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어린이병원’ 어쩌나!

헬스경향 황인태 기자

확대하려는 보건복지부 vs 저지하려는 동네 소아과

한밤중에 아이가 아프면 황급히 병원응급실을 찾지만 심야에 문 연 병원을 찾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게다가 응급실이 있다 해도 병상이 부족해 대기시간은 길고 의료비는 비싸다. 따라서 아이가 아파 급히 응급실을 이용해야 하는 부모들의 불만은 커질 수밖에 없다.

‘달빛어린이병원’ 어쩌나!

이러한 야간소아진료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는 지난해 9월부터 ‘달빛어린이병원’을 운영 중이지만 확산에 제동이 걸리면서 해결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전국 15곳의 달빛어린이병원은 평일 야간 24시까지, 토·일·공휴일은 22시까지 소아청소년 전문의가 진료하는 제도다. 현재 부산 3곳, 인천 1곳, 대구 2곳, 경기 2곳, 충남 1곳, 전북 1곳, 경북 2곳, 경남 2곳, 제주 1곳 등이 지정됐다.

△평일야간·휴일 소아환자에 큰 도움

정책도입 후 달빛어린이병원을 이용한 아이부모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보건복지부가 공개한 이용자만족도 조사결과 ‘도움이 됐다’는 의견이 무려 94%에 달했다. ‘다른 지역으로 확대돼야 한다’는 의견도 95%였다.

특히 전문적 진료, 짧은 대기시간, 상대적으로 저렴한 진료비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달빛어린이병원 이용자 절반이 ‘야간·휴일에 아이가 아파서’ 방문하는 경우였다. 재방문의사도 88%가 ‘그렇다’라고 답했고 ‘지인에게 추천하겠다’는 의견도 87.3%로 높게 나타났다.

현재 복지부는 야간·휴일처방조제의 불편을 없애기 위해 병원 인근에 ‘달빛어린이약국’도 함께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시범사업 4개월간 달빛어린이병원 이용자는 10만명을 넘어섰다. 매달 전국 2만7000여명의 어린이가 야간과 휴일에 진료 받은 것이다. 이에 복지부는 올해 안으로 달빛어린이병원을 20곳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소아청소년과(이하 소청과) 의사들과 갈등을 빚으면서 정책수행에 난항을 겪고 있다.

‘달빛어린이병원’ 어쩌나!

△소아청소년과, 기존인프라 활용 강조

소청과 의사들은 달빛어린이병원제도의 취지를 공감하면서도 병원 확산으로 인해 개원가가 붕괴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결국 일차의료체계가 무너져 궁극적으로 의료접근성이 약화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대한소아청소년과개원의사회 김재윤 회장은 “현 제도는 일부병원만의 야간진료를 활성화시킨다”며 “소아야간가산 적용시간을 앞당겨 기존 일차의료기관 인프라를 활용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특정병원이 아닌 소아야간가산에 참여하고 있는 기존의원들을 활성화하자는 설명이다. 2014년 6월 기준 소아야간가산에 참여한 의원은 약 900여 곳이다. 복지부와 소청과개원의사회는 이 같은 문제를 풀고자 최근 간담회를 가졌지만 양측 의견을 전달하는 수준에서 마무리됐다. 복지부는 올해 목표인 20곳을 달성할 때까지 ‘달빛어린이병원’ 공모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2차 공모마감은 4월 30일까지다.

보건복지부 응급의료과 서민수 사무관은 “일회적인 출산장려금보다는 아이를 낳아 기를 수 있는 환경이 더 중요하다”며 “달빛어린이병원은 야간·휴일에 문을 연 병원이 없어 응급실을 이용하는 소아환자의 불편을 해소하고 응급실과밀화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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