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SG워너비의 '역주행'… 발라드 열풍 돌아올까

심윤지 기자
지난 17일 MBC 예능 <놀면 뭐하니?> 출연 이후 3인조 보컬그룹 SG워너비가 무섭게 ‘역주행’하고있다. MBC제공

지난 17일 MBC 예능 <놀면 뭐하니?> 출연 이후 3인조 보컬그룹 SG워너비가 무섭게 ‘역주행’하고있다. MBC제공

1990년대 댄스음악에 이어 2000년대 발라드도 돌아오는걸까. MBC 예능 <놀면 뭐하니?> 출연 이후 3인조 보컬그룹 SG워너비가 무섭게 ‘역주행’하고있다.

지난 17일 SG워너비가 <놀면 뭐하니?>에서 부른 ‘내사람’ ‘타임리스’ ‘살다가’ 라이브 영상은 방송 직후 유튜브 인기급상승 동영상 1,2,3위를 나란히 차지했다. 세 영상 모두 공개 이틀만에 조회수 200만을 가뿐히 넘겼다. 기세를 몰아 주요 음원차트에도 재진입했다. 20일 오전 벅스 실시간 차트는 상위 10곡 중 4곡이, 지니 차트는 3곡이 SG워너비 곡이다.

좀처럼 방송 출연을 하지 않았던 SG워너비가 ‘완전체’로 뭉친건 <놀면 뭐하니?>의 새로운 프로젝트 ‘MSG워너비’때문이다. 음반제작자 ‘유야호’로 변신한 유재석이 2000년대 유행했던 남성 보컬그룹 ‘MSG워너비’를 제작하는 프로젝트다. MSG워너비는 블라인드 오디션을 통해 기존 가수, 배우 중 멤버를 찾아 만든다. ‘유야호’는 ‘유두래곤’ ‘지미유’에 이은 유재석의 세번째 부캐(부캐릭터). SG워너비는 이날 방송에 깜짝 출연해 전성기 시절 에피소드와 그동안의 근황도 나눴다.

SG워너비가 ‘완전체’로 뭉친건 <놀면 뭐하니?>의 새로운 프로젝트 ‘MSG워너비’때문이다. 음반제작자 ‘유야호’로 변신한 유재석이 2000년대 유행했던 남성 보컬그룹 ‘MSG워너비’를 제작하는 프로젝트다. MBC제공

SG워너비가 ‘완전체’로 뭉친건 <놀면 뭐하니?>의 새로운 프로젝트 ‘MSG워너비’때문이다. 음반제작자 ‘유야호’로 변신한 유재석이 2000년대 유행했던 남성 보컬그룹 ‘MSG워너비’를 제작하는 프로젝트다. MBC제공

‘MSG워너비’라는 그룹 이름이 암시하듯, SG워너비는 2000년대 미디엄템포 발라드의 전성기를 이끈 주역이었다. 2004년 데뷔 후 ‘타임리스’ ‘라라라’ ‘내 사람’ ‘살다가’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내놓으며 다양한 연령층에게 사랑받았다. 골든디스크 4년 연속 본상 수상에 통산 앨범 판매량은 280만장에 달한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는 “SG워너비는 조성모나 플라이투더스카이 환희같은 한국형 발라드에 브라운아이즈같은 흑인 R&B음악의 장점을 접목해 ‘미디엄템포 발라드’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며 “데뷔앨범 <Wannabe+>는 음반 시장이 불황이었던 2000년대 중반에도 중고판매가가 10만원을 호가했을 정도로 큰 사랑을 받았다”고 말했다.

SG워너비의 성공 이후 이들과 비슷한 창법, 비슷한 노래를 하는 후발주자들도 잇달아 쏟아졌다. 화려한 기교와 폭발적인 감정 표현이 특징인 이른바 ‘소몰이 창법’ 발라드로 가요계가 획일화된다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이는 대중들이 그만큼 이 장르의 음악을 좋아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서정민갑 대중음악의견가는 “SG워너비 발라드는 노래가 쉽고 서사가 분명하다. 청자로 하여금 단순히 노래를 듣기만하는 것이 아니라 노래방에 가서 가창력을 뽐내는 하나의 흐름도 만들었다”며 “그 당시 그 노래를 좋아했던 2030세대의 향수가 반영된 것”이라고 했다.

2000년대 미디엄템포 발라드곡들의 또다른 특징은 단편영화를 연상케하는 드라마타이즈 뮤직비디오다. SG워너비 <살다가> 뮤비 역시 비슷한 작법을 따른다. CJ ENM제공

2000년대 미디엄템포 발라드곡들의 또다른 특징은 단편영화를 연상케하는 드라마타이즈 뮤직비디오다. SG워너비 <살다가> 뮤비 역시 비슷한 작법을 따른다. CJ ENM제공

SG워너비의 역주행엔 17년간 쌓아온 그룹의 서사도 한 몫했다. 막내 김진호는 멤버 채동하의 사망과 성대결절 후유증으로 힘들어했고, 학교나 병원에서 자선공연을 하며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이전보다 담담하고 절제된 창법으로 바뀐 것도 이 무렵인데, 감정의 깊이는 오히려 깊어졌다는 평가가 많다.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김용준·이석훈의 보컬에도 호평이 쏟아진다. 자신을 돋보이게 하기보다 그룹의 조화를 중시하는 창법이 울림을 준다는 반응이다.

조만간 공개될 ‘MSG워너비’는 2000년대 발라드 열풍을 재현해낼 수 있을까. “요즘 차트는 아이돌 댄스음악 일색”이라는 세간의 편견과 달리, 발라드는 한국 음원 시장의 절대 강자다. 가온차트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연간차트 100위권 음원의 30% 이상이 발라드 곡이었다. 5년 연속 ‘부동의 1위’다.

김진우 가온차트 수석연구위원은 “지난해 <놀면 뭐하니?>가 선보인 프로젝트 그룹 ‘싹쓰리’의 음원은 코로나19로 침체기를 맞은 차트에서 긴급재난지원금같은 역할을 했다”며 “여전히 음원 차트 신곡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태인만큼 MSG워너비의 파급력에 관심이 쏠린다”고 말했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연간차트 100위권 음원을 장르별로 비교해보면 발라드곡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을 알수 있다. 가온차트 제공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연간차트 100위권 음원을 장르별로 비교해보면 발라드곡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을 알수 있다. 가온차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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