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에도 200마리 넘는 ‘들개 주의보’…서울시, 2~3월 집중포획

김보미 기자

포획되면 사회화 훈련 거쳐 입양 공고

제주지역 마을길을 떠돌고 있는 들개. 박미라 기자

제주지역 마을길을 떠돌고 있는 들개. 박미라 기자

서울 도심 주요 산지와 주변 산책로를 넘어 거주지까지 들개가 출몰하면서 서울시가 2~3월 집중포획에 나서기로 했다. 반려견이 유기돼 야생에 사는 들개는 최근 개체 수가 늘어 서울에도 200마리가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13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번 집중포획에는 수의사와 마취전문가로 구성된 포획팀과 2인1조 수색팀이 투입된다. 그동안 자치구와 상시적 포획을 해왔으나 들개의 서식·활동 범위가 넓어졌고, 성견은 포획틀 학습 효과가 생겨 개체 수 조절·서식지 확산을 막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야생화된 유기견인 들개와 관련한 서울 지역 민원 지난 2019년 197건에서 2021년 749건까지 급증했고, 지난해에도 471건이 접수됐다. 포획 건수도 2019년 121마리에서 지난해 202마리로 1.5배 이상 늘었다.

서울에는 관악산(청룡·삼성산 포함)과 북한산(도봉·수락산) 등지에 200마리 이상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동성이 커 중복으로 관찰되는 경우가 많아서 정확한 개체 수 파악은 쉽지 않다.

이에 올해 봄철 산행 등으로 야외 활동이 본격화되는 4월 전까지 최대한 포획하는 게 서울시의 목표다. 포획용 표식과 연락처가 부착된 틀을 산지 등에 120여개 설치하고, 성견은 마취포획을 시도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민 안전과 포획 효과를 위해 포획틀에 접근하지 말고, 포획된 개체를 발견하면 보호조치될 수 있도록 기재된 연락처로 알려 달라”고 말했다. 이어 “포획된 들개를 풀어주거나 먹이를 주면 다시 잡기 어려워 생태계 교란이 커질 수 있다”며 자제를 당부했다.

들개는 포획되면 ‘유기동물’로 규정해 자치구 동물보호센터에 보내져 20일간 보호한다. 유기동물 공고 후 10일이 지나면 동물보호단체 등과 협력해 사회화 훈련을 거쳐 입양자를 찾는다.

포획틀에 잡힌 들개. 제주시 제공

포획틀에 잡힌 들개. 제주시 제공

최근 몇 년 새 유기견 증가에 따른 들개 개체 수 확대로 전국 지자체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무리 지어 다니는 탓에 위협의 대상이 되고, 실제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부산에서는 지난달 도심 공원에 나타난 들개에게 얼굴을 물린 시민이 크게 다쳐 해당 자치구에서 안전 문자를 전송했다. 제주에선 들개 공격에 따른 가축 피해가 2020년 21건에서 지난해 33건으로 늘었다. 충남 태안군은 전문 포획단을 구성했고, 인천 강화군은 민간 전문업체에 포획을 맡기고 있다.

야생성이 강한 들개는 보통 사람을 경계해 먼저 접근하지 않으나, 위협을 느끼면 공격할 수 있다. 움직임이 줄어들고 이빨을 드러내거나 으르렁거리면 눈을 마주치지 말아야 한다. 산행에서 만난 어린 강아지는 어미 개가 곁에 있을 수 있으니 함부로 다가가거나 만지지 않아야 한다.

이수연 서울시 푸른도시여가국장은 “집중포획 기간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며 “야생성이 강한 성견은 입양이 되지 않으면 인도적 처리가 될 수 있어 입양에도 많은 관심 바란다”고 말했다.


Today`s HOT
올림픽 성화 도착에 환호하는 군중들 러시아 전승절 열병식 이스라엘공관 앞 친팔시위 축하하는 북마케도니아 우파 야당 지지자들
파리 올림픽 보라색 트랙 첫 선! 영양실조에 걸리는 아이티 아이들
폭격 맞은 라파 골란고원에서 훈련하는 이스라엘 예비군들
바다사자가 점령한 샌프란만 브라질 홍수, 대피하는 주민들 토네이도로 파손된 페덱스 시설 디엔비엔푸 전투 70주년 기념식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