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식이 남긴 모든 것을 한국 문학에 돌려준다" 김 교수 유족 30억 재산 기부

이영경 기자
지난해 10월 별세한 김윤식 서울대 명예교수의 빈소가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다. 연합뉴스

지난해 10월 별세한 김윤식 서울대 명예교수의 빈소가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다. 연합뉴스

“김윤식 선생님이 남긴 모든 것을 다 한국문학을 위해 기부하겠다는 확고한 생각을 갖고 계셨다.”

지난해 10월 별세한 고(故) 김윤식 서울대 명예교수의 유족이 김 교수가 남긴 사실상 전 재산을 한국문학 발전을 위해 기증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지난 15일 김 교수의 유족과 이같은 내용의 약정식을 맺었다고 21일 밝혔다. 김 교수의 유족이 기증한 재산은 30억원 규모로 근대문학 연구발전기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이밖에도 김 교수가 소장한 근현대문학 희귀 서적과 자료 등은 오는 2022년 완공 예정인 국립한국문학관의 자료로 기증될 예정이다.

국립한국문학관 건립추진위원회 관계자는 “김윤식 교수는 평생 문학을 읽고 쓰는 것이 삶이셨던 분이기에 김윤식의 삶을 한국 문학에 돌려주겠다는 마음이 크셨던 것 같다”며 “한 연구자이자 문학평론가가 문학으로 모은 모든 것, 자산을 포함해 책이나 자료 등을 통째로 기부하는 것”이라며 “문학으로 사셨던 분이 문학에게 당신의 모든 삶과 정신을 돌려주는 귀한 장면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약정식에는 김 교수의 학부 시절 제자였던 김영란 전 대법관 및 제자들이 참여했다.

김윤식 교수가 남긴 도서와 자료 등은 서울 은평구 기자촌 근린공원에 건립 예정인 국립한국문학관에 자료로 기증될 예정이다. 문학계 관계자는 “김 교수가 남긴 유품이 많고, 현재 그대로 보존돼 있다. 한국 역사상 최초로 국립한국문학관을 만드는 데 좋은 자료가 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립한국문학관에 3만3000여점의 도서와 유물 100여점을 기증한 고 하동호 교수의 유족과 이번에 재산과 도서를 기증한 김 교수의 유족에게 다음주 감사패를 수여할 예정이다. 문학관 건립추진위 측은 “김 교수의 유족이 외부에 알려지는 걸 꺼려했지만 국립한국문학관이 단순히 돈이 아닌 문학인들의 마음이 모여서 만들어지는 것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문학의 산 증인’으로 불리는 김 교수는 일생을 문학 연구에 바치고 현장 비평에 힘쏟았다. 한국근대문학 연구의 초석을 놓은 그는 200권이 넘는 저서를 남겼고, 눈을 감기 직전까지 최근에 발표된 한국 문학을 읽고 비평을 해왔다. 문예지에 발표된 거의 모든 소설을 읽고 월평(다달이 하는 비평)을 썼다. 서울대 국어국문학과에서 2001년 정년퇴임하기까지 30년 넘게 교편을 잡고 수많은 학자와 작가, 비평가를 제자로 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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