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이 본 윤석열 당선···“대북강경책과 더 강한 한미동맹 요구”

박은하 기자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당선이 확정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0일 서울 여의도 당사 앞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권호욱 선임기자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당선이 확정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0일 서울 여의도 당사 앞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권호욱 선임기자

외신들은 9일 치러진 한국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국민의 힘 윤석열 후보가 당선됐다는 소식을 전하며 한국의 대북·외교 정책이 문재인 정부와 달라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윤 당선자가 대북강경노선을 택하고 미중갈등 국면에서 전략적 모호성 대신 전략적 선명성을 택할 것이라 전망했다. 한일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다. 선거기간 반중정서, 반페미니스트 감정을 활용했다는 언급도 있었다.

주요 외신들은 한국시간으로 10일 새벽3시 55분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패배선언 이후 윤 당선자가 치열한 접전 끝에 당선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서울발 기사에서 “이번 선거가 주택가격 폭등, 미투(Me Too·나도 고발한다), 부패 등의 문제가 불거진 문 대통령 정부에 대한 찬반 투표 성격”이었다며 “불만에 찬 유권자가 1987년 이후 가장 치열했던 선거전에서 그의 당선을 도왔다”고 말했다. 윤 당선자에 대해서는 “검사로서 전직 대통령들을 뒤쫓았던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NYT는 “북한에 더 강경한 자세, 미국엔 더 강력한 동맹을 요구하는 목소리와 함께 보수 진영이 다시 정권을 잡았다”며 “윤 후보의 당선은 현 대통령의 진보적 기조를 뒤집을 수도 있다. 북한과 대화, 평화를 모색하는 정책에서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특히 “힘을 통한 평화를 구축하겠다”는 윤 당선자의 발언을 소개했다. 또 “문 대통령이 동맹인 미국과, 통상 파트너인 중국 사이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한 데 비해 윤 당선자는 한미동맹을 분명하게 우선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고도 짚었다. NYT는 차기 정권 초기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긴장을 연출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워싱턴포스트(WP)도 서울발 기사에서 검찰총장 출신인 윤 당선자의 당선 소식을 전하며 “북한의 핵 야망, 중국 부상에 직면해 한국의 정책에 중대한 변화를 줄 수 있는 보수 정당 시대를 열었다”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윤 당선자가 현재의 정책이 한국의 안전을 충분히 보장하고 있지 못하다고 인식하고 있다”며 대남 도발 시 선제타격,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추가도입, 한국의 쿼드 동맹 가입 등의 발언을 소개했다. WSJ는 “윤 당선자가 유례없이 치열한 대선에서 승리했지만 그만큼 갈라진 여론 속에서 정부를 운영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고 전했다.

BBC는 “외교정책에 대한 견해 차이는 북한과 평화적으로 대화하고 한국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을 가급적 화나게 하지 않으려던 전 정권과 윤 후보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라고 소개했다. 알 자지라는 선거전에서 양 후보 모두 “북핵 문제에 대한 명확한 해법을 제시하지 않았고, 미중경쟁 속에서 한국이 국제관계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되고 집값 폭등에 대처할 것인지 비평가들은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언론은 한일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교도통신은 윤 당선자가 TV토론에서 “대통령에 취임하면 바로 한일관계 개선에 나서겠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다음으로 기시다 후미오 총리를 만나겠다”고 한 말을 전하며 “한일 관계 개선 가능성이 크다고 기대하는 견해도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윤 당선자가 한일관계 개선을 전제로 한미일 경제안보장관 회의 개최도 주창하고 있다면서 “일본 측의 대응에 따라서는 협력 심화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NHK는 “부동산가격 상승 등으로 문재인 정권에 대한 한국 국민의 불만이 높아지는 가운데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한 정권여당에 대한 비판표를 모았다”며 한국에서 5년 만에 한국에서 보수정권이 탄생하게 됐다고 전했다. 일본 민영방송인 TBS는 윤 당선인이 한일 정상이 정례적으로 상대국을 방문하는 ‘셔틀 외교“를 재개하고, 1965년 국교 정상화 이후 최악으로 평가되는 한일 관계의 개선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고 전했다.

홍콩 언론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반중으로 얼룩진 선거에서 윤 당선자가 당선됐다”며 전문가 분석을 인용해 “그는 중국을 위협으로 간주하는 데 더 적극적”이라고 전했다.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분열과 논란을 주목한 매체들고 있었다. 도이체벨레는 “윤 당선자와 이 후보 간의 팽팽한 경쟁이 벌어졌지만 둘 다 너무 인기가 없어서 한국 현지에서는 ‘부적절한 사람들의 선거’로 불렸다”며 윤 당선자의 경우 반페미니스트라는 비판을 받았고 주택문제에서 시장 위주의 해결을 선호했다고 전했다. 싱가포르 스트레이츠타임스는 윤 당선자와 이 후보 간의 득표 차이가 24만7077표 밖에 되지 않으며 ‘한국이 정치적으로 분열되고 양극화된 나라’라는 전문가 분석을 인용하며 “‘정의의 아이콘’ 윤 당선자가 한국의 대통령에 당선됐지만 앞으로 갈 길은 험난하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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