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네 살 어린 트럼프에 “너무 늙었고 정신적 부적합” 뼈있는 농담

박용하 기자
바이든, 네 살 어린 트럼프에 “너무 늙었고 정신적 부적합” 뼈있는 농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농담과 비판을 섞어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하면 안 되는 이유를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워싱턴에 있는 유력 언론인 클럽인 ‘그리드 아이언’ 만찬에서 이번 주 자신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주당과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로 확정된 사실을 거론하며 “한 후보는 너무 늙었고 대통령이 되기에는 정신적으로 부적합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적합한) 다른 한 명이 바로 나”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현재 81세, 트럼프 전 대통령은 77세다. 최근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약점으로 꼽히는 고령 논란을 피하기보다 ‘자학 개그’를 통해 대응하는 모양새다.

이날 만찬장에 오후 7시 넘어 입장한 바이든 대통령은 3시간이 지난 후 연설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내 취침 시간이 6시간이나 지났다”며 농담을 던졌다. 미국 상원의 최장수 원내대표인 올해 여든두 살의 공화당 미치 매코널 의원이 오는 11월 대표직에서 사임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도 “친구가 전성기에 포기하는 것을 보는 게 싫다”고 말했다. 80대를 전성기라고 주장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소재로 한 농담도 이어갔다. 바이든 대통령은 “난 내가 2020년에 이긴, 같은 남자를 상대하고 있지만 그에게 알려주지는 말라”며 “그는 자신이 버락 오바마를 상대로 뛰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몇 차례 바이든 대통령과 오바마 전 대통령을 혼동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내 멜라니아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했다는 논란을 염두에 둔 듯 “우리의 가장 큰 또 다른 차이는 난 나에게 가장 소중한 게 뭔지 안다는 것이다. 난 질 바이든의 남편이고 난 그녀의 이름을 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주요 정책인 학자금 대출 탕감에 관해 설명하는 중에도 “바로 어제 패배한 것처럼 보이는 남자가 나한테 와서 이렇게 말하더라. ‘난 빚에 짓눌리고 있다. 난 완전히 파산했다’고. 그래서 난 ‘미안하다, 도널드. 난 당신을 도와줄 수 없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이은 민사 소송 패소로 수천억원의 배상금과 벌금을 내야 하는 상황을 꼬집은 것으로 해석된다.

연설 후반부에는 진중한 분위기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안 되는 이유를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주의와 자유는 말 그대로 공격받고 있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유럽에서 행군 중이다. 내 전임자는 그에게 고개를 숙이고 ‘당신이 원하는 대로 하라’고 말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달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맹국을 겨냥해 ‘안보 무임승차론’을 주장하면서 “나는 그들(러시아)이 원하는 것을 내키는 대로 모조리 하라고 격려할 것”이라고 말한 대목을 거론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반복적으로 공격 대상으로 삼고 있는 언론에 대해서는 “당신들은 국민의 적이 아니다. 당신은 모든 자유 사회의 기둥”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의 민주주의가 지속하도록 하는 데 자유 언론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면서 “우리는 당신들이 필요하다. 민주주의가 위태로우며 미국인들은 이를 알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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