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하늘에 나타난 유령 도시 동영상은 조작?

정용인 기자

중국의 하늘에 나타난 유령 도시 동영상은 조작?

[언더그라운드.넷] 지난 10월 9일 유튜브에 올라온 한 영상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영상은 한 중화권 언론의 보도영상이다. 어느 비오는 날 영상이다. 한 톨게이트를 비추던 카메라가 패닝해 하늘을 보여주면, 거대한 빌딩들이 공중에 떠있다. 이건 일종의 신기루 현상이었을까?

&10712;2015년 중국의 하늘에 나타난 미스터리 도시 영상&10713;이라는 제목으로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

10월 9일 업로드되어 전세계적으로 논란을 일으킨 중국 하늘에 나타난 도시 그림자 영상의 한 장면. /유튜브

10월 9일 업로드되어 전세계적으로 논란을 일으킨 중국 하늘에 나타난 도시 그림자 영상의 한 장면. /유튜브

일단, 이 동영상에 뜨거운 관심을 보인 쪽은 음모론 진영이다. 가장 열심인 쪽은 나사가 블루빔이라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쪽. 블루빔 프로젝트란 나사가 뉴에이지 종교와 결탁, ‘우주쇼’를 연출해 신세계질서를 홍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09년 12월 노르웨이 트론델라그 북부 지역에 나타난 하늘의 회오리 모양 불빛 역시 결론은 러시아의 로켓 발사 실패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언급되었지만, 나사의 블루빔 프로젝트 음모론을 신봉하는 쪽에서는 이 역시 거대한 음모와 연관된 것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른바 ‘노르웨이 소용돌이’로 알려진 사진. 현재까지 공식적인 설명은 러시아의 불라바 미사일 발사 테스트 실패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되어 있지만, 음모론 진영에서는 아직까지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 사건으로 여기고 있다. /경향자료

이른바 ‘노르웨이 소용돌이’로 알려진 사진. 현재까지 공식적인 설명은 러시아의 불라바 미사일 발사 테스트 실패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되어 있지만, 음모론 진영에서는 아직까지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 사건으로 여기고 있다. /경향자료

이 중국 발 영상이 담고 있는 내용에 대한 결론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인터넷에서는 블루빔 프로젝트 이외에도 평행우주론, 중국 정부의 신무기설 등 다양한 설명이 현재 쏟아져 나오는 중이다. 일본에서는 미야자키 하야오 만화영화 <천공의 성 라퓨타>의 영향 탓인지 ‘라퓨타가 실존?’ 식으로 이 사건이 소개가 되고 있다. 그나저나 진짜일까.

애초에 관련 보도가 나왔던 중국 쪽에서는 일단 회의적이다. 중국 명보(明報) 등의 추적보도에 따르면 애초 영상이 찍힌 날짜는 10월 7일 오후 3시. 해당 현상이 나타난 것은 30분이라는 이야기도 있고, 불과 몇분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도 있다. 찍힌 곳은 중국 광둥성의 포산(佛山)시다. “수백 명의 목격자가 있었다”고 이야기되었지만 명보의 리포터가 해당 시를 방문해 영상을 보여줘도 목격했다는 사람을 찾을 수 없었다. 문제는 포산시 뿐 아니라 같이 목격되었다는 장시성 쪽에서도 해당영상을 찍은 장소를 정확하게 특정할 수 없다는 것. 게다가 중국 기상당국에 따르면 당일 오후 3시와 4시 사이에 포산시의 난하이구 쪽 하늘에 천둥구름은 있었지만 신기루가 만들어질 수 있는 기상요건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건 이후, 동영상이 찍힌 것으로 알려진 광둥성 포산시에 방문한 언론사의 탐문 취재 영상. 주민들은 실제 그런 현상을 목격하지 못했다고 밝히고 있다.

중국 언론의 사후보도에 따르면 광학전문가들은 실제 하늘의 영상이 아니라 이중노출로 유리창에 비친 그림을 찍은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반면, 중국 누리꾼들의 반응은 처음에 언급한 ‘블루빔 프로젝트’에서부터 ‘에어리언 도시 설’, ‘평행우주론’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반면, 외국의 과학매체들은 “이 영상이 실제 영상이라는 전제로” ‘파타 모르가나(Fata Morgana)’라고 불리는 보기 드문 신기루 현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파타 모르가나는 주로 해안에서 나타나는 현상인데, 공기밀도로 인한 빛의 굴절로 실제 해상에는 존재하지 않아 멀리 떨어진 배가 저멀리 수평선에 공중에 떠 있는 것처럼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이른바 ‘하늘을 나는 유령선(Flying dutchman)’이나 바다나 공중에 나타나는 UFO에 대한 하나의 과학적 설명논리로 등장하는 이론이다.

“흔히 있는 일입니다. 주로 사막이나 바다에서 나타나지만 우리로선 여름철 아스팔트에서 흔히 목격되는 일입니다. 신기루(mirage) 현상입니다. 간단히 정의한다면 빛이 투과되면서 공기 속의 수증기와 밀도차이 때문에 특이한 현상이 일어나는 겁니다. 일출사진이 대표적이에요. 바다 밑에 해가 없는데 해가 있는 것처럼 보이거든요. 이것은 오메가 현상이라고 합니다. 빛의 왜곡에 의해 물체도 굴절되는데, 배인데 배가 아니라 공이나 기둥처럼 보이기도 하고 공중에 떠 있는 섬 밑에 섬이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해요.” 변희룡 부경대 환경대기학과 교수의 말이다. 그는 부산에서 찍은 대마도 사진들은 대부분 이 신기루 현상에 해당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변 교수는 “이전에 중국의 강에 나타난 도시 영상을 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변 교수가 언급한 영상은 지난 2011년 6월 16일, 중국 동부 안후이성 황산시의 시안강 툰시구역에서 나타난 영상을 말하는 것이다.

지난 2012년 6월 16일, 중국 동부 안후이성 황산시 시안강 툰시구역에 나타난 도시 신기루를 담은 영상.

그런데 그건 그렇다 치고 이번 중국 영상은? 앞의 시안강 영상을 보면, 이번 경우처럼 폭우가 내린 후 도시 영상이 만들어졌다. 이런 경우엔 어떤 메카니즘에 의해 그런 신기루가 만들어지는 것일까. 계속되는 변 교수의 말. “문제는 기존의 기상과학에서 공기의 밀도를 충분히 분석해서 신기루가 나타나는 현상을 증명한 적이 없다는 것입니다. 신기루가 나타나는 건 실제로 나타나니까 충분히 그때의 빚이 굴절하는 과정과 공기의 밀도차이 때문에 나타난다고 설명을 할 수는 있는데, 관측할 수 있는 능력은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압니다. 세밀한 공기밀도의 차이를 관측할 수는 아직 없거든요.”

기자는 중국 사이트를 뒤져, 위의 보도들에 나온 원본 영상을 확보했다. 생각외로 영상은 짧았다. 총6초짜리 mp4 파일이다. 휴대폰으로 촬영한 영상으로 보인다.

변 교수에게 이 원본동영상을 이메일로 보내 확인을 부탁했다. 잠시 후 돌아온 답. “건물의 가장자리 선이 분명한 것, 건물 주변의 하얗게 빛나는 구름, 이 두 가지가 의심의 대상이긴 합니다. 반드시 가짜라고 말하기는 어렵긴 합니다만, 개인적인 견해로는 가짜라고 생각합니다.” 변교수의 개인의견으로도 중국 언론들의 결론처럼 누가 가짜로 만들어낸 영상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독자 여러분은 어떻게 보이시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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