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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사람은 두끼만 먹었다

[책마을]조선 사람은 두끼만 먹었다

▲ 의식주, 살아있는 조선의 풍경

한국고문서학회|역사비평사

다양한 분야의 책들 중 역사교양서는 비교적 인기가 높다. ‘오래된 미래’로써 삶의 지혜를 얻고, 지적욕구와 기본적 호기심도 충족시킬 수 있어서다. 특히 근래엔 왕조·제도사 등 거대 주제 대신 당시 사람들의 소소한 일상을 끌어들인 대중적 역사교양서들이 꾸준히 출간되고 또 관심을 받는다.

‘의식주, 살아있는 조선의 풍경’도 조선시대 사람들의 의, 식, 주를 통해 당시의 생활상을 담아냈다. 현존하는 호적이나 양반가의 일기 등 각종 문헌과 풍속화 등을 통해 사람들이 무엇을 먹고 어떤 옷을 입으며, 어떤 집에서 생활했는가를 그려낸다. 저자는 다양한 분야 연구자들이 모여 고문서를 통해 역사공부를 하는 한국고문서학회다.

조선 사람들이 생각한 ‘꿈의 밥상’은 ‘쌀밥에 고깃국’이다. 하지만 신분, 거주 지역, 계절 등에 따라 현실은 큰 차이가 났다. 상류층은 쌀밥을 먹었으나 하층민은 잡곡밥과 각종 죽도 감지덕지다. 흉년이 들면 소나무껍질 등으로 연명하거나 숱하게 굶어야 했다. 판소리 ‘춘향전’에는 상류층과 보통사람의 식단이 잘 비교됐다. 월매는 이몽룡을 양반으로 대접할 때는 ‘풀풀 뛰는 숭어찜’ 등 진수성찬을 내지만, 초라한 행색으로 찾아가자 ‘먹던 밥에 풋고추·장아찌·양념간장에 냉수 한 그릇’을 준비한다. 또 부유한 집안에선 하루 7끼까지 먹었지만, 보통 사람은 아침·저녁 두끼였다. 그저 간식이던 점심이 지금과 같은 중식 의미를 가진 것은 18세기 후반이 돼서다. 한끼 식사량은 성인남자가 오늘날의 약 3배, 어린이는 오늘날 성인남자 1인분보다 많이 먹어 외국에까지 그 식사량이 화제가 됐다. 책에는 최대 기호품인 술, 담배의 사회상과 각종 구황식품도 소개된다.

[책마을]조선 사람은 두끼만 먹었다

신분사회인 조선에서 집과 의복은 신분의 상징물. 따라서 신분에 따라 차이와 차별이 있다. 100여년전 일반적인 조선 가옥의 표준형은 초가삼간으로 부엌과 큰 방, 작은 방으로 구성됐다. 일부 양반들의 경우 호화주택, 주택 과다소유, 친인척의 차명 소유 등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저자들은 조선 주거문화를 그려내면서 집 짓는 과정, 요즘의 세입자라 할 수 있는 ‘협호살이’, 지금도 찜질방의 형태로 존속하는 우리의 독특한 온돌문화와 주거생활 변천사 등 흥미로운 사실들을 상세하게 전해준다. 당시 의복문화는 단원 김홍도가 그린 것으로 전해지는 ‘월야선유도’와 현존하는 풍속화들을 꼼꼼히 분석해 찾아본다.

[책마을]조선 사람은 두끼만 먹었다

저자와 출판사가 10년전 시작한 ‘조선시대 생활사’ 시리즈 3권인 이 책은 한국사 연구자들의 모임인 한국역사연구회가 10년전 출간, 스테디셀러인 ‘조선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전2권, 청년사)를 떠올리게 한다. ‘조선시대~’가 총론이라면 이 책은 의·식·주만을 떼낸 각론이다. 국사편찬위원회 문숙자 고서전문원은 머리말에서 “매일 경험하는 의·식·주야말로 인간 본연의 역사임을 느낀다”며 이 책이 단순한 흥미만이 아니라 당시 사람들의 삶을 진지하게 되돌아보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필진은 김경숙 규장각 선임연구원, 김소은 한국학중앙연구원 책임연구원, 문숙자씨, 양진석 규장각 학예사, 이성임 성균관대 연구교수, 이영훈 서울대 교수, 임학성 고려대 연구교수, 장필기 국사편찬위 편사연구관, 정긍식 서울대 교수다. 1만7천원

〈도재기기자 jaek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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