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기대 못 미친 실적…전기차 시장 동력 떨어지나

김상범 기자

작년 4분기 인도량 전망치 미달
미국 점유율 2년 새 79% → 65%

입지 약화에 수요 둔화 해석도
전기료 급등 유럽, 구매 문의 ‘뚝’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지난해 목표로 한 판매량을 채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4분기 인도량(판매량) 실적도 기대치를 밑돌았다.

2일(현지시간) 테슬라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인도량은 총 40만5278대로 집계됐다. 미국 월가 전망치인 42만7000대를 밑도는 실적이다. 지난해 전체 인도량은 131만3851대를 기록해 전년 대비 40% 늘었다.

하지만 당초 테슬라가 목표로 했던 ‘인도량 50% 성장’은 달성하지 못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테슬라의 연간 목표치 달성을 위해서는 140만대 이상의 차량을 인도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테슬라의 판매 부진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우선 전기차 업계 선두주자인 테슬라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뉴욕타임스는 “이 업체는 포드·GM·폭스바겐 같은 전통적인 자동차 회사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이들 회사는 수십년 동안 차량을 저렴하게 대량 생산해 왔으며, 일부 투자자들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전기차 부문에서) 테슬라를 따라잡을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테슬라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2020년 79%, 2021년 71%에 이어 지난해 65%까지 떨어졌다.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의 타격도 있다. 비야디(BYD) 같은 현지 경쟁사들이 약진하면서다.

이에 더해 일론 머스크 CEO가 소셜미디어 업체 트위터를 인수한 뒤 벌인 일련의 ‘우편향’ 행보로 인해 충성 고객층이던 진보 성향 소비자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는 것도 판매 부진의 이유로 꼽힌다.

나아가 전기차 업계 전체가 ‘수요 둔화’의 초입에 서 있다는 보다 포괄적인 해석까지 나온다.

막강한 시장 점유율을 자랑하는 테슬라의 분기별 인도량은 업계에서 전기차 수요의 ‘잣대’로 여겨져 왔기 때문이다.

유럽 시장이 대표적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의 에너지가격과 전기요금이 급등하면서 전기차 충전비는 내연기관 주유비보다 비싸지고 있는 추세다.

영국 온라인 차량판매 사이트 오토트레이더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전기차 구매 문의는 전체의 27%를 차지했지만 에너지가격(전기요금)이 오르면서 11월에는 19%까지 떨어졌다. 대부분의 전기차 제품군이 고가 모델인 데다가, 기준금리 인상으로 할부 비용까지 크게 오르면서 대중 소비자층의 접근이 제한된 점 등이 수요 둔화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국내 상황도 비슷하다. 현대자동차그룹의 3일 실적 발표에 따르면 2022년 현대차의 전체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해 대비 65.8% 늘었으나 마지막 달인 12월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30.5% 감소했다. 이전 달(11월)과 비교해도 71.3% 줄었다.

전기차 업체들의 전망도 좋지 않다. 컨설팅업체 KPMG의 12월 ‘글로벌 자동차산업동향’에 따르면 경영진은 2030년까지 전기차 시장 점유율이 전체 자동차 판매의 약 40%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지난해의 70%에 비해 크게 줄어든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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