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문수사 극락보전’ 등 조선 사찰 건축물 9건 보물 됐다

도재기 선임기자

문화재청, 통도사·송광사·직지사 등의 천왕문 8건도 보물 지정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된 조선시대 불교 건축물 ‘서산 문수사 극락보전’. 문화재청 제공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된 조선시대 불교 건축물 ‘서산 문수사 극락보전’. 문화재청 제공

조선 후기 건축물인 ‘서산 문수사 극락보전’과 전국 주요 사찰의 문 건물 8건이 보물이 됐다.

문화재청은 “‘서산 문수사 극락보전’과 함께 ‘완주 송광사 금강문’ 같은 전국 사찰의 금강문·천왕문 8건 등 조선시대의 사찰 건축물 모두 9건을 국가지정문화재(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했다”고 2일 밝혔다.

보물로 지정된 ‘서산 문수사 극락보전’은 정면 3칸, 측면 3칸, 다포식 공포에 맞배지붕 형식의 불전이다. 명확한 자료는 없지만 주요 목재에 대한 연륜연대 조사와 방사성탄소연대 분석을 통해 1630년대에 중건된 것으로 파악됐다.

다포식 공포는 처마의 무게를 받치기 위해 기둥 위에 짜 맞춰 올린 구조물인 공포가 기둥 위는 물론 기둥과 기둥 사이에도 있는 것을 말한다. 다포식 공포는 기둥 위에만 공포가 있는 주심포 공포에 비해 장식적이어서 건축물을 훨씬 화려하게 보이게 한다.

문화재청은 “내부 중앙에 불상을 모시는 불단인 수미단을 두고 뒤쪽에 후불벽을 조성한 17세기 중건 당시의 형식을 잘 간직하고 있어 건축학적 가치가 높다”며 “17세기 부터 그 이후 단청 문양·채색의 시기별 변화를 확인할 수 있어 예술적·학술적 가치도 높다”고 밝혔다.

이번에 보물로 지정된 금강문과 천왕문은 조선시대 사찰의 삼문(三門) 체계가 성립되면서 나타나는 사찰 진입부의 출입문 건축물들이다.

보물로 지정된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순천 송광사 사천왕문’ ‘김천 직지사 천왕문’ ‘구례 화엄사 천왕문’ ‘양산 통도사 천왕문’. 문화재청 제공

보물로 지정된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순천 송광사 사천왕문’ ‘김천 직지사 천왕문’ ‘구례 화엄사 천왕문’ ‘양산 통도사 천왕문’. 문화재청 제공

임진왜란 이후 사찰의 가람배치는 첫번째 문인 일주문을 시작으로 금강문(인왕문)~천왕문이 직선축선상으로 이어진다. 금강문은 부처의 가람과 불법을 수호하는 금강역사가, 천왕문은 가람수호와 악귀 퇴출로 청정도량 유지를 위한 사천왕상이 지키고 있다.

‘순천 송광사 사천왕문’은 1612년(광해군 1) 중창된 사실이 문헌기록으로 확인되고 있어 역사적 가치가 크다. 정면 3칸, 측면 3칸의 다포식 공포에 맞배지붕 건물로 아름다운 경관도 자랑한다. 중건 당시의 건축적 특징과 위치를 잘 유지하고 있기도 하다. 특히 인조 대에 임진왜란으로 소실된 전국의 사찰을 중건한 것으로 유명한 벽암각성(1575~1660)과 스승인 부휴선사(1543~1615)의 조성 계보를 잇고 있어 학술적 가치도 높다는 평가다. 벽암각성은 임진왜란·병자호란 당시 승군으로 활약했으며 이후 전쟁으로 소실된 전국의 사찰을 중건했다.

‘김천 직지사 천왕문’은 1596년(선조 29) 임진왜란 당시 왜적의 방화로 절의 건물들이 대부분 소실됐으나 천불전, 자하문과 함께 피해를 입지 않았다. 이후 1665년(현종 6) 사천왕상을 조성하기 이전에 중건된 것으로 추정된다. 정면 3칸·측면 3칸으로 보은 법주사 천왕문 다음으로 큰 규모이며, 소조사천왕상(보물)이 봉안돼 있다. 조선 후기 건축양식의 변천과정을 확인할 수 있는 학술적 가치, 지역적 특색을 간직하고 있는 사찰 건축물이기도 하다.

‘구례 화엄사 천왕문’은 고려 후기에 처음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임진왜란 이후 소실됐다. 이후 1636년(인조 14)에 벽암각성에 의해 중창됐다. 정면 3칸·측면 3칸, 겹처마, 맞배지붕 건물이며 1630년대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소조사천왕상(보물)이 있다. 특히 벽체는 독특하게 목재 판벽과 회벽을 혼용하고 있다.

‘양산 통도사 천왕문’은 1713년(숙종 39)에 화재로 소실된 것을 그 다음해인 1714년에 중건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사찰의 산문들 가운데 건립 연대가 명확한 보기 드문 사례로 조선 후기 사찰 건축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보물로 지정된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영광 불갑사 천왕문’ ‘완주 송광사 금강문’ ‘보은 법주사 천왕문’ ‘포항 보경사 천왕문’. 문화재청

보물로 지정된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영광 불갑사 천왕문’ ‘완주 송광사 금강문’ ‘보은 법주사 천왕문’ ‘포항 보경사 천왕문’. 문화재청

‘영광 불갑사 천왕문’은 기록을 통해 1725년(영조 1) 이전에 건립된 것으로 확인된다. 여러 차례 보수 및 이전에도 불구하고 건립 당시의 모습을 잘 유지하고 있고, 건물 내부 중앙에 기둥(심주)을 설치하는 등 건축적으로 독특한 구조를 지녀 학술적 가치도 크다.

‘완주 송광사 금강문’은 1649년(인조 27) 이전에 건립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미 보물로 지정된 대웅전과 종루의 형태와 유사해 건립 연대 추정을 뒷받침하며, 독창적 지붕은 건축사적·역사적 가치도 크다는 평가다.

‘보은 법주사 천왕문’은 정유재란 이후 법주사의 재건이 이뤄지던 17세기 초반에 건립된 것으로 보인다. 정면 5칸·측면 2칸으로 현존하는 천왕문 가운데 가장 크고 넓다. 또 한국에서 규모가 제일 큰 소조사천왕(보물)이 각각 2구씩 4구가 있다.

‘포항 보경사 천왕문’은 1679년(숙종 5) 중창한 후 1761~1767년에 중건한 것으로 확인된다. 17세기 이후 본격적으로 이뤄진 사찰 천왕문의 조성, 또 시기적 변화 양상을 살필 수 있는 자료다. 정면 3칸·측면 2칸의 단층 팔작지붕이며, 정면 가운데 기둥 밑부분에 기둥을 보강하기 위해 설치한 목부재(신방목)에 사자상이 조각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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