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인간 ‘로지’의 첫 노래는?…얼굴 넘어 목소리까지 인간처럼

고희진 기자

첫 싱글 앨범 ‘WHO AM I’에 정체성에 대한 고민 담아

“노래의 감성적 디테일 살리기엔 아직 부족해 사람 목소리의 도움도 받아”

국내 대표 가상인간 ‘로지(Rozy)’가 싱글 앨범을 발표하며 가수로 데뷔했다. 지난 22일 유튜브와 음원 사이트를 통해 공개된 노래의 제목은 ‘후 엠 아이(WHO AM I)’다. 미디엄 템포의 발라드 곡으로 몽환적인 느낌을 주는 노래다.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담긴 가사가 특징이다. 특히 로지의 음색이 곡에 잘 녹아들었다는 평이 많다. 실제 인간의 외형을 넘어서 목소리까지 갖춘 가상인간의 등장은 콘텐츠 업계에 새로운 자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가상인간 ‘로지’가 지난 22일 싱글 ‘후 엠 아이’(WHO AM I)’로 가수 데뷔를 했다.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하는 가사가 인상적인 노래다. 로지 인스타그램 캡쳐

가상인간 ‘로지’가 지난 22일 싱글 ‘후 엠 아이’(WHO AM I)’로 가수 데뷔를 했다.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하는 가사가 인상적인 노래다. 로지 인스타그램 캡쳐

23일 오후 기준 유튜브 공식 채널에 올라온 ‘WHO AM I’의 조회수는 17만회를 넘겼다. 댓글에는 멜로디와 가사 등 노래의 완성도와 로지의 음색을 칭찬하는 내용이 많다.

피아노 선율로 시작하는 노래는 로지의 허스키하면서도 부드러운 음색이 더해져 매력을 더한다. 가사는 로지라는 가상인간의 고민을 담아냈다. 이런 식이다. ‘아직은 알지 못해 who I am/ Tell me who am I I know i know i know/ 오늘도 널 기다려.’ 음원 사이트 아티스트 소개란에 적힌 ‘흐릿한 기억 속, 먼 길을 걷다 눈을 떴을 때 나는 태어났고, 누군가 나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나는 오로지 내가 되었다. 나는 누구인가? 어떤 존재인가? 당신(U)으로부터의 나는, 진정한 나(I)인가?’ 글귀 또한 가사와 맥락이 닿아있다.

로지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며 주로 트렌디한 모습을 보여왔다. 본격적으로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드러낸 것은 이번 음악 활동이 처음인데, 노래를 통해 밝은 면 외에 가상‘인간’으로서 로지를 구성하는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로지는 MZ세대가 선호하는 얼굴형과 목소리를 빅데이터로 모아 인공지능(AI) 기반으로 만든 가상인간이다. 그간 인터뷰 및 다양한 활동을 통해 로지의 얼굴과 목소리가 공개됐다. 사진이나 동영상 광고 등에서 자연스러웠던 로지의 외형에 비해 목소리는 조금 기계적인 느낌이 들었던 것이 사실이라 노래에 이런 부분이 어떻게 구현될 지 궁금했을 팬들이 많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노래만 들으면 사실상 실제 사람이 부른 것인지 디지털로 구성된 목소리인지 잘 구분되지 않는다. 로지 목소리에 어떤 변화가 있는 것일까.

로지를 탄생시킨 싸이더스스튜디오엑스 측은 이에 대해 “로지가 일상에서 말하는 대화는 100% 디지털화 작업이 끝났다. 다만, 노래에 담긴 감성적인 디테일을 살리기에는 부족한 것 같아 이번 싱글에서는 일부 실제 사람의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실은 1998년 데뷔한 사이버 가수의 원조 ‘아담’을 넘어선 지점으로 당시 아담의 노래는 모두 실제 인간 가수인 박성철씨가 부른 것으로 확인됐다. 아담은 2집까지 발매한 이후 기술력의 한계로 활동이 중단됐다.

로지는 앞으로도 싱글 앨범을 계속 발표할 계획인데, 언젠가는 실제 사람의 목소리가 1%도 섞이지 않은 노래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싸이더스스튜디오엑스는 로지의 얼굴이 MZ세대가 선호하는 모습을 조합해 탄생한 것처럼, 목소리도 대중의 선호를 분석해 작업한다고 했다.

로지를 비롯해 김래아, 한유아 등도 다른 가상인간들도 최근 가수 활동 계획을 알린 바 있다. 이전까지 이름이 알려진 여성 가상인간들은 주로 인스타그램을 통한 인플루언서로서 활동했다. 이 같은 점은 비판의 대목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인플루언서 활동이 주로 외적인 모습을 상품화한다는 점에서, 이를 이유로 가상인간 개발도 남성이 아닌 여성에만 치중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최근 들어 활동폭이 넓어진 것인데, 로지는 가수 데뷔 이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내과 박원장>에 카메오로 출연한 바 있다. 지난 1월에는 서울가요대상 시상자로 참석하기도 했다. 이번 음원 수익금 전액은 글로벌 아동권리 전문 NGO 굿네이버스에 기부할 계획이다. 선한 영향력을 행사는 인플루언서로의 정체성을 이어나가는 행보로 보인다.

가상인간의 다양한 도전은 이제 이들의 활동이 아담 등 1세대 가상인간처럼 단기간에 그치지 않을 것이란 예상을 낳는다. 싸이더스스튜디오엑스 측은 “로지의 컨셉은 다양한 활동에 찍혀있다. 그렇지 않으면, 대중도 지루할 수밖에 없다”며 “사람들이 ‘쟤는 1년 동안 광고만 찍네. 돈 버는 기계 아닌가’ 이렇게 보는 건 원하지 않는다. 그래서 촬영 환경이 부족하더라도 드라마에도 나가고 가수 활동도 하는 것이다. 콘텐츠의 확장이 지금 로지 활동의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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