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임여성으로 불리는 걸 거부한다”···‘출산지도’ 항의시위 열린다

주영재 기자

여성들이 “여성을 애 낳는 기계 취급”하는 정부를 상대로 ‘가임거부 시위’를 연다.

임신중단 합법화를 요구하는 여성들의 일시적 온라인 모임인 ‘BWAVE(Black wave)’는 6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가임거부 시위를 연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시위는 행정자치부가 지난해 12월29일 공개한 ‘대한민국 출산지도’에 반대하고 여성을 출산의 도구로 취급하는 정부의 행태를 비판하기 위해 마련됐다.

출처:행정자치부 ‘대한민국 출산지도’

출처:행정자치부 ‘대한민국 출산지도’

‘대한민국 출산지도’는 지역별 가임 여성 수를 발표하고, 순위를 매겨 논란이 일었다. 비판 여론이 일자 행정자치부는 해당 자료를 게시한 페이지를 폐쇄하고 수정공지문을 올렸다. “여성의 몸을 저출산 대책을 위한 국가의 관리 대상” 쯤으로 취급했다는 비판이 컸지만 이에 대한 사과는 없었다.

시위 주최 측은 “모든 여성에게 의무 출산 횟수를 할당하지 않는 이상 가임여성 숫자와 저출산 대책은 어떠한 연관도 없다”면서 “가임지도에는 여성을 잠재적 엄마, 즉 자궁으로 치환하는 남성중심적 시각과 ‘이렇게 많은 여성이 있는데 왜 아이를 낳지 않느냐’는 힐난이 담겨있다”고 밝혔다. 시위 주최 측은 “여성이라면 누구나 이번 시위에 참여 가능하다”고 밝혔다.

주최 측은 이날 시위에서 책임자인 홍윤식 행자부 장관과 안승대 자치행정과장은 대국민사과 및 사퇴와 함께 인구정책의 수단으로 여성을 이용하거나 여성에게 저출생의 책임을 돌리지 않겠다고 확약할 것을 촉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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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에서 “임신중단 합법화를 요구하는 여성단체 ‘BWAVE(Black wave)’”를 “임신중단 합법화를 요구하는 여성들의 일시적 온라인 모임”으로 수정했습니다. ‘BWAVE’의 한 팀원은 경향신문에 e메일을 보내 “‘BWAVE’는 여성단체가 아니라 익명의 여성들이 일시적으로 모인 팀으로서, 시위를 안내하고 일반 여성시민들의 참여를 도울 뿐, 여성단체로서 활동을 하는것은 아닙니다. 시위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참여 가능합니다. 여성단체라는 말을 빼주시고, 온라인에서 모인 여성들의 시위 정도로 수정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알려왔습니다. ‘BWAVE’의 트위터 계정도 일시적으로 모인 팀이라고 소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요청을 따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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