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 제친 ‘어둠의 아이유’ 비비의 달디단 ‘밤양갱’

김한솔 기자

아이유 신작 공개에도 ‘부동의 1위’ 고수

가수 장기하가 작사·작곡...MV에도 출연

흔한 소재, 기존 K팝과 다른 결로 풀어내

가수 비비는 ‘밤양갱’ 뮤직비디오에서 갑작스럽게 이별을 통보받는 연인을 연기한다. 이별을 통보하는 이는 곡을 작사, 작곡한 장기하가 맡아 연기했다. ‘밤양갱’ 뮤직비디오 갈무리

가수 비비는 ‘밤양갱’ 뮤직비디오에서 갑작스럽게 이별을 통보받는 연인을 연기한다. 이별을 통보하는 이는 곡을 작사, 작곡한 장기하가 맡아 연기했다. ‘밤양갱’ 뮤직비디오 갈무리

“달디달고 달디달고 달디단 밤양갱, 밤양갱…”

‘어둠의 아이유’ 가수 비비의 ‘밤양갱’의 조용한 인기가 계속되고 있다. ‘밤양갱’은 지난 13일 발매된 비비의 신곡이다. 공개된 지 2주 만에 입소문을 타고 멜론, 유튜브뮤직, 벅스, 지니 등 각종 차트 1위를 휩쓸었다. 지난 20일에는 신곡만 냈다하면 각종 차트 1위를 휩쓰는 가수 아이유가 방탄소년단 뷔와 함께 한 음악을 공개했는데도 ‘밤양갱’은 부동의 1위를 지켰다.

가수 장기하가 작사, 작곡하고 비비가 부른 ‘밤양갱’은 연인에게 이별을 통보받은 뒤의 감정을 노래한 곡이다. 흔한 소재를 기존 K팝과는 다른 결로 풀어냈다.

‘밤양갱’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밤양갱’ 뮤직비디오 갈무리

‘밤양갱’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밤양갱’ 뮤직비디오 갈무리

‘밤양갱’의 첫번째 매력은 중독적인 가사다. 노래 속 화자는 “너는 바라는게 너무 많다”며 이별을 통보한 연인에게 “하려던 말을 애써 누르고 ‘그래, 미안해’ 라는 한마디”만 건넨다. 그리고 자신이 원했던 것은 “달디달고 달디달고 달디단 밤양갱” 뿐이었다고 말한다. 단순한 듯 시적인 가사에 장기하 곡 특유의 리듬감이 더해진 이 부분은 곡의 하이라이트다.

‘밤양갱’은 장기하가 2018년 ‘장기하와 얼굴들’ 밴드로 활동할 때 발표했던 ‘나란히 나란히’ 라는 곡의 답가처럼 보이기도 한다. ‘나란히 나란히’는 사랑하는 연인을 위해 “달나라로 가는 우주선을 예약”하려고 했을 때 이미 연인의 마음이 떠나가 버린 것을 발견한 사람의 허탈한 심정이 담긴 노래다. 자신이 원했던 것은 작고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충만한 행복을 의미하는 ‘밤양갱’ 이었을 뿐이라고 말하는 여성 화자가 떠오른다. 비비는 ‘밤양갱’의 의미에 대해 “사랑과 행복은 거창하고 화려한 것보다는 소소하지만 늘 함꼐하면서 나누었던 추억, 기분좋은 기억, 그런 작은 조각들에서 비롯된다는 걸 밤양갱으로 빗대어 표현했다”고 말했다.

연인과 헤어지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밤양갱’ 뮤직비디오는 점차 동화적으로 변한다. ‘밤양갱’ 뮤직비디오 갈무리

연인과 헤어지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밤양갱’ 뮤직비디오는 점차 동화적으로 변한다. ‘밤양갱’ 뮤직비디오 갈무리

멜로디도 독특하다. 최근 인기있는 장르를 차용하는 대신 왈츠풍 멜로디를 썼다. 임희윤 대중음악 평론가는 “대중가요치고는 선율이 굉장히 클래식하고, 누구나 따라부를 수 있을 정도로 쉬운 CM송 같은 멜로디”라며 “우리가 잠깐 잊고 있었던 굉장히 대중적인 노래의 양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담백한 노래와 달리 뮤지컬의 한 장면 같은 화려한 음악방송 무대와 동화같은 분위기의 뮤직비디오도 화제가 됐다. 비비는 ‘밤양갱’으로 새로운 이미지를 보여주는데 성공한 듯 보인다. ‘밤양갱’은 ‘나쁜X’ ‘철학보다 무서운건 비비의 총알’ 등 그가 이전에 내놨던 곡들과는 전혀 다른 결의 노래다. 비비는 2018년 SBS 오디션 프로그램 <더 팬>에 출연하며 이름을 알렸다. 아이유와 비슷한 음색을 가졌지만 곡의 내용이나 분위기가 상대적으로 어두워 ‘어둠의 아이유’라는 별명으로 마니아층에게 인기를 끌었다. 최근엔 가수에서 연기로도 영역을 넓혀 활동 중이다. 비비는 “밤양갱을 듣다보면 꽁꽁 숨겨놓은 추억이 머릿속으로 흘러들어오는 기분을 느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가수 장기하. 장기하 공식 홈페이지

가수 장기하. 장기하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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