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의 무한 변신···접고! 없애고! 늘리고!

임지선 기자

2007년 세상은 키패드 없는 휴대전화에 깜짝 놀랐다. 미국의 애플이 아이폰을 내놓은 것이다. 걸어다니는 ‘컴퓨터’이자 키패드를 꾹꾹 누르는 방식이 아닌 화면을 직접 터치해서 조작이 가능한 휴대전화에 사람들은 열광했다. 삼성전자도 2010년 갤럭시 S시리즈를 처음 발표하면서 경쟁 체제를 이어갔다. 처음에는 ‘손 안에 컴퓨터’를 추구하다가 노트만한 크기로도 개발됐다. 스마트폰에 달린 카메라 화소를 높이는 ‘전쟁’도 이어갔다. 최근 들어서는 화면을 감싸는 겉 테두리(베젤)를 줄여나갔다. 특히 샤오미, 화웨이 등 중국 제조업체들이 ‘가성비’를 들고 나오면서 싸움은 격화됐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났다. 스마트폰에서 ‘더이상 혁신은 없다’는 말이 없어졌다. 아이폰이든 갤럭시이든 마찬가지였다.

소비자들의 기대치도 낮아졌다. ‘스마트폰이 새로운 기능을 넣어봐야 스마트폰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많다. 스마트폰의 교체 주기가 짧아졌다는 점이 이를 잘 보여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17 인터넷이용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한국인의 평균 스마트폰 교체 주기는 2년8개월이다. 최근 미국의 조사결과도 이와 비슷하다.

그럼에도 제조업체들은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자 다시금 안간힘을 쓰고 있다.

① 접어라!

지난 1월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19’에서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인 ‘로욜’ 전시관에서 관람객들이 접히는 스마트폰 ‘플렉스 파이’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월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19’에서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인 ‘로욜’ 전시관에서 관람객들이 접히는 스마트폰 ‘플렉스 파이’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스마트폰은 아무리 경쟁을 펼쳐봐야 기존 손바닥만한 크기의 직사각형에 머물렀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손바닥만한 직사각형’을 넘어서는 노력이 시작됐다. 바로 폴더블폰이다. 접으면 기존 스마트폰 크기이지만, 펼치면 태블릿 수준의 화면이 펼쳐지도록 개발한 것이다.

2019년은 접었다 펼 수 있는 ‘폴더블폰’의 원년이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IT·가전전시회(CES)에서 세계 최초로 폴더블폰이 나왔다. 중국의 스타트업 로욜이라는 곳에서 내놓은 ‘플렉스 파이’였다. 로열 제품은 밖으로 접히는 방식이다.

삼성전자도 곧 폴더블폰을 공개한다. 이달 20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S10’ 공개 행사에서 폴더블폰도 함께 나온다. 2월말 스페인에서 열리는 모바일 관련 전시회인 MWC에서는 LG전자, 중국의 화웨이 등이 폴더블폰을 공개할 예정이다.

보다 넓어진 화면에서는 여러개의 앱을 동시에 열고 여러가지 일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 동영상이나 영화도 시원하게 감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폴더블폰이 새로운 ‘혁신’에는 해당할지 모르지만 과연 대중에게 얼마나 안착할지는 두고봐야 한다.

일단 가격적인 면에서 장벽이 높다. 회사마다 책정할 가격이 다르겠지만 현재 업계에서는 200만원 정도로 관측하고 있다. 스마트폰 하나에 200만원을 들여서 살 만한 인구는 많지 않기 때문에 당장 시장성이 높은 제품은 아니다.

접었을 때 얼마나 가볍고 얇을지도 관건이다. 접었을 때 두껍고 투박하다면 들고 다니기 불편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선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② 테두리·구멍·버튼 모두 없애고 화면만 남겨라!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업체 메이주가 내놓은 구멍 없는 ‘제로’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업체 메이주가 내놓은 구멍 없는 ‘제로’

2017년부터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주력한 목표는 테두리를 없애는 것이었다. 화면을 크게 보여 몰입감을 높이기 위한 취지였다. 테두리를 줄이는 것 뿐 아니라 홈버튼을 없애고, 지문 스캐너, 스피커 등 모든 단자를 없애는 기술까지 등장했다. 애플은 아이폰X에 화면 크기는 넓히기 위해 홈 버튼을 포기하기도 했다.

지난달 23일 중국에서는 이어폰과 볼륨조절 버튼, 전원버튼, 충전단자 등 외부로 드러난 모든 구멍과 버튼을 없앤 스마트폰이 나왔다. 중국의 중위권 제조업체인 메이주는 구멍과 버튼이 아예 없는 ‘제로(zero)’ 스마트폰을 공개했다. 이 제품은 볼륨은 외부 버튼이 아닌 터치 패널로 조절하고, 충전은 무선 방식으로 이뤄진다. 디스플레이 화면을 제외하고는 외부에 드러난 건 카메라 뿐이다.

삼성전자가  최근에 내놓은 갤럭시 A9프로. 이 제품은 전면 카메라 홀을 제외한 스마트폰 전면을 모두 화면으로 채웠다.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최근에 내놓은 갤럭시 A9프로. 이 제품은 전면 카메라 홀을 제외한 스마트폰 전면을 모두 화면으로 채웠다.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지난달 25일 내놓은 ‘갤럭시 A9 Pro(Galaxy A9 Pro)’는 전면 카메라 홀을 제외한 스마트폰 전면을 모두 화면으로 채운 ‘인피니티-O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 곧 공개되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10 역시 이 기술이 적용될 전망이다.

③ 카메라를 늘려라!

LG전자가 지난해 10월 출시한 V40씽큐(ThinQ). 이 제품은 전면과 후면에 카메라가 총 5개 탑재돼 있다.  LG전자

LG전자가 지난해 10월 출시한 V40씽큐(ThinQ). 이 제품은 전면과 후면에 카메라가 총 5개 탑재돼 있다. LG전자

젊은 층들이 스마트폰을 쓸 때 중시하는 기능 중 하나가 카메라이다. 얼마나 선명하고 잘 찍히느냐, 얼마나 감각적 사진을 남길 수 있느냐가 스마트폰을 선택할 때 중요한 요소이다.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이 점에 주목, 단순히 화소를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여러개의 카메라를 달 수 있는 기능, 광각 기능을 넣은 카메라 등을 개발하고 있다. 카메라가 1개가 아닌 2개 이상이라면 표준, 망원 등 여러가지 렌즈를 조합해 다양한 기능을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카메라 갯수 경쟁을 촉발시킨 주인공은 중국 업체인 화웨이이다. 지난해 3월 화웨이는 세계 최초로 카메라를 3개 단 스마트폰 ‘P20’을 내놓으면서 시장을 놀라게 했다.

이어 LG전자도 앞면, 뒷면에 모두 5개의 카메라를 탑재한 ‘V40 씽큐’를 출시했다. 이 제품에는 후면에는 표준, 초광각, 망원 등 3개 카메라가 있고 전면에는 표준, 광각 카메라 2개가 있다.

삼성전자도 이 흐름에 올라탔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말 세계 최초로 뒷면에 4개의 카메라를 단 스마트폰 갤럭시 ‘A9’을 내놓았다. 삼성전자는 특히 카메라 기술력 향상을 위해 최근 이스라엘의 카메라 스타트업인 코어포토닉스를 인수했다고 외신들이 보고하고 있다. 코어포토닉스는 광학 줌, 저조도 촬영, 광각사진기술 등 모바일 기기에 탑재되는 각종 카메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LG전자가 이달말 MWC에서 공개할 G8 역시 카메라 기능이 업그레이드 됐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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