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인 가족 이야기 다룬 ‘코다’ 아카데미 작품상···OTT영화로는 처음

백승찬 기자

‘파워 오브 도그’ 제인 캠피언은 감독상

윌 스미스·제시카 채스테인 각각 남·녀주연상

영화 <코다>의 출연진, 제작진이 2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받고 수상소감을 밝히고 있다. AP연합뉴스

영화 <코다>의 출연진, 제작진이 2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받고 수상소감을 밝히고 있다. AP연합뉴스

농인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코다>가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받았다.

<코다>는 2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오스카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받았다. 유력 후보로 꼽힌 <파워 오브 도그>를 제친 결과다. 애플tv플러스가 스트리밍한 <코다>는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첫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영화로도 기록됐다. <코다>는 농인 가족 사이에서 성장하는 청인 소녀의 이야기다. 농인 역을 맡은 배우들은 모두 실제 농인이다. ‘코다(CODA)’는 농인 부모를 둔 청인 자녀를 의미한다.

<파워 오브 도그>의 제인 캠피언 감독은 감독상을 받았다. 지난해 감독상을 받은 <노매드랜드>의 클로이 자오에 이어 2년 연속 여성 수상이며, 2010년 <허트 로커>의 캐스린 비글로를 시작으로 세번째 여성 수상이다. 캠피언은 <피아노>로 1994년 이 분야 후보에 오른 데 이어 두번째 도전 만에 수상했다. 캠피언은 “나는 이야기에 깊이 빠질 수 있는 감독 일을 좋아한다. 다만 세계를 창조하는 일은 힘겨울 때가 있다. 다행히도 난 혼자가 아니다”라는 수상소감을 밝혔다. 올해 아카데미에서는 OTT 영화의 강세가 일찌감치 예견됐다. 작품상 후보에 오른 10편 중 애플tv플러스가 2편(<코다> <맥베스의 비극>), 넷플릭스가 2편(<파워 오브 도그> <돈 룩 업>)이었다. 넷플릭스는 2019년 <로마>를 시작으로 꾸준히 작품상 후보작을 냈다.

제인 캠피언 감독이 27일(현지시간)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받고 기뻐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제인 캠피언 감독이 27일(현지시간)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받고 기뻐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여우주연상은 <타미 페이의 눈>의 제시카 채스테인에게 돌아갔다. 채스테인은 이 영화에서 미국 종교방송의 유명 방송인이던 실존 인물 타미 페이를 연기했다. 채스테인은 “우리는 트라우마와 고립으로 가득 찬 고난의 시대를 지나고 있다. 많은 이들이 절망하고 외로움을 느낀다”며 “자살은 미국의 주요한 사망 원인이다. 특히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는 성소수자들에게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채스테인은 “당신이 무력하고 외롭다고 느낀다면, 당신이 가진 톡특함 자체만으로 조건 없는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알아달라”고 말했다.

윌 스미스는 <킹 리차드>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스미스는 <행복을 찾아서> <알리>에 이어 세번째 도전 끝에 수상했다. 스미스는 <킹 리차드>에서 비너스·세리나 윌리엄스 자매를 키워낸 아버지 역을 맡았다. 이날 장편 다큐멘터리상 시상자 크리스 록이 스미스의 아내 제이다 핀켓 스미스의 삭발 헤어 스타일을 두고 농담하자, 스미스는 즉석에서 무대에 올라 록을 때리고 욕설을 퍼부어 장내 분위기를 얼어붙게 만들기도 했다. 스미스는 이후 눈물을 흘리며 “사랑은 때로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 아카데미와 이 자리의 동료들께 사과드린다”는 수상소감을 밝혔다.

제시카 채스테인이 27일(현지시간)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뒤 기뻐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제시카 채스테인이 27일(현지시간)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뒤 기뻐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윌 스미스가 27일(현지시간)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은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AP연합뉴스

윌 스미스가 27일(현지시간)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은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AP연합뉴스

<코다>의 트로이 코처는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그는 농인 배우로는 1987년 <작은 신의 아이들>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말리 매틀린 이후 처음으로 연기상을 수상했다. <미나리>로 지난해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윤여정이 시상했다. 윤여정은 “오스카 수상자는…”이라고 말한 뒤 수어로 코처를 호명했다. 코처가 수어로 수상소감을 말하는 동안에는 트로피를 대신 들었다. 객석 참가자들도 박수 대신 양손을 흔드는 수어로 축하했다.

뮤지컬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에서 아니타 역을 맡은 아리아나 드보스는 여우조연상을 차지했다. 드보스는 오스카 연기상을 차지한 두번째 라틴계 배우가 됐다. 첫번째 라틴계 배우는 1961년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에서 같은 역할을 해 이듬해 여우조연상을 받은 리타 모레노였다. 같은 제목의 영화에서 같은 역을 연기한 두 배우가 60년에 걸쳐 오스카 여우조연상을 받은 것이다. 드보스는 커밍아웃한 성소수자로는 처음으로 오스카 연기상을 받는 기록도 세웠다. 드보스는 수상소감에서 라틴계 흑인 배우이자 퀴어로서 예술을 통해 힘을 찾았음을 언급했다.

일본영화로는 처음으로 작품상 후보에 오른 <드라이브 마이 카>가 국제장편영화상을 받았다. 장편 애니메이션상은 <엔칸토: 마법의 세계>가 받았다. SF 블록버스터 <듄>은 10개 부문 후보에 올라 촬영상, 편집상, 음악상 등 6개 부문을 수상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기원하는 침묵의 시간도 마련됐다.

<코다>의 트로이 코처가 27일(현지시간) 열린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을 받은 뒤 사진촬영에 응하고 있다. 이날 시상한 윤여정이 착용한 푸른 리본은 유엔난민기구의 난민 캠페인에 대한 지지를 의미한다. 로이터연합뉴스

<코다>의 트로이 코처가 27일(현지시간) 열린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을 받은 뒤 사진촬영에 응하고 있다. 이날 시상한 윤여정이 착용한 푸른 리본은 유엔난민기구의 난민 캠페인에 대한 지지를 의미한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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