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식품 물가오름세,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 수준으로 완화

정원식 기자
지난 3월15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즈추 노스레딩의 월마트에서 한 여성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 3월15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즈추 노스레딩의 월마트에서 한 여성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EPA연합뉴스

선진국들의 식품 물가오름세(인플레이션)가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 수준으로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7일(현지시간) 지난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를 인용해 38개 회원국들의 전년 동월 대비 물가 상승률이 지난 1월 6.2%에서 2월 5.3%로 완화된 것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전인 2021년 11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앞서 세계 식품 물가상승률은 코로나19 팬데믹, 가뭄으로 인한 공급망 교란과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2022년 11월 16.2%까지 치솟았다. 세계식량프로그램에 따르면 이에 따라 지난해 3억3300만명이 심각한 수준의 식량 불안에 직면했다.

네덜란드 라보뱅크 농산물 부문 책임자 카를로스 메라는 “농산물 가격이 지난 2년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최고점에서 크게 떨어지면서 식품 소매 가격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하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지난달 118.3포인트를 기록해 전월(117.0포인트) 대비 1.3포인트 상승했으나 지난해 3월보다는 여전히 9.9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지난해 7월 124.6까지 오른 뒤 지난 2월까지 7개월 연속 하락했다.

미국에서는 전년 동월 대비 식품 가격 상승률이 지난 2월 2.2%로 완화돼 2021년 5월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영국은 식품과 비주류 음료의 가격 상승률이 지난 2월 5%를 나타내 2022년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유로존의 전년 대비 식품 및 비주류 음료의 가격 상승률이 지난달 2.7%를 기록하면서 2021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3% 아래로 떨어졌다.

다만 농산물 가격 하락이 전체적인 식품 소비자 가격 상승을 막진 못했다고 FT는 전했다. 가령 빵의 소비자 가격 대부분을 차지하는 건 임금·마케팅·포장·에너지·유통 비용 등이고 밀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은 많아야 10%에 불과하다.

또 수입 의존도가 높아 환율 변동에 민감한 일부 국가들은 여전히 식품 물가 상승 압박을 받고 있다. OECD 국가인 튀르키예는 달러화 대비 리라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지난 3월 식품 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70.4% 올랐다. 수입 의존도가 높고 자국 화폐 가치가 하락한 나이지리아도 지난 2월 전년 동월 대비 식품 가격 상승률이 37.9%로 집계됐다.

쌀을 주식으로 하는 국가들도 인도의 쌀 수출 제한 정책으로 식품 가격이 높게 유지되고 있다. 표준 쌀 가격은 지난 2월 전년 동월 대비 25% 상승했다. 인도산 쌀 수입 비중이 큰 필리핀과 방글라데시도 식품 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각기 3.4%와 9.44%를 기록했다.


Today`s HOT
올림픽 성화 도착에 환호하는 군중들 러시아 전승절 열병식 이스라엘공관 앞 친팔시위 축하하는 북마케도니아 우파 야당 지지자들
파리 올림픽 보라색 트랙 첫 선! 영양실조에 걸리는 아이티 아이들
폭격 맞은 라파 골란고원에서 훈련하는 이스라엘 예비군들
바다사자가 점령한 샌프란만 브라질 홍수, 대피하는 주민들 토네이도로 파손된 페덱스 시설 디엔비엔푸 전투 70주년 기념식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