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비 역대 최고 기록…“코로나19로 인한 불안감”

이하늬 기자
한 중학교 학생들이 교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 중학교 학생들이 교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지난해 초·중·고 사교육비 규모가 23조400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재작년 코로나19 발생 후 주춤했던 사교육 활동은 지난해 백신접종에 근거한 대면활동이 가능해진데다, 등교를 하지 못한 데 따른 불안심리로 인해 대폭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11일 교육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사교육비 총액은 23조4000억원으로 조사를 시작한 2007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21% 증가한 수치다. 이번 조사는 전국 초·중·고 3000개교의 학생 7만4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교 사교육비가 전년 대비 38.3% 증가해 전체 사교육비의 절반 가량인 10조5000억원을 차지했다. 중학교 사교육비 총액은 약 6조3000억원이며 전년 대비 17.7% 증가했다. 고등학교 사교육비 총액은 약 6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0% 늘었다.

교육부는 2020년 코로나19로 사교육 수요가 잠시 떨어졌다가 백신접종과 대면활동 등으로 사교육 참여가 다시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초등학생의 경우 코로나19로 크게 감소했던 예체능 사교육비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원격수업 자체가 집중도나 이해도에 여러가지 어려움을 야기하고 학부모 입장에서도 관리나 통제에 어려움이 따른다”며 “이런 부분이 학습결손이나 기초학력 저하에 대한 불안과 우려로 이어졌고 그것이 사교육을 늘리는 선택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초·중·고등학생 사교육 참여율은 75.5%로 2019년(74.8%)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사교육 참여율이 67.1%로 떨어진 바 있다. 지난해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36만7000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9년 32만1000원에서 2020년 30만2000원으로 떨어졌다가 다시 뛰어올랐다. 이번 조사에서 사교육 참여 목적은 학교수업 보충(50.5%), 선행학습(23.8%), 진학준비(14.2%), 보육(5.3%), 불안심리(3.8%) 순으로 나타났다.

과목별로는 영어와 수학의 비중이 높았다. 1인당 월별 영어 사교육비는 11만2000원, 수학은 10만5000원으로 나타났다. 다만 증가율은 국어와 사회·과학 과목이 높았다. 2019년과 대비했을 때 국어 사교육비는 31.5% 증가했고 사회·과학은 26.1% 증가했다. 영어와 수학은 각각 19.2%, 17.1% 증가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영어, 수학 과목의 사교육비가 항상 높은데 국어나 사회·과학 사교육을 안 받던 학생들도 (사교육 시장에) 진입했다”며 “등교를 하지 못해 일반교과 전반에 불안심리가 많이 작용해 사교육 수요가 확대되지 않았나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구 소득수준별 사교육비 격차는 약 5.1배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월평균 소득 800만원 이상 가구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59만 3000원인 반면 월평균 소득 200만원 미만 가구는 11만6000원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서울 학생이 월평균 52만9000원, 중소도시는 35만9000원, 광역시 35만8000원, 읍면지역 24만7000원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사교육비 증가에 따른 대응방안으로 정상등교와 대면수업을 내놨다. 올해는 대면수업을 통해 학사운영을 정상화하고, 방과후학교를 온라인·오프라인 다양한 방식으로 운영하고 돌봄 운영시간도 확대운영 한다는 계획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습결손 해소를 위해 방과후나 방학 중에 현직 교사가 교과를 보충 지도하는 프로프램도 대폭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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