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댓구알~!” 백만 유튜버 수익 쌓일 때, 영상 편집자는 ‘꼬르륵’

조해람 기자

유튜브 영상 편집자 노동실태조사 보니

절반은 최저임금 미달…52시간 과로도

“계약서도 없어…정당한 대가 받아야죠”

Gettyimage

Gettyimage

“유튜브 영상 편집자를 구하는 구인 사이트에는 최저임금도 되지 않는 금액으로 편집자를 고용하는 글을 꽤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트위치라는 플랫폼에서 만든 구인 게시판이 있었는데, 90% 이상은 무페이와 열정페이 글이었고 다른 구인 사이트들도 비슷했습니다.”

유튜브 영상 편집자 A씨는 구독자 1만명 유튜버부터 100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까지 많은 인터넷 방송인과 협업했다. 유튜브 영상 편집 업계의 흐름을 잘 아는 그는 “저(낮은)페이(보수) 현상은 작은 유튜브 채널만이 아니라 구독자를 몇십만 명 이상 보유한 유튜버들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A씨는 “10분짜리 영상 편집에도 2~3일이 소요되는 경우가 많은데 보통 단가는 (영상) 1분에 1만원”이라며 “계약서를 직접 작성하지 않는 경우가 너무 많아서 정해진 틀도 없고 유튜버가 원하는 대로 다 해줘야 한다”고 했다. 그는 “최저임금 이상은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고, 무언가를 요구하면 정당한 대가를 지불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유튜브 영상 편집자 대부분이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저임금과 심각한 과로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는 지난 8월28일부터 10월9일까지 유튜브 영상 편집자 285명을 대상으로 노동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6일 밝혔다.

유튜브 영상 편집자 82%는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었다. 크리에이터 팀 소속이 12%, MCN(다중 채널 네트워크) 소속이 5%, 일반 기업 소속이 1%였다. 52%는 영상 편집이 본업이었고 40%는 부업, 나머지는 재능기부 등으로 일했다. 30세 미만이 72%, 남성이 68%로 청년 남성이 다수였다. 편집하는 영상의 장르(중복응답)는 게임·버츄얼(68%), 라이프스타일 등(41%), 예술 및 뷰티(25%), 엔터테인먼트(24%), 지식콘텐츠(16%) 등 순이었다.

Gettyimage

Gettyimage

노동시간과 수입은 매우 열악했다. 유튜브 영상 편집자들의 1주 평균 노동시간은 33.5시간으로 나타났다. 영상 편집이 본업인 이들은 1주 평균 44.4시간 일했고, 31%는 52시간을 넘겼다.

평균 월 소득을 보면 전체 응답자는 143만원, 본업 영상 편집자는 192만원으로 나타났다. 본업으로 일하는 이들의 21%는 한 달에 100만원도 벌지 못했다. 수입을 시급으로 환산하면 전체 응답자의 평균 시급은 1만666원이었고 50%는 최저시급에 미달했다. 본업 영상 편집자의 시급은 1만3495원으로 나타났고 42%가 최저시급에 못 미쳤다. 저임금 구조로 인해 본업 편집자는 과로에 내몰리고, 부업 편집자는 상대적으로 짧게 일하는 대신 저소득을 겪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응답자의 45%는 부당한 대우를 경험(중복응답)했다. ‘단시간에 무리한 제작 강요’가 29%, ‘업무 소통을 위한 무기한 대기’가 25%, ‘대금 지급 지연’이 21%, ‘대금 미지급’이 14%, ‘계약대금을 적게 지급’이 11% 등이었다.

Gettyimage

Gettyimage

응답자들은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필요한 것으로 ‘투입되는 시간·노력이 반영된 편집 단가 기준(91%)’ ‘업계의 영상 편집 단가 인상(89%)’ ‘계약 내용을 명확히 하는 표준계약서(83%)’ ‘영상 편집자의 이해대변을 위한 협의체(78%)’ ‘영상 편집자의 권익을 위한 노조(74%)’ 등을 꼽았다.

김영민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센터장은 “노동 실태는 어느 정도 파악됐으나 실제 노동 양상을 면밀히 파악해볼 필요가 있다”며 “우선 계약서를 제대로 쓰지 않는 관행부터 교정해야 한다. 잠수를 타면(잠적을 하면) (보수를) 받을 수 없는 현재 상황은 정상적이지 않다”고 했다.

김 센터장은 “유튜브 생태계에 있는 모두가 알고리즘의 축복을 받고자 분투하고 있고, 말단 영상 편집자들이 겪는 시간 독촉 등은 이와 관련이 있다”며 “이런 부분에 대해 단순히 독점 기업의 의사결정에 맡겨두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개입과 규제가 가능한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Today`s HOT
UCLA 캠퍼스 쓰레기 치우는 인부들 호주 시드니 대학교 이-팔 맞불 시위 갱단 무법천지 아이티, 집 떠나는 주민들 폭우로 주민 대피령 내려진 텍사스주
불타는 해리포터 성 해리슨 튤립 축제
체감 50도, 필리핀 덮친 폭염 올림픽 앞둔 프랑스 노동절 시위
인도 카사라, 마른땅 위 우물 마드리드에서 열린 국제 노동자의 날 집회 경찰과 충돌한 이스탄불 노동절 집회 시위대 케냐 유명 사파리 관광지 폭우로 침수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