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군산의 한 라이브 주점에서 불이 나 섬 마을 주민 등 3명이 숨지고 30명이 다쳐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17일 오후 9시 53분쯤 전북 군산시 장미동 한 건물 1층 주점에서 외상값에 앙심을 품은 이모씨(55)가 휘발유를 붓고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불을 순식간에 주점 내부로 번졌다. 노래를 부르고 있던 손님들은 불길을 발견하고 탈출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18일 오전 현재 3명이 숨지고 30명은 중·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후송됐다. 사상자들은 대피과정에서 연기에 질식해 무대 주변에 쓰러져 있던 이들이 다수였다.
소방 당국은 부상자 가운데 중상자가 5명 정도 있어 사망자 수는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불은 주점 내부를 모두 태우고 1시간만에 출동한 소방관들에 의해 진화됐다.
소방당국은 신고후 3분만에 소방차 30대와 340여명의 소방관을 현장에 도착시켜 화재를 진압했다. 주점에는 스프링쿨러가 설치되지 않아 인명피해가 컸다.
전북소방본부 관계자는 “무대 주변에서 춤을 추던 손님들이 한꺼번에 비상구로 빠져나가려다 연기를 들이마시면서 쓰러진 것으로 보인다”며 “카페가 1층이어서 망정이지 지하였다면 수십명의 사망자가 나왔을 것”이라고 전했다.
범행 직후 도주했던 이씨는 이날 오전 1시30분쯤 군산시내 선배 집에 숨어 있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이씨는 정박돼 있는 배에서 휘발유를 빼 온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경찰 진술에서 “외상값이 10만원인데 주점 주인이 20만원을 요구했다. 화가 나서 불을 질렀다”고 밝혔다. 이씨는 뇌수술을 받은 병력이 있는 것으로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용의자도 상처가 중상이어서 간단한 조사를 마친 후 대전으로 긴급후송한 상태”라며 “병원치료가 끝나는 대로 구체적인 사건 경위를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