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순이의 딸

[길, 만인보] 점순이의 딸

봄이 무르익으면 금병산 자락에 한 소녀와 소년이 있습니다. 소녀는 때로 자기네 닭과 소년네 닭을 싸움시키고, 노란 동백꽃 속에 고만 소년과 아찔하게 파묻히기도 합니다. 소년은 때로 성례를 핑계로 봉필영감에게 부림만 당하기도 하고, 알 듯 모를 듯 소녀의 마음에 저근 듯 넋을 놓기도 합니다. 그 아릿한 봄은 이제 오지 않는 것일까요.

*지난 4월29일 춘천 신동면 실레마을 김유정문학촌에서는 제5회 김유정문학제 행사의 하나로 “‘봄·봄’ ‘동백꽃’의 점순이를 찾습니다”가 열렸다. 김유정 소설 속의 여주인공처럼 키는 작지만 야무지고 당찬 캐릭터의 이미지를 지닌 여성을 선발하는 행사였는데, 행사 중간에 깜짝인물이 무대에 올랐다. 진짜 점순이의 딸이 나타난 것. 최금자씨(67)는 실명은 아니지만 실존인물이었다는 소설 속 봉필영감의 외손녀이자 점순이의 딸이란다. 그녀는 자신의 가족들이 소설 속에서 애꿎게 그려진 것이 못내 속상하기도 했지만, 이렇듯 사람들 가슴 속에 지워지지 않는 인물로 남게 된 것이 한편으로 흐뭇하기도 하다며 웃었다.

〈글·사진 유성문|여행작가 rotack@lyc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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