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군비 지출 9년 연속 증가···지난해 역대 최고치

선명수 기자
지난 2월2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전선에서 우크라이나군 전차가 러시아군 진지를 향해 포격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2월2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전선에서 우크라이나군 전차가 러시아군 진지를 향해 포격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전 세계의 군사비 지출이 9년 연속 증가하며 지난해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운 것으로 조사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계속되고 있는 2개의 전쟁과 이에 따른 지정학적 긴장 고조 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21일(현지시간) 스웨덴 싱크탱크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전 세계 군비 지출액이 2조4430억달러(약 3375조원)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6.8%로 2009년 이후 가장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세계 국내총생산(GDP) 대비 군비 지출 비중은 2.3%에 달했고, 세계 1인당 군비 지출액은 306달러(약 42만원)로 199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SIPRI는 사상 처음으로 아프리카, 유럽, 중동, 아시아·태평양, 미주 등 5개 권역 모두에서 군비 지출이 늘어났다고 밝혔다. 난 티안 SIPRI 수석연구원은 “전례 없는 군비 지출 증가는 세계 평화와 안보가 악화한 것의 직접적인 결과”라며 “이는 점점 더 불안정해지는 안보 환경에서 작용과 반작용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가장 많은 돈을 군사비로 쓴 국가는 미국(9160억달러)으로 전 세계 군비 지출액의 37%를 차지했다. 이어 중국이 2960억달러를 써 2위를 차지했다. 미국과 중국은 전 세계 군비 지출액의 약 절반(49%)을 차지했다.

이어 러시아(1090억달러), 인도(836억달러), 사우디아라비아(758억달러), 영국(749억달러)이 뒤를 이었다.

2023년 전 세계 군비 지출액 가운데 각 국가가 차지하는 군사비 비중. SIPRI

2023년 전 세계 군비 지출액 가운데 각 국가가 차지하는 군사비 비중. SIPRI

이 가운데 2022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는 2023년 군비 지출을 전년 대비 24% 늘렸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름반도를 강제 병합한 2014년과 비교해선 군비 지출이 57% 가까이 늘어났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군비로 전년 대비 51% 급증한 648억달러를 써 세계 8위의 군비 지출 국가가 됐다. 다만 지출액의 절반 이상은 미국 등 다른 국가의 군사 원조를 받은 것이다. 우크라이나의 군비 지출은 러시아에 크름반도를 빼앗긴 2014년 이후 1270% 증가했다. 우크라이나의 GDP 대비 군비 지출 비중은 37%로, 러시아(5.9%)에 비해 훨씬 컸다.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후 가자지구에서 전쟁을 벌이고 있는 이스라엘의 군비 지출 규모는 전년 대비 24% 늘어난 275억달러였다.

지난 1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 알시파 병원이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무너져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1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 알시파 병원이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무너져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해 전 세계를 통틀어 군비 지출이 가장 많이 증가한 국가는 콩고민주공화국으로, 동부 지역에서 무장단체와의 분쟁이 이어지며 군비를 105% 늘렸다. 내전이 벌어지고 있는 남수단이 두 번째로 큰 78% 증가율을 보였다.

아시아에서 군사비를 가장 많이 쓴 국가는 세계 2위의 군비 지출국인 중국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체의 군비 지출의 약 절반을 차지했다. 지난해 중국은 전년 대비 6% 증가한 2960억달러를 군비로 쓰는 등 29년 연속 군비 지출을 늘렸다.

일본은 지난해 군비로 502억달러를 지출했다. 이는 전년 대비 11% 증가한 수치지만 우크라이나가 치고 올라오며 세계 순위는 10위로 전년보다 한 계단 내려섰다.

한국의 지난해 군비 지출은 479억달러로 전년 대비 1.1% 늘어났다. 전체 순위는 11위로 한 계단 내려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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