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학계 원로 학자들이 정부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결정 철회와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원로 사학자들은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흥사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신 독재 체제부터 40년이 지난 오늘날 또다시 정권의 입맛에 맞는 한 가지 역사 해석만을 획일적으로 주입시키기 위해 국정 교과서를 만들겠다니 그야말로 시대착오적인 발상이 아닐 수 없다”며 비판했다.
이들은 “세계적 추세에 따라 검정제도를 자유발행제로 바꾸기 위한 논의를 전개해야 할 시점에 거꾸로 국정제로 되돌리겠다고 하는 것은 역사 교육을 망가뜨리겠다고 작정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개탄했다.
이어 “헌법재판소 판결이나 여의도연구원 보고서, 유엔의 권고 등에도 한결같이 국가 주도의 단일 교과서인 국정 교과서는 특정 이념을 일방적으로 주입하기 위한 도구가 될 위험성이 크다고 지적했다”고 설명했다.
이이화 전 서원대 석좌교수는 “김정배 위원장은 역사인으로서 반성해야 한다”며 “청와대를 향해 간언할 용기가 없다면 물러나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이만열 전 국사편찬위원장, 조광 고려대 명예교수,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장, 이이화 전 서원대 석좌교수, 윤경로 전 한성대 총장, 서중석 성균관대 명예교수, 안병욱 가톨릭대 명예교수 등이 참석했으며 회견문에는 이들 교수들을 포함해 총 22명의 학계 원로들이 이름을 올렸다.
이 기자회견에 이름을 올린 이는 아래와 같다.
강만길(전 상지대학교 총장), 권태억(전 서울대학교 교수), 김정기(전 제주교육대학교 총장), 김태영(전 경희대학교 교수), 노중국(전 계명대학교 교수), 박현서(전 한양대학교 교수), 서중석(전 성균관대학교 교수), 성대경(전 성균관대학교 교수), 안병욱(전 가톨릭대학교 교수), 유승원(전 가톨릭대학교 교수), 윤경로(전 한성대학교 총장), 이만열(전 국사편찬위원장), 이병휴(전 경북대학교 교수), 이이화(전 서원대학교 석좌교수), 임세권(전 안동대학교 교수), 장병인(전 충남대학교 교수), 전형택(전 전남대학교 교수), 조광(전 고려대학교 교수), 조동걸(전 국민대학교 교수), 서굉일(전 한신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