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삶

곪아터진 자본주의에서 발랄한 좌파살이 어때요

이혜인 기자
[책과 삶]곪아터진 자본주의에서 발랄한 좌파살이 어때요

슬기로운 좌파생활
우석훈 지음
오픈하우스 | 356쪽 | 1만8000원

“너도 페미냐?” 몇년 전부터 이 질문은 현대판 사상검증을 하기 위해 쓰이고 있다. <88만원 세대>의 저자 우석훈도 어느날 댓글로 이 질문을 받는다. 저자는 질문에 이렇게 받아친다. “저는 좌파인데요.”

선문답 같지만 꽤 진심이 담긴 대답이다. 우석훈은 젠더 문제를 비롯해 이 시대에 우리가 겪고 있는 많은 문제를 더 이상 ‘진보 대 보수’의 낡은 틀만으로 해석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는 “진보라는 개념 자체가 불분명한 데다가, 고도성장이 어려워진 시점에 이를 제어하기 위한 적절한 정책 프로그램을 제시하는 데 실패했다. 진보는 적당한 경제 성장률 속에서는 이념으로 잘 작동하겠지만, 성장률이 내려가면서 한국 사회는 성과가 나지 않으면서 점점 경쟁만 많아지는 형태로 갈 것”이라고 진단한다. 또 “한국에서는 보수가 지키려고 하지 않는 문제는 진보가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는 현실적 문제점이 생긴다”는 과감한 비판도 덧붙인다. 그는 자신에게 붙은 ‘진보 경제학자’라는 타이틀을 거부하고, 스스로를 평등주의자, 이갈리테리언(egalitarian)으로 칭하기로 한다.

<슬기로운 좌파생활>은 ‘상냥하고 명랑한 좌파’로 늙어가고 싶어하는 우석훈의 에세이다. 개인적 일화와 엮어 한국 사회의 젠더 문제, 세대 갈등에 대한 생각을 명랑한 문체로 풀어놓는다. 그는 “한국 특유의 마초자본주의는 사회의 빠른 변화 속도와 50:50 사회라는 자산 불평등과 만나서 한동안 극심한 마초 반동 현상을 일으킬 것”이라며, 문제는 곪아터진 자본주의에 있다고 말한다. “지지할 정당이 없어도 생활 속에서 좌파로 살아가거나 취미 생활로 좌파 활동을 하는 청년들이 한국 사회의 최전선이 될 것”이라며 발랄한 좌파 되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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