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

인터넷 만화가 이동구씨

인터넷에 연재하는 만화가들은 하루하루가 전쟁이다. 네티즌들의 즉각적인 반응과 댓글을 통해 매일 승부가 난다. 네티즌의 감각과 유행을 잡아내지 못하면 순식간에 도태되기도 한다. 그렇지만 잡지나 언론매체의 높은 문턱을 넘기 힘든 신인들에게 인터넷은 기회의 땅. 감각과 더불어 성실성을 겸비한다면 뛰어난 작가로 성공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둘을 겸비한 사람은 많지 않다.

[성공]인터넷 만화가 이동구씨

이씨는 ‘강가딘’으로 유명한 만화가 김삼의 아들. 하지만 그는 데뷔하면서 아버지의 이름을 전혀 드러내지 않았다. 아버지의 이름에 누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다. 또 ‘2세 만화가’라서 뜬다는 오해도 받기 싫었다.

서울에서 중학교를 졸업하고 캐나다로 유학간 이씨는 캐나다 UBC대학에 입학했다. 이후 군제대 뒤 광고회사에서 근무하다 영어유치원 교사, 영어회화 강사를 지냈다. 하지만 피는 속일 수 없는 법. 만화공부 한번 한 적 없지만 만화에 대한 열정이 꿈틀댔다. 여가시간을 이용해 영어교육을 하며 깨친 노하우를 담은 영어만화 ‘니미시 잉글리시’를 시작했다. 2003년 인터넷 다음에 만화영어 카페를 개설하고 매일 만화를 올렸다. 수십명으로 시작한 회원이 지금은 1만5천여명. 디시인사이드, 풀빵닷컴, 파코즈와 대형 영어카페에 연재되고 있다. 하루에 10만여명이 그의 만화영어를 보는 셈이다.

[성공]인터넷 만화가 이동구씨

그의 만화엔 교육만화가 놓치기 쉬운 ‘재미’가 담겨 있다. 백수로 지내는 만화주인공은 다름아닌 젊은 우리의 자화상이다. 그의 만화엔 남녀차별, 빈부격차 등에서 발생하는 한국 특유의 위트가 넘쳐난다. 유익한 표현은 익히고 관심이 없으면 피식 웃으면 그만이다.

그의 재능을 알아본 출판사에서 먼저 연락이 와 현재 니미시 잉글리시 2권까지 출간됐다. 현재 3권을 출간준비 중이다. 이 모든 것이 ‘틈틈이’ 시간을 내서 한 일이란다.

“현재는 인터넷 상거래관련 일을 하고 있어 만화에 집중하지 못해요. 그러나 어느 정도 자리잡으면 전업만화가로 나설 계획이에요. 아버지의 강가딘도 캐릭터로 살려내야 하고…. 조만간 나올 ‘강가딘 2세’를 기대해주세요.” ‘2세 만화가’라는 눈총이 싫었지만 이젠 당당히 2세 만화가임을 자랑한다. 이제 그의 ‘시간’이 왔다.

〈글 김준일기자 anti@kyunghyang.com〉

〈사진 김영민기자 viol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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