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의료의 어벤저스 ‘전문센터’가 뜬다

박효순 기자

글로벌 한국 의료 2022

K의료의 어벤저스 ‘전문센터’가 뜬다

의료의 전문화는 세계적인 경쟁력의 밑바탕으로, 주요 병원의 전문센터들이 이러한 바탕 위에 수준 높은 의료를 국민에게 제공하고, 나아가 해외 환자 유치와 의료관광을 통해 국부를 창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폐암센터는 20년이 넘는 협진 노하우로 폐암에 맞선다. 각각의 과에서 이루어지던 폐암 진단을 호흡기내과에서 담당하는 것으로 일원화하고, 이후 정기적인 협진 회의 및 다학제 진료를 통해 수술, 방사선, 약물치료 및 추후 관리까지 함께하고 있다.

연세의료원은 내년 상반기, 꿈의 암 치료로 평가받는 중입자치료를 시작한다.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 맞은편에 위치한 중입자치료센터의 건축면적은 3105㎡(940평)에 이른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은 예방부터 재활까지 심장치료의 전 과정에 걸쳐 국제적인 수준의 표준화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으며, 전 세계 의학자에게 다양한 글로벌 교육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인하대병원 갑상선외과센터는 단일공 유방 접근법 수술을 통해 K의료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특히 지난 10월 조지아 방문 일정 중 진행한 부갑상샘 구강 내시경 수술에 대한 술기(수술기법) 교육은 큰 관심을 받았다.

안양윌스기념병원은 매년 국제학회에서의 강연을 비롯해 200여건에 달하는 척추내시경과 관련된 연구의 결과를 국내외에 발표하고 있다. 2020년에는 대한최소침습척추학회(KOMISS)에서 척추내시경 수술의 노하우를 인정받아 ‘척추내시경 수술 국제교육센터’로 지정됐다.

■성빈센트병원 폐암센터, 1cm 미만 초기 암도 3D로 한눈에

성빈센트병원의 폐암센터 의료진이 환자에게 가정 적합한 치료법을 도출하기 위한 협진회의를 하고 있다. 성빈센트병원 제공

성빈센트병원의 폐암센터 의료진이 환자에게 가정 적합한 치료법을 도출하기 위한 협진회의를 하고 있다. 성빈센트병원 제공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의 폐암센터는 주 1회 정기적으로 협진 회의를 연다. 호흡기내과, 흉부외과, 종양내과, 방사선종양학과, 영상의학과, 핵의학과, 병리과 등 폐암과 관련된 임상과 의료진이 모두 참석한다.

환자들의 병리검사 결과, 영상의학적인 소견과 환자의 전신 상태, 병기, 폐 기능 등 임상 상태에 대한 정보를 검토해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결정하고, 치료 후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해 논의한다.

폐암센터는 진단에서 수술까지 1주일 이내로 단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한 수술이 적용되지 않는 환자는 빠르게 항암치료 및 방사선치료를 시작할 수 있도록 전담 코디네이터가 환자의 진료 일정을 관리한다.

수술은 가능한 한 3D-비디오 흉강경이나 로봇을 이용한 최소침습 수술을 시행한다. 또 폐에 생긴 작은 미확인 병변을 마이크로코일을 이용해 표시하는 최소침습 표식법을 개발해 환자의 조기 진단과 치료에 적용 중이다.

전자기유도 내비게이션 기관지경(ENB)을 이용한 진단법도 시행한다. ENB는 컴퓨터단층촬영(CT)을 통해 확보한 영상 정보로 환자의 폐를 3차원 이미지로 구현하고, 내비게이션 프로그램을 통해 미세한 카테터가 폐암 의심 부위를 정확하게 찾아내 정확한 조직 검사 및 표식을 가능하게 하는 검사다. ENB는 1㎝ 미만의 초기 폐암, 간유리 음영의 폐 결절, 폐암의 위치가 기존의 방법으로는 접근이 어려운 경우나 전이암 등에 유용하다.

조덕곤 폐암센터장(흉부외과 교수)은 “환자 상태에 맞는 최선의 치료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치료 과정 및 치료 후 환자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 ‘하이브리드 시술’로 세계 표준 제시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안정민 교수와 강도윤 교수(오른쪽부터)가 심장 스텐트 시술을 시행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안정민 교수와 강도윤 교수(오른쪽부터)가 심장 스텐트 시술을 시행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은 심장내과, 성인심장(흉부)외과, 혈관외과의 3개 진료과와 8개의 질환별 센터를 갖추고 심혈관질환 환자를 위한 전문화된 협진 진료를 제공한다.

중재적 시술과 외과 수술이 접합된 고난도 하이브리드 시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국제학술지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JM)에 8차례 논문으로 게재되며 전 세계 심장질환 치료의 표준을 제시했다.

1991년 국내 최초로 관상동맥 스텐트 시술을 성공한 이래로 매년 2500건 이상의 관상동맥중재술을 시행하면서 국내에서 가장 많은 관상동맥질환(협심증, 심근경색증) 환자들을 치료한다. 2010년에는 국내 첫 ‘대동맥 판막 스텐트 시술’(TAVI, 타비)을 시행했으며, 2021년 5월 국내 및 아시아 최초로 타비시술 1000례를 달성했다.

심장이식 분야에서도 독보적이다. 1992년에 국내 첫 심장이식 수술을 성공시키며 말기심부전 치료 분야를 선도해왔다.

지금까지 860건 이상의 심장이식을 시행하면서 국내에서 가장 많은 심장이식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심장이식 수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좌심실보조장치이식(LVAD)도 전력을 다해 성공적인 치료 결과를 거두고 있다.

의료진 전용의 심장병원 핫라인이 운영되며, 전국에 있는 중환자들을 서울아산병원으로 이송할 수 있는 체외막 순환을 위한 보조장치인 에크모(ECMO) 전담팀이 가동되는데, 전문 인력이 항상 대기 중이다.

정철현 심장병원장(흉부외과 교수)은 “최소침습 시술뿐 아니라 중증 심장수술의 발전을 함께 도모해 내·외과가 함께 우리나라 심장치료를 이끌며 4차 의료기관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연세의료원 중입자치료센터, 암세포만 노리는 ‘360도 정밀 치료’

연세의료원이 국내 최초로 선보여 내년 상반기부터 국내 암 치료를 시작하는 중입자치료센터의 입자가속기. 연세의료원 제공

연세의료원이 국내 최초로 선보여 내년 상반기부터 국내 암 치료를 시작하는 중입자치료센터의 입자가속기. 연세의료원 제공

연세의료원이 선보이는 중입자치료기는 고정형 1대와 회전형 2대다. 치료기 3대에서 하루 동안 50여명의 환자를 치료할 계획이다. 회전형은 360도 회전하며 중입자를 조사(照射)하기 때문에 어느 방향에서든 환자의 암세포에 집중 조사가 가능하다.

치료기는 중입자(탄소원자)를 가속하는 싱크로트론과 중입자를 환자에게 쏘는 갠트리로 구성되어 있다. 싱크로트론의 크기는 너비 20m, 높이 1m에 이른다. 갠트리는 길이 9m에 무게는 200t에 달한다.

중입자치료의 원리는 가속기 싱크로트론이 탄소원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한 뒤 고정형 또는 회전형 치료기를 통해 에너지빔을 환자의 암세포에만 정밀하게 조사하는 것이다. 목표 지점에서 최대의 에너지를 방출하는 중입자의 특성으로 암세포가 받는 충격을 더 키울 수 있다. 중입자는 신체 표면에서는 방사선량이 적고 목표한 암 조직에서 에너지 대부분을 발산한다.

중입자치료가 가능한 암은 혈액암을 제외한 모든 고형암이다. 특히 기존에 치료가 어려웠던 산소가 부족한 환경의 암세포에 강력한 효과를 보인다. 윤동섭 의료원장은 “중입자치료는 5년 생존율이 30% 이하여서 3대 난치암이라고 꼽히는 췌장암, 폐암, 간암에서 생존율을 2배 이상 끌어올릴 것”이라며 “골·연부조직 육종, 척삭종(뇌종양), 악성 흑색종 등 희소암의 치료는 물론 전립선암 치료 등에서도 널리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중입자치료가 가능한 병원은 10여곳에 불과하며, 해외 원정 치료를 떠나면 드는 비용만 1억~2억원에 달한다. 연세의료원의 중입자치료기는 국내 난치성 암 환자들의 새로운 희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하대병원 갑상선외과센터, 세계 최초 ‘단일공 유방 접근법’으로 갑상선 제거

인하대병원 갑상선외과 센터장 이진욱 교수의 갑상선암 구강 내시경 수술을 홍콩, 필리핀, 조지아 의사들이 참관하고 있다. 인하대병원 제공

인하대병원 갑상선외과 센터장 이진욱 교수의 갑상선암 구강 내시경 수술을 홍콩, 필리핀, 조지아 의사들이 참관하고 있다. 인하대병원 제공

인하대병원 갑상선외과센터는 세계 최초로 SP-BA(단일공 유방 접근법) 수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최신 로봇수술기인 다빈치 SP 모델을 도입해 현재 시행 중인 BABA 수술에서 한 단계 발전된 SP-BA 수술을 구상 중이다. 이 센터는 코카서스 3국(조지아,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지역에서 의료기술을 바탕으로 한 교류를 넓혀갈 계획이다.

그동안 인하대병원이 시행하던 BABA 로봇 갑상선 수술은 양쪽 겨드랑이와 유륜에 8㎜의 절개창을 내고 총 4개의 구멍으로 로봇 팔을 결합해 갑상선을 제거하는 수술이다. 하지만 SP-BA 수술은 한쪽 유륜에만 절개창을 내고 다빈치 SP 로봇을 결합한 뒤 갑상선 제거가 가능하다. BABA 수술과 비교하면, 피부 아래 박리 범위가 50% 이상 줄어들게 되는 더욱 최소침습적인 접근 방법이다.

SP-BA 수술은 센터장인 외과 이진욱 교수가 집도할 예정이다. 갑상선 및 부신 수술 3000례를 달성한 권위자로, 지난 4년 동안 850례 이상의 로봇수술을 시행했다. 측경부 전이가 있는 환자에게서도 긴 흉터 없는 안전한 수술을 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 센터장의 갑상선암 구강 내시경 수술 경험을 담은 논문은 해당 분야에서 가장 많이 인용될 정도이다. 로봇수술과 달리 아랫입술 안쪽 구강 점막을 통해 내시경 수술 기구를 넣어 피부 절개 없이 수술하는 방법이다. 그는 절개수술 역시 목의 가장 아래쪽 피부 주름에 맞춰 4~5㎝가량의 최소 절개를 이용한다. 측경부 림프절 전이에 대한 절개수술도 일반적인 15~20㎝가 아니라 목 가장 아래쪽으로 10㎝ 정도만 열고 수술하는 최소 절개수술법을 적용하고 있다.

■안양윌스기념병원 척추센터, 부분마취하고 절개 없어…부담 작은 ‘척추내시경 수술’

척추내시경 시술은 디스크탈출증이나 협착증 등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안양윌스기념병원은 다양한 맞춤형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안양윌스기념병원 제공

척추내시경 시술은 디스크탈출증이나 협착증 등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안양윌스기념병원은 다양한 맞춤형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안양윌스기념병원 제공

보건복지부 지정 척추전문병원인 안양윌스기념병원(병원장 이동찬)의 척추센터는 척추내시경 수술을 활용해 최상의 맞춤형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척추내시경 수술은 경추(목뼈), 흉추(등뼈), 요추(허리뼈)에서 발생할 수 있는 디스크탈출증이나 척추관협착증 등 다양한 척추질환 치료에 활용되는 수술법으로, 내시경 장비를 이용해 육안으로 신경을 압박하는 조직을 직접 확인할 수 있어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척추내시경 수술은 한 개의 구멍으로 수술하는 단일공 척추내시경 수술과 두 개의 구멍을 통해 수술하는 양방향 척추내시경 수술로 나눌 수 있다. 단일공 수술의 경우 한 개의 구멍에 내시경과 수술 기구를 동시에 삽입해 진행하며, 양방향의 경우 한쪽 구멍에는 내시경을, 다른 한쪽에는 수술 기구를 투입해 수술한다. 수술 방법은 질환과 병변의 상태 등을 고려해 결정하게 된다.

안양윌스기념병원 척추센터는 척추내시경 수술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양한 척추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대부분 부분마취로 진행하고 불필요한 절개 없이 작은 구멍을 통해 수술하기 때문에 수술 시 출혈이 거의 없다. 당뇨, 고혈압, 심혈관계 질환으로 치료가 어려웠던 환자들뿐만 아니라 전신마취나 개복 수술이 부담스러운 고령 환자들도 가능하다. 최근 91세 남자 환자도 디스크탈출증과 척추관협착증을 치료했다. 이동찬 병원장은 “우리나라 척추내시경 수술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안양윌스기념병원은 해당 수술법의 발전에 이바지해 왔다”면서 “척추내시경 치료를 바탕으로 환자에게 가장 안전하고 적합한 치료법을 찾기 위해 진료와 연구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Today`s HOT
UCLA 캠퍼스 쓰레기 치우는 인부들 호주 시드니 대학교 이-팔 맞불 시위 갱단 무법천지 아이티, 집 떠나는 주민들 폭우로 주민 대피령 내려진 텍사스주
불타는 해리포터 성 해리슨 튤립 축제
체감 50도, 필리핀 덮친 폭염 올림픽 앞둔 프랑스 노동절 시위
인도 카사라, 마른땅 위 우물 마드리드에서 열린 국제 노동자의 날 집회 경찰과 충돌한 이스탄불 노동절 집회 시위대 케냐 유명 사파리 관광지 폭우로 침수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