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정의당 대표 퇴임 “군소정당 딱지 못 떼 아쉬워…승자독식 선거제도 바꿀 것”

정제혁 기자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대표직 퇴임을 하루 앞둔 10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머리 위로 하트 모양을 만들며 지지자와 국민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대표직 퇴임을 하루 앞둔 10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머리 위로 하트 모양을 만들며 지지자와 국민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당 심상정 상임대표(58)가 2년 임기를 마치고 대표직에서 물러난다. 지난 대선 때 역대 진보정당 후보 중 최고 득표율을 올리는 등 당의 외연 확장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던 심 대표는 선거법 등 정치제도 개혁에 주력할 예정이다.

심 대표는 퇴임을 하루 앞둔 1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의당이 진보적 대중정당의 기틀을 갖춘 것을 가장 큰 보람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쉬운 점으로는 “아직 군소정당 딱지를 떼지 못한 것”을 꼽았다.

심 대표는 향후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결선투표제·18세 투표권 도입 등을 뼈대로 한 선거제도 개혁에 앞장설 계획이라고 했다. 승자독식의 현행 선거제도를 뜯어고치는 게 시급하다는 것이다. 심 대표는 “정의당이 제1 야당이 되는 상상을 해달라. 선거제도 개혁을 통해 이를 현실로 만들어달라”고 했다.

심 대표는 2015년 7월 “강하고 매력적인 정당을 만들겠다”며 당 대표에 당선됐다. 심 대표 재임기는 정치적 격변기였다. 지난해 총선에선 여소야대와 다당제 구도가 형성됐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터졌고,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됐다. 조기 대선이 치러졌고, 정권교체가 이뤄졌다.

성과도 적지 않았다. 지난해 촛불정국에서 선명 노선으로 ‘박근혜 탄핵’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지난 대선에선 ‘심블리’라는 별칭을 얻으며 완주해 6.2%의 지지율을 얻었다. 역대 진보정당 대선 후보가 거둔 최고 득표율이다. 특히 심 대표는 대선 TV토론을 통해 ‘과격한 진보’ ‘대안 없는 진보’라는 사회 일각의 통념을 불식하고 정의당을 현실에 기반을 둔 대중정당으로 인식시키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의당이 낡은 정파 질서를 넘어선 것, 국민모임, 노동정치연대, 진보결집플러스 등을 통합해 외연을 확장한 것도 성과로 꼽힌다.

하지만 난관도 많았다. 4·13 총선을 통해 국민의당이 제3정당으로 부상하고 다당 구도가 형성되면서 원내에서 존재감을 확보하기 힘들어졌다. ‘개혁 정부’인 문재인 정부와의 관계 설정도 쉽지 않은 문제다. 정부여당과 ‘개혁 연대’에만 치중할 경우 진보정당 정체성과 존재감을 상실할 위험이 있다. 그렇다고 차별화에 주력할 경우 가뜩이나 취약한 원내 개혁 역량이 분산될 수 있다. 당 간판인 심상정·노회찬 이후의 리더십을 발굴·육성하는 것도 과제다.

정의당은 11일 차기 당대표를 선출한다. 현재 판세는 박원석 전 의원과 이정미 의원의 2파전 구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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