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와 역사

전통과 대중성 ‘두 마리 토끼’ 잡은 포르쉐 박스터

안광호 기자

강력한 성능과 고급스러움의 대명사인 포르쉐(Porsche)에서도 ‘박스터(Boxster)’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 차다.

박스터가 표방한 콘셉트는 ‘누구나 쉽게 탈 수 있는 스포츠카’이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많은 사람들이 포르쉐를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배경에는 포르쉐의 경영 악화라는 불가피한 측면도 있었다. 박스터는 출시 직후 시장의 호평을 받았고 성능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중앙에 위치한 미드십 엔진과 경량 구조 탓에 민첩성이 뛰어났고, 강력한 주행능력은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배가시켰다.

1993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첫 모습을 보인 직후 1996년 코드명 ‘986’으로 생산된 박스터. |스투트가르트 스포츠카㈜ 제공

1993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첫 모습을 보인 직후 1996년 코드명 ‘986’으로 생산된 박스터. |스투트가르트 스포츠카㈜ 제공

‘550 스파이더’ 이어 1996년 코드명 ‘986’으로 생산

1953년 포르쉐는 강력한 성능의 4기통 박서 엔진을 장착한 ‘550 스파이더(550 Spyder)’를 출시했다. 550 스파이더는 1948년 첫 선을 보인 미드십 엔진 방식의 경량 로드스터 356을 계승했다. 550 스파이더는 ‘에덴의 동쪽’ ‘이유 없는 반항’ 등의 영화로 당대를 주름잡은 미국 배우 제임스 딘(James Dean)의 애마로도 잘 알려져 있다.

1세대 박스터를 디자인한 디자이너 함 라가이(Ham Lagaay). (cc) Wikipedia

1세대 박스터를 디자인한 디자이너 함 라가이(Ham Lagaay). (cc) Wikipedia

이 차는 개발 당시 자동차 경주 전용으로 설계돼 실내의 편의장비는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 이후 각종 경주에서 수많은 우승을 차지하며 포르쉐가 대중적으로 인기를 얻는 데 크게 기여했다.

1990년대 들어 포르쉐는 석유 파동과 판매 실적 악화 등의 요인으로 경영 위기에 직면했다. 포르쉐 911에 비해 저렴한 값에 즐길 수 있는 ‘또 다른 포르쉐’가 필요했다.

1세대 박스터는 1993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첫 모습을 보인 직후 1996년 코드명 ‘986’으로 생산됐다. 수평대향 6기통의 일명 ‘박서(Boxer)’ 엔진과 ‘스피드스터(speedster)’의 합쳐졌다는 의미에서 박스터로 명명됐다. 박서 엔진은 피스톤의 움직임이 마치 권투선수가 주먹을 서로 부딪히는 모습과 비슷한 수평대향 엔진을 지칭한 말이다.

2세대 박스터. |스투트가르트 스포츠카㈜ 제공

2세대 박스터. |스투트가르트 스포츠카㈜ 제공

미드십 엔진에 경량 구조…민첩성 뛰어나

박스터는 가격 면에서 대중성을 키운 모델이지만 또한 포르쉐 고유의 전통 역시 충실히 따랐다. 포르쉐만의 독특함을 지닌 미드십 엔진의 2인승 스포츠카로 탄생한 박스터는 중앙에 위치한 엔진 덕분에 앞뒤 무게배분이 완벽에 가까웠고 가벼운 경량 구조 탓에 민첩성이 뛰어났다.

또 기존의 911 모델과 많은 부품을 공유했으며 기본적으로 오픈된 스포츠카로서 소프트톱과 알루미늄 하드톱을 씌울 수 있었다. 디자이너 함 라가이(Ham Lagaay)는 550 스파이더와 RS61의 외형을 토대로 박스터를 제작했다. 2480cc DOHC 204마력에, 최고 시속 235㎞/h, 제로백(0-100㎞까지 도달하는 시간) 7.6초의 성능을 지녔다.

[신차와 역사]전통과 대중성 ‘두 마리 토끼’ 잡은 포르쉐 박스터

하지만 포르쉐 마니아들에게 박스터의 이 같은 성능은 기대에 못미쳤다. 이에 2000년 들어 배기량 3.2ℓ에 최대출력 252마력의 성능을 지닌 ‘박스터S’를 선보였다. 박스터S의 최고시속은 260㎞/h, 제로백은 5.9초다.

2005년 출시된 뉴 박스터·뉴 박스터S(코드명 987)는 성능과 연비, 주행 및 안전장치를 한층 개선시켰다. 뉴 박스터는 2.7ℓ 6기통 엔진을 장착, 228마력의 최대출력을 기록했다.

2009년에는 출력이 향상된 2세대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이 첫 선을 보였다. 배기량 2.9ℓ, 최고 출력은 255마력이다. 박스터S의 3.4ℓ 엔진은 직분사(DFI) 방식을 적용해 최고 출력 310마력의 힘을 발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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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능과 효율성 높인 3세대 2012년 발표

2012년 발표된 3세대 박스터(코드명 981) 역시 박스터와 박스터S로 구분돼 판매되고 있다. 두 차량 모두 수평대향 6기통 직분사 휘발유 엔진이 탑재됐으며 전기 회생시스템과 열 매니지먼트, 스타트·스톱 기능 등 효율성이 강화됐다. 시속 50㎞ 이내로 주행시 소프트탑을 9초 만에 열고 닫을 수 있다.

박스터는 배기량 2.7ℓ에 기존 모델이 10마력을 높인 265마력의 최고출력을 내며 3.4ℓ 엔진의 박스터S는 이전 모델에 비해 5마력 높아진 315마력을 기록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175g/㎞)은 32% 줄었다. 차체 48% 알루미늄 소재를 적용해 이전보다 가벼워졌으나 차체 비틀림 강성은 40% 단단해졌다.

3세대 박스터S. |스투트가르트 스포츠카㈜ 제공

3세대 박스터S. |스투트가르트 스포츠카㈜ 제공

정지상태서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은 각각 5.5초와 4.8초. 변속기는 모두 6단 수동을 기본으로 하며 7단 PDK(듀얼클러치 방식의 자동변속기)를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다. 공인 연비는 PDK 장착시 L당 10.7㎞와 10.1㎞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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