 외면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서울 총학생회 학생회장 김영석씨는(행정학과 4년) 96년 ‘방송대학 프로그램 제작권 이관 및 송출 합의서’내용을 언급하면서 ‘계약위반’이라고 강조했다.

김씨는 “합의서에 명시되지 아니한 사항에 대하여는 상호 협의한다고 돼있지만 협의없이 일방적으로 파기했다”며 법적대응을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또 방송대 교육매체개발연구소는 "지난 6월에 EBS측으로부터 일방적으로 통보가 와서 현재 여러 가지로 협상중"이라며 "경제적 이유 등으로 정상적인 대학교육을 받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국가차원에서 만든 대학인 만큼 라디오 프로그램 송출중단은 부당하다"고 밝혔다.

EBS 편성기획팀 관계자는 "방송대 프로그램 시간대 자체가 고정돼 있어 편성에 있어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다"며 "방송대 재학생도 실제적으로 라디오를 듣는 사람보다는 케이블 TV나 녹음테이프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효용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하지만 방송대 학생들은 ‘EBS의 공영방송으로서의 사회적 책임’과 ‘라디오 프로그램의 유용성’을 주장, 반발이 전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EBS(www.ebs.co.kr) 게시판에서 선해경씨는 "자정이 넘어 방송을 챙겨 듣는 것이 쉽지 않지만 그것마저도 없애는 것은 너무나 일방적이다"고 말했다.

학보사 편집국장 김정문씨도 "라디오 강의는 설립초기부터 중요활용매체였다"며 "계절수업강의는 라디오로 이뤄지는데 이를 없애면 학생들에게 타격이 클 것"이라고 밝혔다.

‘방송대 재학생’이라고 밝힌 이도 "방송을 밤늦은 시간에 배정해놓고 시청률이 낮다고 없애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며 "어렵지만 배우려는 의지를 꺾지 말라"고 당부했다.

노수영씨는 "방송대 라디오프로그램은 평생교육에 취지가 있어 일반인들도 손쉽게 공부하는 유일한 매체였다"며 "상업적 계산으로 프로그램을 중단시킨다면 고등교육을 받고자 하는 다른 이들에게도 커다란 피해"라고 주장했다.

방송대 총학생회는 지난 6일 전국 13개 지역학생회장이 참가한 가운데 전국 중앙상임위원회를 갖고 ‘EBS에 항의메일 보내기’‘각 지역학교에 항의 플랭카드 설치’등을 결의했다.

방송대 교수들도 전체 교수회의를 갖고 지난 7일 성명서를 채택, ▲개편안을 즉각 백지화하고 ▲방송대학과의 협약서를 충실히 이행하고 ▲공영 교육방송으로서의 책무에 충실하라고 요구했다.

<경향닷컴/김수향기자 perfu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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