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판 예적금 가입 시 달성 어려운 우대금리 조건 따져봐야”

유희곤 기자
시민들이 2022년 10월27일 서울 관악신협에서 금리가 연 10%인 특판 적금에 가입하기 위해 번호표를 뽑고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민들이 2022년 10월27일 서울 관악신협에서 금리가 연 10%인 특판 적금에 가입하기 위해 번호표를 뽑고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A씨는 온누리상품권을 100만원 이상 구입하면 우대금리 2.4%포인트를 적용받을 수 있다는 설명을 듣고 한 국책은행의 적립식 상품에 가입했다. A씨는 첫해에만 상품권 100만원어치를 사면 3년간 최대 연 4%의 금리를 적용받는 줄 알았지만 실제로는 매년 상품권을 구매해야 하는 상품이었다.

B 지방은행은 지난해 금리가 최대 연 13.7%인 1년 만기 정기적금 상품을 출시했다. 기본금리는 정액적립식이 3.7%이고 자유적립식은 한국은행 기준금리와 같은 3.5%이다. 우대금리가 10%포인트 이상인 셈인데 이를 받기 위해서는 은행이 28번 추첨하는 행운번호에 6번 당첨돼야 한다. 이자소득세 15.4%(지방세 포함)까지 고려하면 만기에 기준금리보다도 낮은 이자를 받는 데 그칠 수 있다.

고물가 시대가 계속되고 증권시장과 부동산시장이 침체하면서 금융사의 고금리 특판 상품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달성하기 어려운 조건 탓에 우대금리를 실제로 적용받지 못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4일 특판 예·적금 상품 가입 시 상품설명서에 기재된 우대금리 지급조건을 꼼꼼하게 확인하고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지 확인한 후 가입 여부를 결정할 것을 당부했다.

최근 금융권은 친구 초대, 매일 만보 걷기 등 새로운 유형의 우대금리 조건을 부과한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기본금리가 기준금리보다 낮고 우대금리 적용 조건이 급여이체 등 일반적인 조건보다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우대금리를 적용받지 못하고 사전 안내를 정확히 받지 못했다는 민원도 늘고 있다.

예컨대 C은행의 12개월 만기 적금은 최고금리가 연 7.0%이지만 기본금리는 1.5%이다. 친구 초대를 하거나 받으면 한 명당 1.0%포인트를 받고 마케팅동의까지 해야 최고금리를 받을 수 있다. D은행의 6개월 만기 적금도 최고금리가 11.0%인데 기본금리는 1.0%이다. 매월 입금일에 1만보씩 걷고 마케팅동의까지 해야 우대금리 10.0%포인트가 적용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소비자는 최고금리 뒤에 숨어있는 우대금리 지급조건을 충분히 확인하고, 설명서 기재 내용이 복잡하거나 이해가 어려우면 금융사에 설명을 요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위와 금융감독원은 소비자가 오인할 가능성이 큰 우대금리 적용 금융상품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특판 예·적금상품을 광고할 때 기본금리보다 큰 글씨로 최대금리만 강조하지 않는지, 추첨 등으로 우대금리를 지급할 때 확률을 명확히 안내하고 있는지 등을 점검할 예정이다. 금융상품 약관을 엄격히 심사하고 금융 협회 등과 상품 광고에 대한 사전심의도 강화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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