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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그 신대륙으로의 환상여행

▲ 사이언스 마스터스 시리즈/ 제러드 다이아몬드 외|사이언스북스

한번도 가본 적 없는 세계를 탐험하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그러나 지도가 있고 나침반이 있고 동행할 친구가 있다면 그렇게 어렵지만은 않을 것이다.

[책마을]과학 그 신대륙으로의 환상여행

옥스퍼드대 물리화학 교수이며 과학저술가인 피터 애킨스가 제안하는 ‘원소의 왕국’(김동광 옮김)을 가보자. 그는 화학 교과서에 실려있는 ‘주기율표’를 왕국을 탐험하는 지도로 재해석한다.

알칼리금속이 있는 북쪽해안, 금속 원소가 흩어져있는 서부사막을 지나 동쪽으로 여행을 계속하면 비금속의 다양한 풍경이 나온다. 군데군데 금광이나 호수가 있다. 동쪽에는 할로겐족 원소들의 높은 산맥이 펼쳐지다가 칼로 잘라놓은 듯 갑자기 절벽이 나타나고 곧 바다가 시작된다.

이러한 원소의 왕국을 탐험하는 이들이 과학자이다. 18세기 영국의 화학자 조지프 프리스틀리가 생명의 기체 산소를 발견했고, 19세기초 영국의 화학자 험프리 데이비가 칼륨을 발견했다. 위험스러운 왕국의 남쪽 해안을 용맹한 여성탐험가 마리 퀴리가 개척, 라듐을 추출하는 데 성공했다. 비교적 최근에 발견된 란타넘족과 악티늄족의 원소가 있는 곳을 남쪽 섬으로 규정한 것도 흥미롭다. 아직 발견되지 않은 아틀란티스섬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곳이 남쪽 변경지대이다.

‘섹스의 진화’(임지원 옮김)는 인간의 성적 습성이 인간 진화의 문화적 특징을 만드는 데 큰 구실을 해왔음을 진화생물학으로 보여준다.

‘총, 균, 쇠’로 유명한 저자 제러드 다이아몬드는 자신만의 관점에서 인간의 성행위를 재해석한다. 섹스를 한 후 수컷이 떠나는 동물 세계와 달리 인간은 짝을 지어 아이를 함께 키운다. 원시인 여성은 어떻게 수컷을 붙잡았을까? 발정기에만 섹스가 가능한 동물과 달리 인간은 언제든 섹스를 할 수 있는 상태로 진화했다.

그는 또 여성의 폐경을 인류 문명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말한다. 폐경은 나이든 여성을 출산과 양육의 고통에서 해방시켜 주었고, 오래 산 노인들이 부족의 문화와 역사를 기억을 통해 전달함으로써 문화 전승이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이번 1차분 책은 ‘원소의 왕국’, ‘섹스의 진화’ 외에 ‘마지막 3분’(폴 데이비스, 박배숙 옮김), ‘인류의 기원’(리처드 리키, 황현숙 옮김), ‘세포의 반란’(로버트 와인버그, 조혜성·안성민 옮김) 등이다.

[책마을]과학 그 신대륙으로의 환상여행

거장들이 제시한 지도로 과학 탐사를 마쳤다면 지나온 여행길을 머리 속에서 다시 구성해보자. 내가 중요한 부분을 빠뜨리고 지나쳤거나 인간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새로운 길을 지나왔을 수 있다. 혹시 지도가 잘못된 부분이 없었을까?

앞으로 뇌의 과학, 에덴 밖의 강, 자연의 수학적 본성, 지능은 어떻게 진화하는가, 양자중력으로 가는 길, 우주의 기원, 마음의 진화, 돌 속의 패턴, 진화란 무엇인가, 언어와 규칙 등이 차례로 출간된다고 하니 다음 책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각권 1만3천원

〈이은정 과학전문기자 ej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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