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넉한 공간·경쾌한 가속감, ‘유럽 아빠들의 차’답다…폭스바겐 2023 투아렉 시승기

김상범 기자
넉넉한 공간·경쾌한 가속감, ‘유럽 아빠들의 차’답다…폭스바겐 2023 투아렉 시승기

바야흐로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시대다. 글로벌 시장에서 SUV는 2년 연속 세단 판매량을 앞지르고 있다. 한국도 다르지 않다. 오히려 더 하다. 지난해 자동차 구매자 10명 중 6명이 SUV를 골랐다.

2년여간의 코로나19로 완전히 탈바꿈한 자동차 시장의 새로운 풍경이다. 외부와 격리된 넓고 편안한 공간을 이동 중에도 꼭 확보하려는 소비 심리는 ‘더 넓고 더 큰 차’에 대한 강력한 선호로 이어졌다.

도로와 주차장 사정이 그다지 넉넉하지 않은 한국의 현실을 일단 제쳐둔다면, 폭스바겐의 플래그십 준대형 SUV 투아렉은 크고 고급스러운 차를 원하는 요즘 시대정신에 꼭 들어맞는 차다.

2023년형 폭스바겐 투아렉을 지난달 31일부터 1박2일간 시승했다. 시승차는 최상위 트림인 ‘R-라인’이다. 문을 여니 광활한 실내가 눈에 들어왔다. 투아렉의 전장은 4880㎜로 5m에 육박하는 경쟁 차종들보다 약간 짧은 편이다. 하지만 전폭은 1985㎜로 동급으로 묶이는 아우디 Q7(1970㎜) 포르쉐 카이엔(1983㎜) BMW X5(1970㎜), 현대차 팰리세이드(1975㎜), 제네시스 GV80(1975㎜)보다도 넓다. 그래서인지 보기에는 훨씬 널찍한 느낌을 준다. ‘유럽 아빠들의 차’라는 별칭이 붙은 이유를 알 만했다.

투아렉에는 3.0ℓ V6 디젤 엔진이 탑재됐다. 최고출력 286마력, 최대토크 61.2㎏·m의 힘을 낸다. 6기통답게 디젤 엔진 특유의 거친 질감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주행 내내 전반적으로 매끈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차체는 크고 무거웠지만, 고속도로에서는 디젤의 일명 ‘토크발’로 답답함 없는 경쾌한 가속감을 맛볼 수 있었다. 노면 소음 및 풍절음도 상당 부분 차단됐다. 특히 진동을 잡아내는 솜씨가 탁월했다. 요철을 지날 때 불쾌하지 않을 정도로 출렁이면서 충격을 상쇄해줬다.

특히 2023년형 투아렉은 중간 트림인 ‘프레스티지’부터 주행 모드에 따라 차체 높낮이를 최적화해 조절할 수 있는 ‘에어 서스펜션’을 탑재하고 있다.

디젤 엔진에 꼭 따라오는 배기가스 걱정은 덜어도 될 것 같다. 2023년형 투아렉에는 두 개의 ‘SCR 촉매 변환기’로 질소산화물을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EA897 evo3 V6 3.0 TDI’ 엔진이 탑재됐다. 복합연비는 10.8㎞/ℓ(도심 9.6㎞/ℓ, 고속 12.8㎞/ℓ)다. 평균속도 17㎞/h의 꽉 막힌 출근길에서는 9.1㎞/ℓ의 연비를 기록했다. 이 정도 덩치의 디젤 SUV로서는 평이한 편이다. 연료 탱크 용량은 90ℓ다.

2023년형 투아렉은 프리미엄, 프레스티지, R-라인 총 3가지 트림으로 출시됐다. 가격은 프리미엄 8830만원, 프레스티지 9782만원, R-라인 1억284만원이다(개별소비세 인하분 3.5% 적용, 부가세 포함). 쉽게 손이 가는 가격대는 아니다. 하지만 투아렉은 아우디 Q7, 람보르기니 우루스 등 다른 프리미엄급 SUV 차량들과 ‘MLB evo 플랫폼’을 공유하고 있다. 뼈대가 같은 차종들 가운데서는 가장 저렴한 축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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