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교과서 6개월이면 집필”…한술 더 뜬 교육수장 후보

박용필 기자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7일 인사청문회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옳다”고 말했다. 집필 작업도 6개월 안에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예비 교육수장의 입에서 초고속 집필계획이 확인되며 졸속 집필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본인과 가족에 관한 ‘종합세트식 의혹’들에 대해서는 “송구스럽다”를 연발했다. 첨예한 교육현안들엔 “파악 안됐다”는 답변을 이어가 여당 의원들조차 우려했다.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7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의 질문 자료를 컴퓨터로 보면서 ‘직계 가족의 국적 자료’ 등에 대한 질의를 듣고 있다. 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7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의 질문 자료를 컴퓨터로 보면서 ‘직계 가족의 국적 자료’ 등에 대한 질의를 듣고 있다. 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국정화는 옳다”

이 후보자는 “역사교과서 국정화가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양심에 비춰 옳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박정희 정권 당시 추진됐던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해서도 “일부 긍정적인 평가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편찬기준 발표가 미뤄지고 있는데, 교과서 원고에 대한 심의가 예정된 7월까지 교과서 집필이 가능한가”라는 도종환 더민주 의원의 질문에 이 후보자는 “집필진이 46명인 만큼 집중적으로 작업하면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집필진이 많아 빠른 시간 안에 집필할 수 있다는 답변은 전형적인 물량적 관점으로 교과서 집필을 이해하지 못한 답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교과서 집필 전문가들은 “여러 차례의 토론과 자문, 수정을 거쳐야 하는 교과서 특성상 여러 명의 저자가 참여하면 오히려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짚었다.

“국정교과서 6개월이면 집필”…한술 더 뜬 교육수장 후보

■“그러니 금수저라 지적하는 것”

유기홍 더민주 의원은 “후보자가 군복무 당시 토지와 주택을 잇따라 매입했고, 증여받은 것으로 의심되는데 증여세를 낸 기록을 찾을 수가 없다”며 증여와 탈세 의혹을 제기했다. 이 후보자는 “아버지가 처리하신 일이라 알지 못한다”면서도 “만약 내지 않았으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같은 당 배재정 의원은 “후보자는 25세에, 자녀는 30세에 부동산을 구입했고 자녀와 손자녀 3명이 미국 국적을 가지고 있는데 국민들이 부러워할 것 같다”며 “그러니 국민들이 금수저라고 지적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같은 당 박홍근 의원 역시 이 후보자와 배우자의 탈세 의혹을 추궁했다. 박 의원은 “시가 40억원에 달하는 부동산을 소유하고 막대한 임대수익을 내면서도 이 후보자는 2009년 종합부동산세를 1년 이상 연체했고 배우자도 11번에 걸쳐 상습적으로 세금을 연체했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자는 “서민의 애환을 헤아리지 못했다”면서도 “부동산은 투기 목적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교육현안 초등생 수준의 답변”

이 후보자는 “최근 논란이 된 ‘교사 빗자루 폭행 사건’을 알고 있느냐”는 이종훈 새누리당 의원의 질문에 “잘 모른다”고 답했다. 또 ‘교권 추락에 대한 대책’을 묻는 질문에는 “현재 담임 수당을 인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엉뚱한 답변으로 빈축을 샀다. 박혜자 더민주 의원은 “교육에 관한 후보자의 기고나 칼럼을 찾아볼 수가 없다. 어떤 교육철학을 가지고 있는지조차 알 수 없다”며 전문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정진후 정의당 의원 역시 “장관이 되면 준법의식과 인성에 관한 교육을 강화하겠다”는 이 후보자의 답변을 두고 “초등학생 수준의 답변”이라고 지적했다. 이 후보자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누리과정 예산 등 굵직한 현안에 대해 “아직 파악 안됐다”를 연발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조차 “교육현안을 잘 모르는 것 같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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