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호미곶등대 ‘올해의 세계등대유산’ 선정...전 세계 4번째

백승목 기자
2022년도 ‘올해의 세계등대유산’에 선정된 포항 호미곶 등대 │포항시 제공

2022년도 ‘올해의 세계등대유산’에 선정된 포항 호미곶 등대 │포항시 제공

경북 포항시 남구 호미곶등대가 2022년도 ‘올해의 세계등대유산’에 선정된다. 세계등대유산 선정은 세계적으로 4번째이고, 국내 총 1384개의 유·무인 등대 중에서는 처음이다.

포항시는 24일 국제항로표지협회(IALA)에서 선정하는 ‘올해의 세계등대유산’에 호미곶등대가 선정됐다고 밝혔다.

국제항로표지협회는 역사적 가치가 있는 등대 보존과 항로표지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2019년부터 매년 1곳의 등대를 ‘올해의 세계등대유산’으로 선정하고 있다. 이에 해양수산부는 지난달 국제항로표지협회 항로표지공학회에 호미곶 등대를 세계등대유산 후보지로 추천했다.

항로표지협회는 한국을 비롯한 90개 회원국으로부터 신청받은 후보지 중 등대 역사성, 건축적 특성, 보존상태, 접근성 등을 평가해 최종 3곳의 등대를 선정했다. 이어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17일까지 열린 제15차 정기회의에서 호미곶등대를 올해의 세계등대유산으로 사실상 확정했다. 다만 올해의 세계등대유산 공식발표는 오는 6월 덴마크에서 열릴 제75회 항로표지협회 이사회에서 이뤄진다.

호미곶광장내 상생이 손에서 바라본 호미곶등대 │포항시 제공

호미곶광장내 상생이 손에서 바라본 호미곶등대 │포항시 제공

앞서 국제항로표지협회는 2019년 프랑스 코루두앙 등대를, 2020년 브라질 산토 안토니오 다 바라 등대를, 지난해에 호주 케이프 바이런 등대를 각각 해당년도의 세계등대유산으로 선정한 바 있다.

호미곶등대는 1908년 건축됐다. 역사는 짧지만, 건축적 특성과 보존상태 및 예술성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 등대는 아파트 9층 정도로 높게 만들어졌지만 ‘2중 튜브 구조’ 설계를 적용해 지진 또는 해풍에 손상되지 않고 옛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또 고대 그리스 신전 양식의 정교한 ‘박공지붕(책을 펼쳐 엎어놓은 형식)’과 오얏꽃 문양의 천장 양식 등 예술성도 인정받았다.

호미곶등대는 철근 없이 벽돌만을 쌓아올려 만든 것이다. 등대의 밑둘레가 24m, 윗둘레는 17m, 높이 26.4m의 팔각형 서구식 건물이다.

호미곶등대는 1982년 경북도 기념물(제39호)로 지정됐다. 등대가 설치된 배경은 일본과 관련이 있다. 일본은 1901년 자국내 수산실업전문학교 실습선이 한국 연안의 해류·어군 상황 등을 조사하기 위해 호미곶 앞바다를 지나던 중 암초에 부딪혀 침몰한 사건의 책임을 당시 조선 정부에 전가하면서 등대 설치를 요구했던 것이다.

호미곶등대 인근 국내 유일의 등대박물관 │포항시 제공

호미곶등대 인근 국내 유일의 등대박물관 │포항시 제공

현재 호미곶등대 내부 진입은 매우 제한적이지만, 등대 밖에서도 건축물의 예술성을 한껏 즐길 수 있다. 등대 바로 옆은 영·호남 상생의 손으로 유명한 호미곶광장이 위치해 있다.

등대 인근에는 국내 유일의 등대박물관도 있다. 1985년 처음 문을 연 이 박물관은 등명기·섬광기·조난발신기 등 항로표지와 해양 관련 기기 600여점이 전시돼 있어 해양 관련 학습장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등대박물관은 복합해양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확장공사가 2019년 이후 진행중이어서 관람객의 입장은 불가능하다. 박물관은 오는 7월 재개관 된다.

국내 유일의 등대박물관 내부 전시실. 전시실은 현재 확장공사중이어서 일반관람객의 입장이 제한돼 있고 오는 7월 재개관된다.│포항시 제공

국내 유일의 등대박물관 내부 전시실. 전시실은 현재 확장공사중이어서 일반관람객의 입장이 제한돼 있고 오는 7월 재개관된다.│포항시 제공

한편 해양수산부와 포항시는 오는 7월1일 제4회 세계항로표지의 날에 맞춰 올해의 세계등대유산 선정기념식과 함께 등대문화유산 세미나 등 기념행사를 열 예정이다. 또 등대박물관 등을 활용한 특별전시회와 등대문화유산 탐방 등 체험행사도 열기로 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호미곶등대의 세계등대유산 선정으로 지역 핵심사업인 호미반도 국가해양정원 조성사업도 큰 탄력을 받을 것”이라며 “호미반도의 해양문화관광자원 가치를 적극 활용해 동해안 대표 해양관광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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