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때 맞춰 사야 고장 덜 난다?…전문가가 귀띔하는 ‘피해야 할 시기’

김준 선임기자
현대차 싼타페, 투싼, 아반떼 생산라인.                                                                                                                                              현대차 제공

현대차 싼타페, 투싼, 아반떼 생산라인. 현대차 제공

얼마전 수입차를 구입한 김정현씨는(42) 고속도로 주행 중 낭패를 당했다. 김씨의 차는 구입한 지 보름도 안된 새 차였는데, 환기를 위해 선루프를 열었다 닫히지 않았던 것이다. 시속 100㎞ 안팎으로 3시간가량 운전한 김씨는 선루프를 통해 들어오는 바람 소리로 귀가 멍할 지경이었다고 하소연했다. 이런 김씨를 더 화나게 만든 것은 그의 차가 유럽의 유명 자동차 메이커 제품이었기 때문이다.

비싼 수입차도 엔진룸에 불이 붙고, 툭하면 잔고장이 나는 차량이 많다. 특히 수입차든 국산차든 ‘때’를 잘못 맞춰 구입하면 골치를 썩이는 경우가 더러 있다. 아무리 급해도 구입을 미뤄야 할 시기가 있는 것이다.

■신차 출시 직후 생산된 차를 피하라

자동차는 2만 개 가까운 부품으로 만들어진다. 생산과정은 대부분 자동화돼 있지만, 고객이 손으로 만질 수 있는 대부분의 장치는 의장라인에서 사람의 손을 거쳐 조립된다. ‘실수’로 인한 조립불량으로 언제든지 하자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신차가 출시된 직후 차를 구입하면 ‘베타 테스터’라는 조롱을 받기도 한다. 신차 출시 직후엔 개발 및 시험 과정에서 미처 발견하지 못한 품질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특히 새 차이다 보니 생산 라인 작업자들이 작업 공정에 익숙치 않아 실수가 발생할 수 있다. 커넥터를 잘못 꽂거나 아예 꽂지 않는 등의 실수가 생길 수 있는 것이다.

실제 신차 출고후 시승차를 운전해 보면 내외장재가 견고하게 조립되지 않은 경우가 더러 있다. 또 차체 이음매 부분에 단차가 생기거나 색상이 균일하지 않은 경우도 더러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 같은 문제를 없애기 위해 신차가 나오면 작업자가 조립 프로세스에 익숙해질 때까지 컨베이어 속도를 늦춰 적응 기간을 충분히 부여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파업 기간에 생산되는 차를 피하라

파업 기간에 생산한 차를 샀는데 잡소리가 나서 도어 패널을 뜯어보니 드라이버가 들어 있더라는 얘기는 요즘도 종종 들린다. 국내 주요 자동차 업체들은 여름철에 파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 국내 소비자들도 여름에 차를 구입하면 파업 때문에 차가 늦게 출고될 수 있다고 생각할 정도다.

최근의 파업 행태는 부분 파업이 대부분이다. 파업을 해도 하루 종일 하는 게 아니라 일정 시간만 파업하거나, 잔업을 하지 않는 식으로 이뤄진다. 자연스레 근무 집중도가 떨어져 특정 공정을 빠뜨리거나 작업을 마무리하지 않고 다른 공정으로 넘어가는 실수가 발생할 수 있는 셈이다.

■야간근무 시간에 생산된 차를 피하라

몇년 전만 해도 야간근무 시간에 생산되는 차는 품질이 좋지 않다는 얘기도 나돌았다. 인체 특성상 밤이나 새벽에 생산되는 자동차는 품질이 떨어지지 않겠느냐고 추측한 것이다. 당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주야간 2교대의 근무형태로 24시간 풀 가동하며 차량을 생산했다.

그러나 최근 국내 자동차 생산 공장들이 새벽 시간에는 라인을 돌리지 않는 ‘주간 연속 2교대제’를 도입하고 있다. 새벽 1시 이전에 모든 공정이 스톱되는 셈이다. 오후 7시 이후부터 밤 12시까지도 인체 리듬이 하강하는 시간이어서 품질이 떨어진다는 주장도 있지만 불량율과 유의미한 관계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입사원 연수 기간에 생산되는 차를 피하라

국내 자동차 업체들은 직군을 불문하고 신입사원의 경우 연수기간 1~2주 정도를 공장 생산 라인에 배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가 조립되는 공정을 가르치기 위한 것으로, 자동차 업체 직원이라면 반드시 경험해야 하는 ‘통과의례’와 유사한 과정인 셈이다. 연수기간은 1년에 두 번으로 1~2월과 7~8월쯤에 실시된다.

조립 교육을 제대로 받지 않은 신입사원이 익숙하게 조립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도 사석에서 ‘지금은 신입사원들이 차를 만들고 있으니 고장이 잦은 차를 사려면 지금 구입하라’는 농담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신입사원들이 배치되는 현장 라인은 극히 한정돼 있고 사소한 불량이 발생해도 품질 검사 등에서 대부분 걸러지기 때문에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특히 최근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수년 전부터 조립 라인 근무요원이 아닌 신입사원들은 가급적 생산 실습을 시키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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