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삶

수은·비소… 나폴레옹도 毒에 희생됐을까

이로사 기자

세상을 바꾼 독약 한 방울…존 엠슬리 | 사이언스 북스

[책과 삶]수은·비소… 나폴레옹도 毒에 희생됐을까

주기율표를 보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암기주입식 교육의 고달픔? 아니면 멘델레예프의 저주? 저자는 독살을 떠올린다. 주기율표를 펼쳐놓고 그 중 가장 널리 독살에 사용돼온 원소들을 골라, 속속들이 파헤친다. 선택된 원소는 수은, 비소, 안티모니, 납, 탈륨 등. 각 원소의 역사와 용도, 인체에 주는 영향, 생활 속 위험성 등을 설명하는데, 한 원소 당 대략 100페이지 이상을 소비해 꽤 자세하다.

구미가 당기는 것은 실제 독살 사건들이다. 주로 유명인의 죽음을 둘러싼 뒷이야기에 집중돼 있다. 그 같은 의심이 발생할 만한 사회적 배경에 대한 설명도 충실한 편이다. 책에 따르면 나폴레옹은 비소 중독으로 사망했을 수 있다. 18세기 비소가 포함된 초록색 물감이 벽지에 많이 사용됐는데, 그가 사망한 방의 벽지도 초록색이었던 것. 나폴레옹의 머리카락 분석 결과 비소 농도가 정상 수준의 100배에 달했다. 모차르트의 죽음을 둘러싼 가설도 흥미롭다. 세상을 떠도는 가설들은 레퀴엠의 저주, 류머티즘 열병, 살리에르에 의한 독살설 등 실로 다양하다. 저자는 모차르트가 우울증 때문에 안티모니 가루약을 처방받았다며 안티모니 중독에 의한 죽음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연쇄 살인마 잭더리퍼로 의심받기도 했던 이발사 조지 채프먼은 세 명의 아내를 자연사로 위장하는 데 안티모니를 썼다. 깔끔한 단편 추리소설집을 읽은 기분도 든다.

저자가 ‘감사의 말’을 전하는 이들의 면면이 재미있다. 체셔 주 중앙 독물학 연구소 존 애시비 박사, 눈 속의 독 때문에 죽은 밀렵꾼 이야기를 해 준 해리슨 타운센드, 교황 클레멘스 2세의 독살을 다룬 논문을 번역해 준 토머스 비팅거…. 흔치 않은 어둠의 ‘댕스 투’ 목록이다. 각권 1만5000원(전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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